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부족하면 탄수화물 당긴다!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 23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 “인류에게 빛을 선물하고 잠을 빼앗은 사람은?”
퀴즈 프로그램에서 만약 이런 질문이 나온다면 답은 아마 ‘토머스 에디슨’일 것이다. 에디슨은 1879년 숱한 시행착오 끝에 만든 백열전구에 대한 발명 특허를 청구했고, 이듬해 특허권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 뒤 인류는 지구의 자전으로 하루의 절반 동안 빼앗긴 빛을 스스로 되찾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밤이 훤하게 밝아지면서 이에 비례해 잠자는 시간은 짧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잠자는 걸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던 에디슨(하루에 4시간 잤다고 한다)은 잠처럼 쓸데없는 걸 ‘빼앗았다’라고 표현하는 데 대해 불만스러워할 것이다.
그럼에도 한동안은 사람들 대부분이 책을 읽는 것 말고는 밤에 마땅히 할 일이 없었으므로 큰 영향은 없었다. 그러나 TV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고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이 발명되면서 사람들은 이제 밤을 잊은 듯하다. 그러다보니 만성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
잠이 부족하면 하루 종일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정도의 부작용만 생각했던 사람들은 지난 수년 사이 수면부족이 비만의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자 깜짝 놀라면서도 의아해했다. 깨어있으면 잘 때보다 에너지 소비가 더 많을 것이므로 오히려 살이 빠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연구들은 위의 얘기가 맞지만 수면부족인 사람들이 깨어있을 때 더 많이 먹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에너지 과잉이 돼 비만이 된다고 설명한다.
퀴즈 프로그램에서 만약 이런 질문이 나온다면 답은 아마 ‘토머스 에디슨’일 것이다. 에디슨은 1879년 숱한 시행착오 끝에 만든 백열전구에 대한 발명 특허를 청구했고, 이듬해 특허권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 뒤 인류는 지구의 자전으로 하루의 절반 동안 빼앗긴 빛을 스스로 되찾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밤이 훤하게 밝아지면서 이에 비례해 잠자는 시간은 짧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잠자는 걸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던 에디슨(하루에 4시간 잤다고 한다)은 잠처럼 쓸데없는 걸 ‘빼앗았다’라고 표현하는 데 대해 불만스러워할 것이다.
그럼에도 한동안은 사람들 대부분이 책을 읽는 것 말고는 밤에 마땅히 할 일이 없었으므로 큰 영향은 없었다. 그러나 TV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고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이 발명되면서 사람들은 이제 밤을 잊은 듯하다. 그러다보니 만성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
잠이 부족하면 하루 종일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정도의 부작용만 생각했던 사람들은 지난 수년 사이 수면부족이 비만의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자 깜짝 놀라면서도 의아해했다. 깨어있으면 잘 때보다 에너지 소비가 더 많을 것이므로 오히려 살이 빠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연구들은 위의 얘기가 맞지만 수면부족인 사람들이 깨어있을 때 더 많이 먹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에너지 과잉이 돼 비만이 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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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기 |
6% 더 먹고 5% 더 소모해
주간과학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4월 2일자에는 정교하게 조절된 행동과 측정 실험을 통해 수면부족이 비만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명쾌히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이에 따르면 수면부족인 사람이 살찌는 가장 큰 이유는 밤에 먹는 간식, 즉 야식 때문이고 특히 탄수화물이 풍부한 야식을 선호한 결과라고 한다.
미국 콜로라도대 통합생리학과 케니스 라이트 교수팀은 평균 범위내의 수면 습관을 보이는 피험자 16명(남녀 각각 8명)을 대상으로 충분한 수면과 부족한 수면 조건에서 보이는 식습관과 에너지대사량의 변화를 추적했다. 피험자들은 먼저 3일 동안 통제된 식단아래 생활하면서 잠은 평소대로 잤다. 이들이 잠자는 시간은 평균 7시간 40분이었다.
