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미술관 현장을 찾아가다
X-ray로 만드는 신기한 이야기
지난 23일 안국동에 위치한 사비나미술관(관장 이명옥)에서 ‘X-ray가 만드는 신기한 이야기’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 수업은 서울특별시의 지원을 받아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가 주관하는 '2012 주말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됐으며 초·중·고등학생들이 다양한 예술 콘텐츠를 직접 체험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커리큘럼을 편성돼 있다.
주말N미술관 1교시에는 현재 전시 중인 한기창 개인전이 지니는 예술적 의미와 어떠한 계기로 엑스레이 필름이 작품 소재로 쓰이게 됐는지에 관한 간단한 강의가 있었다 .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진 에듀케이터 선생님의 쉽고 흥미로운 설명은 수업에 참가한 학생 20명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엑스레이 필름이 예뻐졌다 2교시에는 미술관 3층 교육실을 잠시 벗어나 각 층마다 전시돼 있는 오브제를 둘러보며 예술가적 정신을 엿보았다. 학생들은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면서 각자의 소감을 발표하며 그 중 하나의 작품을 골라 미리 준비한 활동지에 3분가량 자기만의 스토리텔링을 작성하기도 했다. “커다란 집 안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불이 나자 나비들이 놀라 모두 하늘로 훨훨 날아가고 있어요” (정민주, 4학년)
특이하게도 한기창 작품에 사용된 엑스레이 필름은 보라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채를 띠고 있다.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표현되던 엑스레이 필름, 다채로운 색 표현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학생들은 에듀케이터와 함께 그 비밀을 하나하나 파헤쳐 나갔다. 엑스레이 필름이 예뻐질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색상필름과 LED 조명 덕분이다. 작가는 일반 환자용 엑스레이 필름에 색상 필름지를 덧대어 붙인 후 작품 내부에 빛을 쏘아 작품효과를 더욱 극대화시켰다. 예술작품 모방하며 창의력 키워 마지막 3교시에는 초음파 사진을 복제한 OHP필름과 다양한 색상지를 이용해 자연과 인체를 표현하면서 내면에 숨겨진 창의력을 깨우는 수업이 진행됐다. 작업 책상에 앉은 학생들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자연을 표현하는가 하면, 상상 속에나 있을 법한 나무와 인체를 표현하기도 했다. 기존의 예술작품을 모방하는 작업에는 커다란 것을 창조해내기보다는 사소한 것부터 바꿔가면서 자신의 역량을 넓혀나가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이번 수업을 진행한 박민영 에듀케이터는 “이번 주말N프로그램은 병원에서 기록차트로 쓰이는 엑스레이 필름을 가지고 ‘자연과 인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수업으로 기획했다. 예술은 모든 학문과 연계될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예술창작수업이야말로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가장 적합한 활동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비나미술관은 학제간(interdisciplinary) 교류를 통해 예술적 가치의 창출을 추구하는 공간이다. 병원에서의 엑스레이 필름은 환자의 몸 상태를 차갑고 적나라하게 보여주지만, 예술작품으로 변용된 엑스레이 필름은 LED 조명의 옷을 입고서 ‘살고 죽는 일’에 긍정하자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이 가치 있을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사비나미술관에서 진행되는 다음 주말N미술관은 오는 8월 18일 '뇌 속 풍경여행'이라는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2012.06.26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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