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6일 화요일

인더스트리 4.0 시대… 이미 개막

인더스트리 4.0 시대… 이미 개막

세상을 움직이는 융합 신기술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독일 하노버에서 세계 최대 산업기술박람회인 '2013년 하노버 메세(HANNOVER MESSE)'가 열렸다. 전시회에서는 23만6천㎡ 규모의 27개 전시홀을 통해 6천500여 기업이 개발한 최신 기기들을 대거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Integrated Industry(통합된 산업)’. 관람객들은 이 매머드 전시장에서 세상에 처음 선보이는 기계·산업장비 등의 기기들을 둘러보며 최근 세계 산업계에 몰아치고 있는 변화를 실감했다.

변화의 촉매제는 ICT(정보통신기술)이다. 전시회를 기획한 요헨 퀴클러 박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CT를 통해 모든 기기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함으로써 산업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 없이 스스로 수리 가능한 기기들
그는 또 "산업기술과 ICT 간의 기술융합을 통해 생산성은 물론 안전성, 지속가능성 등에서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같은 산업기술 혁신이 증기기관, 대량생산, 자동화에 이은 네 번째 산업혁명을 예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2013년 하노버 메세(HANNOVER MESSE)' 홈페이지. 산업기기들과 ICT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융합기술들을 대거 선보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퀴클러 박사는 "미래에는 산업기기들이 진행상황을 기억해가면서 사람(엔지니어)의 뜻을 타진하고,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그래서 사람 없이도 스스로 수리가 가능하고, 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기술혁신이 산업계 전체로 퍼져나가 매우 이질적인 성격을 지닌 이종 산업 간에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융합을 촉진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예측이다.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 아닌지 우려할 수도 있지만 박람회에 선보인 최신 기기들은 퀴클러 박사의 이런 예측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었다. ABB사는 최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세대 원거리 송전인프라인 HVDC용 차단기를 처음 공개했다.

이 차단기는 HVDV의 송전부하 등으로 사고 발생 시 1천분의 5초 안에 전류 흐름을 차단할 수 있는 초고속 저손실 전력전자기술이다. 몰론 ICT가 융합된 기술이다. 이렇게 개발된 융합기술들이 다수 선보였다.

지멘스사는 산업용 통합 드라이브 시스템(IDC)을, 이튼사는 스마트그리드용 전력분배 장치와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를 고도화시킨 ESS 제품을 전시했다.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는 자동차, 산업용 드라이브 기술 등 다양한 융합 신제품을 선보여 자동차산업 관계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 팩토리 시대가 오고 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실질적인 국민성을 가진 나라다. 하노버 박람회에서 보듯이 산업현장에서 직접 활용이 가능한 매우 실질적인 융합기술에 관심이 많다. 2010년대 들어 국가적으로 'Industry 4.0(제4세대 산업생산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나라도 독일이다.

융합을 통해 퀴클러 박사가 말한 네 번째 산업혁명을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다. 온 나라가 이 새로운 산업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대 기계공학부의 박홍석 교수에 따르면 '인더스트리 4.0'은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시대'를 의미한다. ICT 기반 하에서 시뮬레이션에 의한 사이버 팩토리가 실물처럼 운영되는 것을 말한다. 공정 수행과정에 있어 자율화, 최적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실 공정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려는 데 기술개발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다. 사건이나 과정을 가상 세계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한국과 독일을 오가면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박 교수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기계·산업장비 등에 적용되고 있는 이 시뮬레이션 기술이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는 중이다. 가장 어려운 품질검사 과정을 제외하면 거의 전 부분에서 실제 상황과 똑같은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은 산업기기에 직접 접근하지 않더라도 원거리에서 가상세계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통제할 수 있으며, 또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융합이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사이언스월드리포트는 '인더스트리 4.0'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 미래 산업계를 스마트 팩토리 공장이 주도할 것이며, 어떤 스마트 공정을 만드는가에 따라 경쟁력 고하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4.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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