2012년 8월 1일 수요일

거대한 뿔은 동물의 정확한 건강 지표

거대한 뿔은 동물의 정확한 건강 지표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

사슴의 뿔이나 공작의 꼬리 깃털 등 구애와 경쟁자 위협에 사용되는 거대한 신체 부위는 동물의 건강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임이 최신 연구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BBC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몸 길이의 3분의2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장수풍뎅이의 뿔을 날개나 생식기 등 다른 기관과 비교한 결과 뿔의 세포가 영양 상태에 가장 민감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오래 전부터 과학자들은 장식과 무기를 겸하는 수컷 동물들의 과장된 신체 부위가 생존과 번식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추측해 오긴 했지만 실제로 그런 관련성이 입증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장수풍뎅이는 뿔 크기가 몸 길이의 3분의2나 되는 반면 어떤 것은 겨우 눈에 보일 정도로 차이가 큰데 이 연구는 건강 상태가 좋은 수컷과 그렇지 않은 수컷의 뿔 크기 차이를 설명해줄 뿐 아니라 뿔이 그처럼 어마어마한 크기로 자라는 메커니즘을 설명해 주고 있다.

연구진은 장수풍뎅이의 인슐린 신호 통로를 교란한 결과 뿔의 성장이 크게 위축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장수풍뎅이의 유충에 인슐린 통로를 차단하는 RNA를 주입한지 72시간 만에 정상적인 인슐린 신호를 재개했지만 그 사이 뿔의 성장은 이미 크게 위축됐다. 그 사이에도 생식기는 정상적으로 성장했고 날개와 다른 신체부위는 성장이 약간 위축됐지만 뿔의 성장은 날개나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8배나 많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뿔처럼 과장된 신체 부위가 다른 부위에 비해 생리물질의 통로를 지나는 신호에 훨씬 민감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른 많은 동물들도 장수풍뎅이처럼 과장된 신체부위를 통해 자신의 건강을 과시하면서 경쟁자를 위협해 짝짓기 성공률을 높이는데 과거 학자들은 이런 거대한 신체부위가 `눈속임'인지 의심해 왔지만 이 연구를 통해 실제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식이나 무기를 만드는 메커니즘의 변화가 영양 상태에 따라 극도의 편차를 보이고 극도로 민감해지기도 한다는 사실은 이런 신체 부위들이 믿을만한 건강의 지표임을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이 연구는 극락조나 공작처럼 긴 장식용 꼬리를 가진 새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2012.07.31 ⓒ ScienceTimes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