이렇게 안정한 생활패턴을 만든 뒤 피험자의 절반은 처음 5일 동안 평소 잠드는 시간에서 2시간을 못 자게 한 뒤 잠들게 했고 5시간 뒤에 깨웠다(5시간 조건). 그리고 이어지는 5일 동안은 마음대로 자게 했다(9시간 조건). 나머지 피험자는 잠자는 조건의 순서를 바꿨다. 식단을 통제한 안정화 기간과는 달리 실험기간동안 피험자들은 아무 때나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실험결과 5시간 조건일 때 평균 수면 시간은 4시간 40분이었고(5시간이 되기 전에 깨는 경우도 있었으므로), 9시간 조건의 실제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42분이었다. 따라서 5시간 조건에서 지낼 경우 충분히 잤을 때에 비해 평균 3시간 잠이 부족한 상태인 셈이다. 참고로 연구자들이 수면부족 실험으로 5일간 5시간 조건을 택한 건 직장생활을 하는 현대인들 가운데 다수가 주중에 경험하는 상태를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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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험참가자들의 평균 에너지 섭취량. 검은 막대그래프는 9시간 조건, 흰 막대그래프는 5시간 조건이다. 위는 왼쪽부터 아침, 점심, 저녁에 섭취한 칼로리를 비교했고 아래는 왼쪽이 낮의 간식, 오른쪽이 야식에서 섭취한 칼로리다. 잠이 부족할 경우 아침은 약간 덜 먹지만 야식은 훨씬 많이 먹음을 알 수 있다. ⓒPNAS |
데이터를 분석하자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수면부족 집단과 충분히 잔 집단의 식사량을 비교하자 아침은 오히려 잠을 푹 잔 집단이 약간 더 먹었는데, 야식에서 수면부족 집단이 42%나 더 먹었다. 한편 점심과 저녁, 낮에 먹는 간식에서는 두 집단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그 결과 하루에 섭취한 칼로리는 5시간 조건이 9시간 조건보다 평균 6% 더 많았다.
영양소별로 섭취한 칼로리를 분석하자 단백질과 지방은 비슷했으나 탄수화물에서 수면부족 집단이 평균 11%더 섭취했다. 연구자들은 5시간 조건에서 아침 식사량이 적어진 이유를 수면유도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농도로 설명했다. 즉 잠을 충분히 못자면 깨어나도 멜라토닌 농도가 여전히 높아 정신이 멍하고 입맛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에너지 소모량은 5시간 조건이 9시간 조건보다 평균 5% 더 많았다. 결국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더 오래 깨어있는 만큼 에너지 소모량은 더 크지만 대신 더 많이 먹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살이 찐다는 말이다. 이번 연구는 각 조건별로 5일씩(두 집단이 순서를 달리해) 생활한 결과로 기간이 짧음에도 이런 경향이 잘 드러났다.
즉 5시간 조건 5일 동안 늘어난 체중은 평균 0.82kg인 반면 9시간 조건 5일 동안 체중변화는 0.2kg 늘어나는데 그쳤다. 흥미롭게도 남녀사이에 차이를 보였는데 남자의 경우 5시간 조건에서 평균 1.11kg 늘었고 9시간 조건에서도 0.78kg 는 반면 여성은 5시간 조건에서는 0.52kg 늘어났지만 9시간 조건에서는 오히려 0.26kg이 줄었다.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조건이었지만 평소 몸매관리에 민감한 여성들이 좀 더 자제한 결과로 보인다.
한편 식욕조절호르몬 수치를 분석하자 다소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식욕억제호르몬인 렙틴의 경우 하루 24시간 평균수치가 5시간 조건일 때 22% 늘었고 9시간 조건에서는 11% 늘었다. 식욕억제호르몬인 펩티드YY 역시 두 조건 모두 증가했으나 증가 폭은 비슷했다.
반면 식욕촉진호르몬인 그렐린은 두 조건 모두 감소했고 그 폭은 비슷하다. 결국 식욕조절호르몬의 변화로는 수면부족일 때 식사량 증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연구자들은 “렙틴과 펩티드YY가 늘어나고 그렐린이 줄어들었음에도 음식을 더 먹은 건 수면부족이 포만감과 식욕호르몬에 대한 반응을 무디게 한 결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연구자들은 “수면부족일 때 음식 섭취가 느는 건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하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대한 생리적 적응”이라며 “하지만 오늘날처럼 언제 어디서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양 이상으로 먹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밤에 음식이 당길 때 야식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대신 허기를 달래주고 숙면을 도와주는 따뜻한 우유 한잔을 마시고 잠자리에 드는 건 어떨까.
저작권자 2013.04.05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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