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5일 월요일

게임 중독에는 통합적 접근 필요

게임 중독에는 통합적 접근 필요

‘인터넷&온라인게임 심포지엄’ 개최



게임산업은 지난 10년간 눈부시게 성장하면서, 현재는 콘텐츠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성장 잠재력도 매우 높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늘도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 중 14만명이 게임중독에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교폭력의 주된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 게임 중독 예방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 인터넷&온라인 게임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ScienceTimes

그렇다고 게임산업을 규제 할 수만은 없기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 규제와 진흥을 함께 아우르는 '게임 과몰입 예방과 해소 대책'을 지난 2월 발표했다. 그 내용 ‘선택적 셧다운제의 실행’과 ‘게임 과몰입 실태 조사’ 그리고 ‘치료 시스템 확대’ 등이다.

게임 중독 예방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

이와 같이 사회적인 여파와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는 온라인 게임의 중독과 과몰입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갖고 있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시도한 폭 넓은 토론이 최근 열려 게임업계와 의학계의 주목을 끌었다.

▲ 축사를 하고 있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ScienceTimes
지난 22일, 게임문화재단은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와 공동으로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란 주제의 ‘국제 인터넷 & 온라인 게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의 심리학적·생물학적 과몰입 기전 현상과 게임 중독의 진단과 예방 그리고 온라인 게임과 관련한 뇌 연구 등이 다뤄졌는데, 게임 중독 증상과 치료적 접근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도 발표됐다.

행사를 개최한 김종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온라인 게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보다 균형 있고 객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됐다”며 “다양한 관점을 가진 국내외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온라인 게임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도출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 중독은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심포지엄의 1부에서는 인터넷 게임의 중독과 과몰입 현상에 생물학적으로 접근한 이영식 중앙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발표가 청중들로부터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다.

강연에 앞서 이 교수는 “인터넷 게임 중독치료란 빙산을 녹이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면서 “10%도 안되는 수면위의 빙산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 중독 현상만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90% 이상의 거대한 빙산, 즉 개인의 스트레스와 가족의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치료 목표”라고 설명했다.

▲ 이영식 교수는 “인터넷 게임 중독치료란 빙산을 녹이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ScienceTimes

그러면서 “인터넷 게임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이고 총체적인 방법이 모두 동원돼야 한다”며 “치료는 중독에 빠져들게 되는 선행요인과 재발요인을 파악해 개개인에 맞는 처방이 나와야 되기 때문에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가족치료는 물론 청소년기에 가장 유용하다고 알려진 집단치료가 함께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물학적 치료와 관련한 그동안의 연구결과에 대해서 이 교수는 몇가지의 사례를 들었는데 “투여약물 중 ‘메틸페니테이트(methylphenidate)’의 경우 인터넷 게임의 과다 사용이나 ADHD증상 등에 대해 호전되는 것을 발견했지만 중독에 대한 직접적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 “근거 수준이 높지는 않으나 ‘엑씨탈로프람(escitalopram)’도 투여 후 온라인 사용시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돼 중독에 대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인터넷 사용의 첫 경험이 중요

행사의 2부는 ‘게임의 과몰입 그리고 중독의 설정과 예방’이란 주제로 진행됐는데, 인터넷 중독의 진단기준과 게임 과몰입에 대한 예방 등 평소에 일반인들도 궁금해 하던 사항들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교환됐다.

‘인터넷 중독의 진단기준’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 이상규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중독의 여부를 판단할 때, 항상 따라오는 것이 학업 성적의 급격한 저하와 학습의욕의 감소, 목표 상실”이라며 “이런 현상은 여자에 비해 남자 청소년에게서 압도적으로 나타나는데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들의 성적이 현저히 떨어지는 원인 중 하나를 온라인 게임에 몰입하는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인터넷 게임의 중독과 과몰입 현상에 대한 규명을 생물학적으로 접근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게임문화재단

이어서 김붕년 서울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게임 과몰입 예방’에 대한 발표에서 김 교수는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정부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에 대해 실질적인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인터넷 사용의 첫 경험인 초기 인터넷 이용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인터넷 사용의 첫 경험을 물어보면 대부분 게임이었다고 대답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 문화 보급의 틀을 바꾸어 인터넷 첫 접촉이 문화나 교육사이트 등이 되게끔 만들어야 하며 외국에서 활발하게 실행 중인 인터넷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교육을 아주 어린 연령에서 실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게임문화재단은 최근에 ‘게임브레인 포럼 발족식’을 가졌는데 포럼을 발족한 이유로 게임 이용과 뇌에 대해 의학적 관점에서 과학적, 실증적,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자는 취지를 들었다.

포럼은 현재 정신의학 관련 전문의로 구성돼 있는데 앞으로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게임 관련 연구 활동이 가능한 전문가를 발굴해 협력 치료 체계를 구축하여 이 협력 체계를 전국적으로 연계된 치료망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2.06.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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