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0일 수요일

다섯 색깔 음식마다 재주 달라

다섯 색깔 음식마다 재주 달라

건강 챙겨주는 ‘컬러푸드’ 유행

 
 
세상에는 수많은 색이 존재한다. 음식에도 다양한 색이 있다. 조화로운 식생활과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컬러푸드(color food)가 그 예다.
▲ 과일은 색에 따라 맛과 성분이 다르므로 여러 가지를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ScienceTimes
컬러푸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질병을 막는 일종의 예방의학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과일의 색깔을 크게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청보라색 △흰색으로 나눈다. 색에 따라 맛과 성분이 다르므로 여러 과일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0세이지만 건강수명은 71세로 9년의 차이가 난다고 발표했다. 죽기 전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병상에 누워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다.

질병이 발병한 후에는 치료비용도 너무 많이 들고 환자의 고생이 심하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손쉬운 예방의학 실천으로 컬러푸드를 추천한다. 음식은 부담 없이 가장 손쉽게 마련할 수 있는 약품이다. 가장 흔한 컬러푸드인 채소와 과일은 하루 몇 천원의 투자만으로 많은 질병을 막아준다.

다섯 가지 색, 다섯 가지 작용
우리나라에서는 음식의 색을 크게 △빨강 △하양 △검정 △초록 △노랑의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민간에서는 색깔마다 인체기관에 작용하는 바가 다르다고 여긴다. 붉은색은 심장, 흰색은 폐, 검정색은 신장, 녹색은 간장, 노란색은 위장에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도 우리 몸의 오장(五臟)을 보호하기 위해 다섯 가지 색의 식품을 약재로 처방해왔다. 붉은색 식품은 순환기관인 심장과 흡수기관인 소장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했다.

흰색 식품은 폐와 배설기관인 대장을 위해 쓰였다. 검정색 식품은 배설과 생식을 담당하는 신장·방광과 생식기 질환에 처방했다. 녹색 식품은 간장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노란색 식품은 소화기관인 위장의 치료를 위해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검은색 식품은 노화를 예방하고 주황색 식품은 면역력과 항암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과 위장을 깨끗하게 하려면 초록색 식품을 섭취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출 때는 하얀색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보라색 식품은 심장병 예방과 독소를 제거하는 식품으로, 노란색 식품은 피부가 좋아지는 식품으로, 빨간색 식품은 예뻐지는 식품으로 소개된다.

최근 일본에서는 새로운 직종으로 ‘채소 소믈리에’가 각광 받는다. 포도주에 관한 정보와 선택을 돕는 ‘와인 소믈리에’처럼 채소와 과일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맛있는 음식을 골라주는 역할을 한다. 채소와 과일 속의 다양한 성분을 자신에게 맞춰 먹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알약 색깔 달라지면 그에 따라 효과도 달라져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의대 연구진은 약의 색깔을 바꾸면 그에 따라 효과도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정신병 치료에 쓰이는 알약에 다른 색을 입혀 임상시험을 실시하자 색깔별로 효능이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빨강이나 노랑 등 긴 파장을 가진 색으로 코팅된 알약은 환자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반면에 파란색이나 녹색 등 짧은 파장의 색으로 코팅된 알약은 진정 효과를 보였다. 색깔이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음식도 색깔마다 재주가 다르다. 김승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대표적인 붉은색 식품인 토마토는 혈액을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 심장에 생기는 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항암 식품으로도 각광받는다”며 “잘 익은 토마토에는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에 좋은 비타민 P가 많이 들어 있다”고 소개한다. 비타민 P는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심혈관계에 이롭게 작용한다.

붉은색 식품으로는 대추, 오미자, 구기자가 있다. 한방에서는 심장과 혈관 등 혈관계 질환을 치유하는 작용을 한다고 본다. 민간요법에서도 심장이 약한 사람을 위해 대나무잎에 대추 한 줌을 넣어 달여서 장기간 복용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채소나 과일이 붉은색을 띠게 하는 색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라이코펜’은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고 항암 효과와 면역력 증가에 효과가 있으며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작용을 한다. 적포도주의 ‘폴리페놀’ 성분은 심장 질환 예방에 효과를 보이며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원하는 효과에 맞춰 음식 색깔 고르자
한방에서 검정색 식품은 신장과 관계 있는 음식으로 통한다. 검정콩과 오골계도 신장 기능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랙푸드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활성산소의 축적을 막아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의 탄력을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전문의는 “안토시아닌 색소는 물에 잘 녹는다”며 “검정콩이나 흑미를 조리할 때는 물에 오래 불리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콩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제니스틴과 다이제인이 들어 있어 여성들의 갱년기 장애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겉은 검은색이지만 속은 하얀색인 흑미는 생리활성 기능이 좋은 음식 재료다. 칼슘, 인, 철, 비타민 B군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검은콩뿐만 아니라 검은깨에 함유된 세사몰, 세사미놀, 토코페롤 등의 물질이 전반적인 신체기능을 개선해 기력을 북돋아준다.

노란색과 초록색 식품은 위장병 환자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박죽이나 벌꿀은 소화기능을 개선시키는 음식이다. 초록색 식품 속의 엽록소는 간장과 쓸개에 작용해 피로를 풀어주며 위산과다증과 위궤양에도 효과가 있다.

음식의 색깔은 겉으로 보이는 효과뿐만 아니라 신체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컬러푸드는 눈과 입이 모두 행복하면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이며, 채소나 과일을 고를 때에는 색깔이 진하고 화려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daum.net

저작권자 2013.04.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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