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8일 목요일

“화성을 식민지로 만들겠다”

“화성을 식민지로 만들겠다”

스페이스X, 상업용 우주비행 시대 열어




“화성을 식민지로 만들겠다” 민간우주여행을 추진하는 스페이스X의 최고 경영자 엘론 머스크(Elon Musk)의 야심 찬 포부다. 그는 유명한 발명가이자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PayPal)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그는 앞으로 지구가 어떤 운명을 맞든 인류의 생존을 보장하려는 바램을 갖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엔지니어링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 가운데 가장 마법에 가깝다 Engineering is the closest thing to magic that exists in the world”라는 말을 즐겨 쓰며 이 말의 의미를 직접 증명했다.
▲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는 엘론 머스크. 그는 NASA를 대신해 우주탐사를 게획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세계 첫 민간 우주 화물선 드래건이 9일간의 우주비행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 귀환하면서 본격적인 상업용 우주비행 시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민간 우주항공사 스페이스X의 우주선 드래건은 지난달 멕시코 서부 바하캘리포니아에서 900㎞가량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 낙하했다. 3개의 낙하산에 매달린 채 귀환한 드래건은 민간 선박에 의해 회수돼 로스앤젤레스 항을 거쳐 스페이스X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맥그리거로 옮겨졌다.

스페이스X, 우주로 가는 택시
본격적인 민간우주여행의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제 드래건은 우주 정거장으로 보급품과 우주 비행사까지 실어 나르는 대표적인 우주택시이다.

올해 41세인 엘론 머스크는 이번 임무를 그랜드 슬램이라고 부르며 역사적 성공을 자축했다. 찰스 볼든 나사 항공우주국장은 “드래건의 성공적인 귀환과 이번 비행에서 보여준 성과는 미국 상업우주선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앨런 린덴모이어 나사 상업우주시스템 팀장도 “우리는 이제 우주비행의 고객이 됐다”면서 “정기적인 우주 화물 서비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된 드래건은 사흘 뒤인 25일 호주 상공 400㎞ 지점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와 도킹해 음식, 의류, 장비 등 520㎏ 무게의 화물을 전달한 뒤 620㎏의 노후장비와 쓰레기 등을 싣고 돌아왔다.

나사는 지난해 우주왕복선 운영을 중단한 뒤 ISS에 대한 화물수송을 러시아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드래건의 무사귀환으로 우주인과 화물 수송에 새로운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이스X는 이미 미국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16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아 지난해 12월 드래곤이라는 로켓을 성공적으로 우주에 쏘아 올렸다. 국가 프로젝트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민간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도 무모하다 싶은 일을 스페이스X의 최고 경영자이자 IT 천재로 통하는 머스크가 성공적으로 일구어 낸 것이다.

세가지 꿈을 달성한 야심 찬 과학자
그는 자신의 미래 사업으로 일찌감치 세 가지 영역을 정했다. 인터넷, 청정에너지, 우주 분야다. 놀랍게도 그는 세 영역 모두에서 회사를 설립해 세계적인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1995년 엘론 머스크는 응용물리학과 재료과학대학원 과정으로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Zip2’라는 회사를 설립하려고 학교를 그만뒀다. 동생인 킴발 머스크(Kimbal Musk)와 함께 만든 이 회사는 온라인 콘텐츠 출판 소프트웨어 회사다. 인터넷 검색엔진인 알타비스타(Altavista)에 4억 달러를 받고 매각하면서 대성공을 거뒀다.

1999년 3월 그는 ‘엑스닷컴(X.com)’을 만들었다. 온라인 금융서비스와 e메일 결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1년 뒤 콘피니티(Confinity)라는 팜 파일럿 기반의 전자금융 솔루션 회사와 합병했다. 바로 오늘날 가장 주목 받는 전자 지불 솔루션 회사 페이팔이다. 페이팔은 이베이(eBay)가 거액에 인수했다. 그는 첫 번째 목표였던 인터넷을 정복하는 데 성공했다.

그가 꿈꾸던 다음 영역을 정복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가 바로 스페이스X다. 2002년 6월 설립한 이 회사는 일반인이 우주여행을 한다는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는 늘 입버릇처럼 30년 뒤에 자신은 화성에 가서 살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지구에 안주해서는 인간의 멸종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적극적으로 미래를 개척하려면 우주로의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미래 사업 영역인 청정에너지 사업에도 적극 투자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의 대표이사가 바로 엘론 머스크다. 2004년 회사를 설립한 후 주로 투자자로서 여덟 차례에 걸쳐 자금 지원을 책임졌다. 2008년 10월에 정식 CEO가 됐다. 테슬라 모터스는 가장 먼저 전기자동차 모델을 내놓은 뒤 꾸준히 사업을 전개했고, 최근에는 메이저 자동차 회사와도 연계하고 있다.
▲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드래곤은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성공적으로 도킹해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NASA


이제 미국의 우주 탐사는 민간인으로 넘어갔다. NASA가 주도하는 우주개발이 아니다. NASA는 냉전의 산물이다. 1957년 옛 소련의 스푸트닉 충격(Sputnik Shock)에 맞서는 과정에서 엄청난 예산을 들여 급하게 키운 국가기관이다. 그러나 돈 먹는 하마는 냉전 종식과 함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경쟁자인 러시아가 우주개발에 손을 떼면서 예산도 매년 급감해 왔다.

우주탐사, NASA에서 민간인으로
2013년 NASA의 1년 예산은 약 3억 달러에 불과하다. 2012년에 비해 무려 20%나 깎인 상태. 전성기의 1년 예산 15억 달러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우주선 스페이스셔틀이 퇴역한 것은 우주선을 운용할 만한 예산이 없다는 점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경제불황이 장기화되면서 NASA의 추락은 가속화되고 있다.

애물단지 NASA는 스마트폰 세대로 이뤄진 스페이스X와 우주개발에 관한 계약에 나섰다. 총 16억 달러에 달하는 계약으로 ISS에 물건을 보내거나 연구 결과를 지구에 가지고 오는 일을 포함, 우주개발 전반에 관한 협력을 담고 있다.

NASA 업무를 민간기업에 아웃소싱한 것이다. 아웃소싱에 따른 비용은 NASA가 직접 주도하는 것보다 훨씬 적게 드는 일은 당연한 것이다. 최소한 절반, 많으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스페이스X의 업무는 민간기업을 통한 정부조직의 구조조정이란 의미도 갖고 있는 셈이다.

꿈과 같은 사업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그는 영화 ‘아이언맨(Iron Man)’의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보통 사람들이 그를 따라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작고 소박한 꿈을 갖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2.06.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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