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7일 화요일

狂氣, 천재의 필요조건인가?

狂氣, 천재의 필요조건인가?

지능 높은 사람, 광기 가능성 4배

광기란 무엇인가? 우리는 광기를 정신질환, 사회적 부적응의 하나로 인식해왔다. 광기는 이성 중심의 서구 문화가 포용하지 않고 배척했던 인간적 특성이다. 그러나 세상을 앞서간 천재들의 광기를 단순히 정신질환만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을까?

광기의 영어 단어 매드니스(madness)는 미쳤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끼’라는 표현이 알맞을 것이다. 만약 “그는 매드니스가 없어!”라고 한다면 일에 대한 고도의 집중력이 없다는 이야기로, 프로 정신이 없다는 일종의 욕설이다. 사표를 제출하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분야가 무엇이든 끼는 필요하다.
▲ 양극성 장애인 조울증은 지능이 높은 천재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행복감과 우울증이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두 개의 교차점에서 창의성이 폭발적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광기는 지독한 집중력, 천재를 만드는 요인
미국 존슨 홉킨스대 정신과 교수 제이미슨(Fredrick K. Jamison)은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 대다수가 뛰어난 창조성을 보이지 않으며 창조적인 사람 대다수가 정신질환을 앓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예술가 가운데 정신병자가 유난히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자신 또한 조울증 환자(manic depressive)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힌 제이미슨은 반 고흐와 자신, 그리고 다른 양극장애 환자들이 지닌 공통적인 증상을 이야기했다. 빈센트 반 고흐에게서는 유전적인 요인이 발견됐으며, 가계에서도 정신질환 가족력이 상당히 강하게 나타났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리셸은 뉴스위크(Newsweek)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반 고흐는 정신이상으로 유명했던 사람치고는 놀랍도록 조직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이 미술관은 코흐 작품전을 열었다.

조울증 연구의 권위자인 제이미슨은 자신의 저서에서 명확한 사고와 논리(clarity and logic)는 조울증의 증상과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울증은 기분 장애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 괴기소설과 시로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는 법률적으로 무능력자로 판정을 받았다. ⓒ위키피디아
기분이 들뜨는 조증(躁症)이 나타나기도 하고, 기분이 가라앉는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의미에서 ‘양극성 장애’라고도 한다. 극단적 행복감과 심한 우울함 사이를 오가는 병이다.

흔히 천재와 광기는 서로 연관돼 있다고 말하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또한 과학적인 증거가 제기된 적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최근 천재성과 광기가 실제로 연관성이 있다는 의학적인 증거가 쌓이고 있다.

역사에 이름을 올린 창의적 천재의 상당수가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 빈센트 반 고흐, 프리다 칼로, 버니지아 울프, 에드거 앨런 포 등 셀 수 없이 많다. 뿐만이 아니다. 역사 기록 차원에서 최초의 천재로 불리는 다빈치도 마찬가지다. 광적인 집중력에서 뿜어내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그를 다방면의 천재로 만들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개최된 제5차 세계과학축제(World Science Festival)에는 많은 정신과 의사와 뇌 과학자들이 참석했다. 제이미슨은 ‘고통 받는 천재’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30건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우울증에서 조증으로 갈 때 창의성이 폭발적
창의성은 특히 기분장애, 그 중에서도 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그의 추정이다. 스웨덴에서 16세 청소년 70만 명의 지능지수를 검사하고 10년 후 이들의 정신병 여부를 조사한 2010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능이 높은 청소년들이 정신이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4배나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의학적 분석은 우울증에서 벗어나 조증으로 향하기 시작할 때 창의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뇌의 전두엽 아랫부분 활동이 저하되고 윗부분이 강하게 활성화되는 시기와 창의성 폭발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뇌 활동과 창의성의 관계에 대해선 남가주대학의 에일린 삭스(Eileen Sachs) 교수가 설명했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서로 상충하는 생각을 동시에 마음 속에 품을 능력을 지닌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은 의식 표면까지 떠오르지 않고 걸러지는 게 정상이지만, 이들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튤립’이란 단어가 연상시키는 내용을 모두 적게 한 실험이 있었다. 정신분열증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의 3배에 이르는 많은 단어를 연상했다. 억압되지 않은 아이디어의 양이 많을수록 뭔가 심원한 것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정신분열증 환자 연상능력 3배나 많아
▲ 미모한 지성을 겸비한 영국의 여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그는 우즈 강에서 의문의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위키피디아


전문가들은 “천재적인 발생은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됐을지언정, 당사자들에게는 극심한 고통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빈센트 반 고흐, 버지니아 울프, 애드거 앨런 포 등 천재로 알려진 이들 상당수는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질환을 앓았다. 스페인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도 하나의 대상이 2중 3중 다른 이미지로 보는 병적인 착각을 이용해 자신의 그림을 그린 적이 있다.

보들레르가 세계에 던지는 도발적인 태도와 지속적인 도전은 그를 과대망상적인 존재로 만들었다. 그는 독자들이 알아 주지 않는 것에 분노했다. 나이 23세 때인 1884년 법률적인 후견인의 보호 아래 있었다.

법은 그를 무능력자로 판결을 내렸다. 그 자신의 재산을 이용하려면 후견인의 동의가 있어야 했다. 그는 아버지가 물려 준 재산을 탕진하고 빚 투성이가 되었다. 어머니가 그를 자신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그를 묶어 놓은 것이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천재란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예술가, 작가들이 지능지수가 높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들의 결과물로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또래에 비해 앞서 나가는 것이 많기 때문에 사회 생활이 힘들다. 특히 천재적인 예술가의 경우는 더 독특하고 기발한 발상을 위해 몰두하기 때문에 정신병을 앓을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을 꼽으라면 끈질긴 집착과 집중력이다. 천재의 특징이 그렇다. 천재는 우리가 양성해야 해야 할 인물이 아니라 보호를 해야 할 대상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광기에 가까운 집중력 속에서 남들이 이루지 못한 일들을 이루어낸 것이다.

비범한 운명, 그리고 그들의 운명은 무질서와 가깝다. “천재는 흔히 고아다”라는 말을 한다. 사람들은 천재의 조숙, 그리고 그에게 상처를 주는 어린 시절을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예외적 존재로 분류되는 사람들에 따라다니는 광기와 우울, 자살의 역할을 떠올린다. 그러나 그 속에 그들 작품의 역학이 있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2.08.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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