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4일 수요일

창조경제 시대…콜래보레이션 주목

창조경제 시대…콜래보레이션 주목

이종 기업 간의 협업으로 새 시장 창출

 
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의 홈경기장인 대전 한밭야구장의 외야석에는 올 시즌부터 매우 특별한 공간이 등장해 관중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인조잔디가 깔린 바닥 위에 텐트 5개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으며, 테이블과 캠핑의자 등이 있어 야구장에서도 캠핑을 즐길 수 있게 마련된 이색공간이 바로 그것이다.
▲ 대전 한밭야구장의 외야석에 들어선 텐트 공간. ⓒ제일모직
이 텐트촌은 제일모직의 브랜드 ‘빈폴아웃도어’가 한화 이글스와의 콜래보레이션에 의해 설치한 ‘빈폴아웃도어 글램핑 존’이다. 글램핑이란 ‘Glamorous Camping’의 축약어로 ‘고급스러운 야영’을 뜻하는데, 체험 마케팅의 일환으로 야구장 내의 이색적인 공간을 통해 야구와 글램핑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다.

글램핑 존을 이용하는 관중에게는 텐트 및 캠핑의자 5개, 테이블 2개가 주어지며, 경기 중 한화 이글스 선수의 홈런볼이 텐트를 맞힐 경우 해당 텐트의 고객에게 4인용 텐트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은 사전적으로 협력이나 공동작업, 합작이라는 뜻을 지녔지만 요즘엔 이처럼 이종 기업 간의 협업을 뜻하는 용어로 통용된다. 즉, 각기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서로 손을 잡고 새로운 브랜드나 소비자를 공략하는 마케팅 기법을 말하는데, 다양성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많이 채택되고 있는 것.

콜래보레이션은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기업 간의 만남을 통해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새로운 소비문화를 양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창조경제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종 기업끼리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와 비행기 제작사 간의 콜래보레이션
지난해 12월 12일 자동차 메이커인 BMW와 비행기를 만드는 보잉사가 탄소섬유의 리사이클 기술로 협업하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 그 이유는 보잉의 ‘B787 드림 라이너’나 에어버스의 ‘A380’ 등 최신예 항공기가 기체의 현저한 경량화를 위해 이용 비율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는 탄소섬유 강화수지(CFRP)의 채용에 BMW가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탄소섬유 강화수지는 알루미늄이나 철 같은 금속 이상의 강도와 수지계 재료의 경량성을 갖춘 소재로서, 골프 클럽이나 테니스 라켓, 낚싯대 등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이다.

자동차 분야의 경우 고가이면서 대형의 부품을 CFRP로 양산하는 기술이 정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레이스카나 일부 고급 차량을 제외하고는 채용되고 있는 사례가 거의 없다. BMW는 올해 후반에 생산하는 전기자동차와 내년에 생산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운전석을 CFRP로 만들기로 방침을 정했다.

따라서 BMW는 보잉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항공업계와 자동차업계의 노하우를 융합하여 CFRP를 이용, 지속가능한 생산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반응이다. 또한 보잉사 역시 BMW와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CFRP를 새로운 제품에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며 반기는 입장이다.

예전에 콜래보레이션은 주로 패션계에서 디자이너 간의 공동작업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 때문에 콜래보레이션 하면 대개 패션 브랜드와 가전업체 메이커가 서로 손을 잡는 경우를 떠올리기 쉽다. 삼성전자가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콜래버레이션을 통해 출시한 TV 등의 제품이나 LG전자가 프라다와 손을 잡고 내놓은 휴대폰인 프라다폰 등이 그것이다.

상식 깨는 이색 업종 간의 협업 활발해
그런데 지난 3월 말에 개최된 서울모터쇼에서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인 카림 라시드(Karim Rashid)와 현대차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인 PYL이 콜래버레이션을 통해 제작한 i40 아트카가 공개됐다. 이때 선보인 i40 아트카는 ‘디자인과 테크놀로지의 만남’을 컨셉으로 삼각형, 무지개 등을 이용한 외관 디자인을 통해 차량이 달릴 때의 느낌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 현대차는 카림 라시드와의 콜래버레이션을 통해 제작한 i40 아트카를 공개했다. ⓒ현대차
현대차는 서울모터쇼에서 i40 아트카 외에도 손목시계, 백팩, 여행용 캐리어, 텀블러 등 총 4가지 아이템으로 구성된 ‘PYL 카림 라시드 스페셜 컬렉션’도 함께 선보였다. 인테리어 및 가구, 패션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디자인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카림 라시드는 레드닷어워드 등 300개 이상의 디자인상을 수상하며 세계 3대 디자이너라고도 불린다.

또한 현대차는 패션업체뿐만 아니라 외식업체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파격적인 콜래보레이션 이벤트를 최근에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i30 튜익스 패키지 론칭을 기념해 T.G.I.프라이데이스와 함께 다양한 칵테일 컬러와 차량색상을 매칭을 콜래보레이션 이벤트를 진행한 것. 이와 함께 T.G.I.프라이데이스 전국 매장에서는 i30 칵테일을 무료로 제공하는 i30 세트 메뉴를 출시했다.

이외에도 CJ제일제당이 경기도 가평 캠핑장에서 자사의 찌개양념장 제품의 홍보회를 여는가 하면, 커피 전문점 투썸플레이스와 엔터테인먼트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홍익대 앞에 개설한 아트갤러리 특화매장 등도 대표적인 이색 업종 간의 콜래보레이션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간의 콜래보레이션을 활발히 추진시키기 위한 지원 방안도 발표됐다. 지난 1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은 2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협력하여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를 창출하는 융합활동과 중소기업이 상호 간에 협력해 제품을 개발·생산·판매하는 협업활동을 할 시 단계별로 지원하는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간 융합 및 협력활동 지원사업이 바로 그것으로, 협업체당 최고 1천500만원이 지원되며 13개 협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이 지원사업에는 참여하는 중소기업들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교류-기획-사업화 등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교류단계의 경우 기업 간의 융합교류회로 등록하면 기업 간 교류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교육 및 포럼, 국제심포지엄 참가 등 융합교류회 회원사 간 교류 활동을 지원하며, 기획단계에서는 융합교류회 회원사간 협업 파트너의 매칭 및 정부에서 추진하는 R&D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RFP 작성 등을 지원한다. 또 사업화단계에서는 승인 협업체의 R&D 결과물이 사장되지 않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사업화 진단→기술 상용화→마케팅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화도우미프로그램을 적용한다.

대·중소기업협력재단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 간에 부족한 역량을 서로 보완하는 콜래보레이션이 기업 비즈니스의 주요 성공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 사업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주역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04.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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