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2일 금요일

스마트 머신, 일자리 뺏어만 가나?

스마트 머신, 일자리 뺏어만 가나?

약점 보완해 일자리 더 창출할 수도



직장을 얻지 못해 아우성치는 일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특히 청년실업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왜 그럴까? 경기침체 때문에? 아니다.

기술이 인간이 하던 일을 더욱 저렴하게 대체하면서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졌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기술이 일자리 창출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역사는 보여준다. 이러한 원칙은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s)의 미래에도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스마트 머신과 인간이 서로 협력하면 멋진 직업과 작품들을 창출해 낼 수 있다.

혁신기술은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
▲ 스마트 머신과의 협력을 통해 인간은 더욱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미국 공학기술연구소(IET)
'파괴적'이라 부르는 혁신적인 기술은 기존 모델과 솔루션을 보다 생산적인 것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혁신적인 기술은 처음에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생산적인 기술이 결국 경제 전반에 걸쳐 실업을 야기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러한 두려움은 산업혁명 초기 새로운 기계들이 인간의 육체노동을 앞지를 수 있게 되면서부터 생겨났다. 상당수 사람들은 이러한 기술이 인간을 퇴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여겼다. 하지만 역사가 입증하는 바와 같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산업 혁명 당시, 산업계 전반에서 증기기관의 활용이 늘어났다. 그러나 노동자의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수의 노동자가 필요했다. 차이가 있다면 노동자의 체력이 아니라 손기술, 협동, 통찰력을 필요로 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창의력과 같은 중요한 정신적 기량(skill)이 더욱 중요시됐다. 지난 200년 동안 기술은 과거의 일자리를 없애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창출해냈다.

농업인구 줄었지만 관련 일자리는 대폭 늘어
이러한 효과를 극명하게 볼 수 있는 산업이 바로 농업이다. 1900년대 초 미국 인구 가운데 절반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오늘날 농업은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이며 미국은 최대 식품 수출국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전체 일자리 가운데 3%만이 농업 분야에 속한다.

나머지는 가공처리공장, 유통센터, 운송, 식료품점과 같은 엄청난 규모의 식품산업으로 이동했다. 이들 기업에는 영업 및 마케팅 부서, 회계, 기능 등 그 외 다양한 지원 서비스가 있으며 직원들을 고용해 제조, 판매, 농기계를 제작하는 대규모 산업으로 발전했다.

1997년 1천만 달러 상당의 특수 슈퍼컴퓨터 딥 블루(Deep Blue)는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인간 체스 마스터 개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와 경기를 벌였다. 결과는 딥 블루의 승리였다. 세계 최초로 인간을 이긴 기계가 등장한 것이다.

이번에는 컴퓨터와 인간이 짝을 이뤄 경기에 참여했다. 최고의 체스 플레이어는 컴퓨터와 짝을 이룬 팀으로 대체됐다. 컴퓨터와 인간의 더 나은 조합 프로세스의 승리였다.

체스시합 최종 승자는 컴퓨터·인간 조합에서
인간과 기기의 이러한 결합은 각자가 보유한 핵심역량으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때문에 상당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인간은 컴퓨터가 가장 약한 부분에서 가장 강하며 컴퓨터는 인간이 가장 약한 부분에서 가장 강하다.

▲ IBM이 개발한 체스용 컴퓨터 딥블루. 1997년 처음으로 인간 체스 챔피언을 이겨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IBM
컴퓨터는 방대한 수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계산하고 미리 정해진 영역 내에서는 그 즉시 답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 외의 영역에서는 어찌할 바를 모른다. 이는 업무가 직관과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와 대조적으로 인간은 그러한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조합이 성과를 올리는 사례들은 많다.

의료 전문가들은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 “퀵 메디컬 레퍼런스(Quick Medical Reference)”라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베이지안 네트워크(Bayesian Network)라 불리는 인공 신경망의 한 유형으로 운영되는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이 시스템은 600여 가지의 주요 질병과 4천 가지의 관련 증상을 모델로 만들었다.

인공지능의 또 다른 형태는 상당히 개선된 음성인식 기능이다. 예를 들어 의사가 지시한 말을 받아쓰는 일은 몹시 힘들지만 이제 이 작업을 효율적이고 직접 문서화되는 방식의 모델이 대신하고 있다. 애플(Apple)의 시리(Siri)는 강력한 음성인식의 또 다른 예다.

제퍼디(Jeopardy!) 퀴즈 쇼에서 우승한 IBM의 왓슨(Watson) 컴퓨터는 의료, 금융 서비스, 고객 상담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더 정교한 작업을 거치고 있다. IBM의 최종계획은 이 시스템이 인간과 협력해 특정 상황에 대한 적절한 질문과 대답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최대 전자제품 판매회사 베스트바이(Best Buy)는 '결과 중심의 업무 환경(Results-Only Work Environment)'이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개인적 니즈와 선호만을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후 회사의 평균 생산성은 35% 증가했으며 이직률은 90%나 감소했다.

창의성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장려돼
이러한 기술 및 사실을 고려할 때 몇 가지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앞으로 인간과 스마트 머신의 파트너십은 서로 갖고 있는 잠재성을 활용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더욱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변해갈 것이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창의성이 장려되고 그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다방면에서 활용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형태의 공동 작업과 상업이 정보기술을 활용하면서 가능해질 것이다. 인간의 통찰력은 IT가 생성한 데이터에 응용돼 프로세스를 더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며 IT는 인간이 개발하는 향상된 프로세스를 전파하는데 활용될 것이다.

앞으로 10년 뒤 스마트 기기들은 기업가들이 정착할 준비가 된 새로운 틈새시장을 열어줄 전례가 없는 수준의 창조적 파괴를 만들 것이다. 일자리 또한 자연스럽게 창출될 것이다.

이러한 결합의 가능성은 끝이 없으며 기회 또한 굉장할 것이다. 지금도 수없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기기, 업무 그리고 유통채널을 변경해 새로운 프로세스와 제품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여전히 우리 앞에 있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2.06.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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