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19일 화요일

학교 전체가 '과학사랑' 분위기

학교 전체가 '과학사랑' 분위기

여수고의 특별한 과학 포토폴리오



지난 5월 24일 나주 전남과학교육원에서 열린 '제34회 전라남도 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여수고등학교 2학년 김평환 학생이 '은상'을 수상했다. '펠티에 소자를 이용한 친환경 공기냉각기'를 출품해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지난 4월 28일, 29일 양일간 열린 제14회 전남과학축전에서는 여수고 학생들이 시상식장을 휩쓸었다. 정용재 군이 교육감 금상을, 김지혁 군이 은상을, 전태진·박종수 군이 각각 동상을 수상했는데 한 학교에서 이처럼 많은 상을 가져가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 지난 4월 28일, 29일 광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남과학축전에서 여수고 학생들이 어린 관람객들엑 '물분자 모형만들기'를 지도하고 있다. ⓒScienceTimes

여수고 학생들이 이처럼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학교에 입학할 당시부터 과학을 탐구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여수고에 입학한 학생들은 과학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특별한 제안을 받게 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학체험 프로그램들이다.

여수지역과 연계한 과학 동아리 활동
교내에서 실시하는 '과학경진대회'가 있다. 각 학급 대표팀들이 참가하는 이 행사에서는 매년 흥미로운 과제들을 놓고 한판 승부가 벌어진다. 지난 4월 18일 오후 열린 이 경진대회에서는 나무젓가락 30개로 안전다리, 하늘을 나는 고무동력기, 물 로켓, 떨어져도 깨지지 않는 스턴트달걀 만들기 등의 과제가 주어졌다.

'과학작품전'도 함께 열리고 있다. 작품전에서는 과학창작 그림 및 만화 만들기, 과학글짓기 및 독후감, 과학영화 관람 후 작품평 쓰기 등의 과제가 주어지며 학급별로 8명까지 응모가 가능하다.

'과학탐구 대회'는 말 그대로 탐구를 주제로 하는 행사다. 탐구실험, 탐구토론, 발명품 아이디어 등 3개의 과제를 놓고 매월 주제별로 경연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3월과 4월에 이 대회가 열렸으며 총 30명의 학생이 금·은·동상을 나눠가졌다.

▲ 여수고 과학동아리 활동은 인근 지역 봉사활동과 연계되고 있다. 사진은 여수고 학생들이 '생활과학교실'에 참가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ScienceTimes

과학 동아리들 역시 이채롭다. 현재 해양청소년반, 과학사랑반, 공학연구반, 생물탐사반 등 4개 동아리들이 활동 중인데 다른 학교에서 보기 힘든 동아리들이다. 이들 동아리들은 지역사회와 연계한 과학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해양청소년반의 경우 해양과 관련된 탐사, 체험활동 및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면서 해양과학에 대한 이해를 폭넓게 확대해나가고 있다. 생물탐사반 역시 주요 활동영역을 해양으로 삼고 있다. 3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바다 생태계를 직접 체험·탐구하고 있는데 동아리 활동이 환경보호를 위한 봉사활동과 맞물리기도 한다.

과학사랑반은 과학을 사랑하는 학생들이 과학탐구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터전이 되고 있다. 동아리 내부에서 탐구실험반, 발명반, 창의력챔피언반 등의 별도 그룹으로 움직이면서 학생들 스스로 과학자가 되는 과정을 만들어가고 있다. 공학연구반은 전남대 여수캠퍼스와 협력해 대학 실험실을 함께 사용하면서 선·후배 간의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학생 스스로 만들어가는 포트폴리오
자신의 포트폴리오(portfolio)를 만들어가는 셈이다. 포트폴리오란 서류가방, 자료수집철 등을 말한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자신의 그림 또는 사진 등을 담은 작품집을 말할 때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과학기술계에서도 이 용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한 자신의 연구결과를 상세히 기록해놓은 것을 말한다.

여수고에서는 그동안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학체험 교육을 통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법을 가르쳐왔다. 박상희 교사는 "여수고 학생들 모두 입학 때부터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기 시작해 자신의 탐구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으며 학업은 물론 대학입시 과정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교육과정이 대부분 정규 교과과정이 아닌 비교과 활동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사들이 협력해 포토폴리오 용어조차 모르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탐구학습 과정을 정리해나갈 수 있는 방법과 과정을 지도하면서 과학중점학교로서의 강점을 살려나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이공계를 지망하고 있는 학생 수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인근 지역 중학교에서 과학중점학교인 여수고를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올해 2학년의 경우 이공계 지망생이 인문계 지망생 수를 넘어섰다.

여수고는 현재 교육성과를 높이기 위해 쾌적하고 역동적이며 안전한 실험실 확보가 필수적이라 보고 시설 확충을 위한 세부 추진계획에 들어갔다. 학생들의 과학수업이 실험실에서 100% 이뤄질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집중이수제, 블록타임제, 전 학년 '+1 수준별 이동수업' 등 다양한 수업과정들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이 같은 노력들이 교사와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까지 큰 호응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6.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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