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6일 화요일

감자 캐고 씨 뿌리는 ‘농사 체험’ 인기

감자 캐고 씨 뿌리는 ‘농사 체험’ 인기

감성 및 인성, 창의력 향상에 도움



충남 공주에 위치한 잠사곤충사업장은 요즘 어린이 손님들로 북새통이다. 농가 보급용 누에씨 생산과 뽕나무 열매인 오디 수확 시기가 되면서 인근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이 체험학습을 위해 찾고 있는 것.

6월 1일부터 18일까지 공주, 부여, 예산 등 20곳의 유치원 및 초등학교에서 1천500여 명의 학생들이 다녀갔고, 이달 말까지 1천여 명의 학생들이 살아있는 누에와 뽕나무에 열린 오디를 보기 위해 방문할 계획이다.
▲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누에 사육장을 방문한 어린이들.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최근 들어 이처럼 학생들이 직접 씨앗을 파종하거나 농산물을 수확하는 등 농사 체험을 해볼 수 있는 농업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주 5일 수업제 시행으로 생태와 관련된 체험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자연과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농촌이 도시 학생들에게 창의력 및 감성, 인성을 키워주는 곳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 덕분이다. 더불어 이런 농업 체험 활동은 청소년들의 심리적·정서적 안정과 건전한 정신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어 더욱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구광역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지난 3월부터 매월 넷째주 토요일마다 콘크리트 빌딩 숲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위해 모내기 체험 및 예쁜 꽃 심기 실습 등의 원예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연의 향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경상북도 농업기술원은 수도권과 대구지역의 도시민 가족을 대상으로 ‘농촌체험 관광 팸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이 팸투어에 참여하면 과거시험 및 사군자 그리기 등의 역사체험과 두부 만들기 등의 음식체험, 도자기·부채 만들기 등의 공예체험, 교과서 밖의 세상에서 배우는 생생한 식물과 곤충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경북 각 지역의 아름다운 관광지들을 견학할 수 있다.

도심에서도 다양한 농업 체험 가능
굳이 멀리 떠나지 않고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도 다양한 농업 체험이 가능하다. 서울시 한강 노들섬에 있는 노들텃밭에서는 매 주말마다 ‘토종농부교실’, ‘어린이농부교실’, ‘울력농사체험’ 등의 다양한 농사 체험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

노들텃밭은 서울시가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2만2천여 평방미터 규모의 텃밭으로 시민텃밭, 공동체텃밭, 맹꽁이논, 토종밭, 미나리꽝 등 농사면적만 1만 평방미터가 넘는 도심에서 보기 드문 대형 농사공간이다.

매주 토요일 9시에 시작되는 ‘토종농부교실’은 노들텃밭을 한 바퀴 돌아보며 도시농사에 대해 전문가에게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6.6평방미터씩 구획된 600개의 시민텃밭을 둘러보면 농사 경험이 많은 구획과 서툰 구획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이를 통해 농사경험을 쌓을 수 있다.

특히 계절별로 많이 생기는 병이나 벌레의 피해, 장마철 텃밭 관리 방안 등 현장에서 체험 가능한 다양한 주제가 모두 다뤄진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도시농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농부교실’은 농사체험을 통해 유아나 어린이들의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전문강사와 함께 노들텃밭의 토종논과 토종밭을 돌아보며 관찰과 교육을 하고 씨앗 파종, 농산물 수확 등 간단한 농사체험을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서 신청하는 20명 이내 단체의 경우 평일에도 참여가 가능하며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유아나 어린이들은 토요일 오후 5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

▲ 서울서 한강 노들섬에 자리 잡은 노들텃밭의 전경. ⓒ서울시

‘울력농사체험’은 함께 어울려 농사일을 즐기는 사람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으로 감자나 고구마가 열리면 함께 수확하고, 피뽑기, 벼베기, 탈곡 등의 체험과 더불어 밭작물 심기, 잡초 제거, 쥐불놀이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6월 말에는 조, 수수 등 토종 밭작물 심기, 토종논 미꾸라지 방사 등 농사절기에 맞춘 행사들이, 7월에는 원두막 짓기 체험행사가 계획돼 있다. 사전 신청을 받아 선착순으로 100명만 참가할 수 있으며 소정의 참가비가 있다.

자기 손으로 직접 상추, 감자, 고구마 수확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친환경농업체험교육장’도 최근 농업을 체험하려는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와 강동농업협동조합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곳은 친환경 도시농업과 친환경농산물을 배우고 체험하는 ‘친환경농업체험교육’과 어린이들의 식생활 개선 및 성인병 예방을 위한 ‘녹색식생활체험교육’ 프로그램이 개설돼 있다.

친환경농업체험교육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봄·여름·가을의 계절별 농작업 체험과 수확 체험, 책으로만 봤던 벼·잡곡류·약용식물·채소 등 400여 종의 작물을 스토리텔링으로 관찰할 수 있다. 또 친환경농업에 사용하는 자재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자기 손으로 직접 상추나 감자, 고구마 등의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시간인데, 교육 참여 만족도는 96%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 4월부터 새로 운영하고 있는 녹색식생활체험교육은 어린이들의 성인병 예방과 식습관 개선을 위해 채소류 등 농산물을 직접 수확해 간단한 건강음식을 만들어 맛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평소에 잘 먹지 않던 엽채소류를 직접 수확해 씻어서 조리하고 먹어보며 건강한 식생활 습관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친환경농업체험교육은 지난 4월부터 유아원, 초·중등학생 3천500명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하반기 일정은 9월 4일부터 20회 운영될 계획으로 8월 중순부터 참여 신청을 받는다. 또한 녹색식생활체험교육은 7월 초까지 17회 운영할 계획이며 하반기 참여 신청은 8월 20일부터 받는다. 신청대상은 서울시내 유아원, 초·중등학생 단체이다.

한편 농촌진흥청에서는 지난 4월부터 오는 7월까지 ‘야! 신난다, 녹색체험교실’을 개최한다. 이 체험교실에서는 농업과학관 견학 및 체험, 곤충생태원 견학, 잠사과학박물관 견학,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견학, 국립식량과학원 세대단축온실 등 평소 방문하기 어려운 농촌진흥청 소속기관들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경기 지역의 초·중·고 학생들이 학급 단위로 인터넷을 통한 사전신청을 통해 화분갈이 체험, 우리떡 만들기 체험, 모내기 체험 등을 할 수 있으며 지역의 4-H 회원과 환경동아리, 영재 학급 학생들에게도 체험의 기회가 제공된다.

또한 농촌진흥청 수원교육지원청에서는 2008년 경기도교육청과의 ‘농업·농촌사랑 협약’에 따라 학기마다 수원 지역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교 녹색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06.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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