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신비, 근육 속 개미를 찾아라!
현미경으로 근육 속 조직 관찰
첨단연구장비로 국가 연구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지난 3일, 이곳에 천진한 아이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나왔다. '2012 주니어닥터'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인체의 신비’ 수업이 진행되자 그동안 품어왔던 몸에 대한 궁금증이 질문으로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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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연에서 진행한 '인체의 신비' 수업에서 정현석 박사가 학생들에게 현미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초연 |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전자현미경연구부 정현석 박사의 강의로 진행된 이날 수업에서 학생들은 우리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근육의 구조와 역할, 운동원리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현미경으로 근육 속 조직들을 관찰하고 촬영하는 체험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근육 속에 개미가 살고 있다?
인체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신비로움의 대상이다. 약 206개의 뼈와 수많은 근육, 더불어 혈관이 조화돼 만들어내는 인체의 형태와 움직임은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놀라움의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과학의 ‘피사체’이자 동시에 그 대상이 자기 자신이라는 점에서 몸은 어린 학생들로부터 과학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가장 좋은 소재다. 스스로 손가락을 움직이고, 팔과 다리의 근육을 사용할 수 있다는 높은 접근성을 갖고 있어 과학원리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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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연에서 진행한 '인체의 신비' 수업에서 학생들이 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을 확인하고 있다. ⓒ기초연 |
특히 이번 수업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가장 흥미를 느끼는 근육의 움직임과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줬다. '인체의 신비: 근육 속 개미들의 하루일과'라는 주제로 진행돼 근육 속에서 움직이는 중요한 단백질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바로 단백질이 ‘근육 속 개미’인 셈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수업인 만큼 어린 학생들이 어려운 과학용어로 인해 심리적 장벽을 느끼지 않도록 재미있는 단어를 사용한 것.
수축과 이완을 통해 운동하는 근육의 원리를 설명한 후, 근육의 기본 구조와 종류에 대한 정현석 박사의 설명이 계속 이어졌다. “자, 여러분의 팔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해 보세요. 마음대로 근육들을 사용할 수 있죠? 이렇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서 근육이 운동을 하는 거예요” 정 박사의 설명 이후 한 여학생이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심장은 제 마음대로 멈출 수 없는 걸요”
천진난만하면서도 중요한 사항을 짚은 학생이 기특했는지, 정 박사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그렇지? 심장을 마음대로 멈출 수 없지요? 근육은 팔에 있는 것, 우리 몸 내장에 있는 것, 심장에 있는 것에 따라 다 다른 일을 한다고 볼 수 있는 거예요”
이 날 수업에서 정 박사가 학생들에게 소개한 근육 속 ‘개미’는 바로 마이오신이다. 마이오신은 근육의 60%를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로 머리 부분의 움직임으로 운동을 지속, 이 움직임으로 인체의 근육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 박사는 이러한 역할 덕분에 우리의 심장이 끊이지 않고 뛸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미경으로 ‘근육 길’ 확인하기
학생들은 현미경으로 근육 속 단백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사진을 찍는 체험까지 경험할 수 있었는데, 특히 이 체험은 참여 학생들로부터 많은 호기심을 자아냈다. 평소 학교에서도 접하기 힘든 현미경을 손으로 조작해 직접 관찰한 후 촬영한 단백질을 집에서 소장할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코팅해 제공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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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연에서 진행한 '인체의 신비' 수업에서 학생들이 자신이 촬영한 현미경 사진에 이름을 적고 있다. ⓒ기초연 |
학생들이 경험한 전자현미경은 전문가들도 쉽게 만져보지 못하는 고가의 고성능 현미경으로, 기초연은 자라나는 과학 꿈나무들을 위해 값비싼 장비를 체험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흔쾌히 문을 열었다. 덕분에 참여한 학생들은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 장비를 사용해 단백질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것은 근육 속 길로 불리는 액틴필라멘트였다. 이 길을 통해 단백질들이 몸의 구석구석까지 이동해 영양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 현미경 체험과 관련, 강의를 진행한 정 박사는 “수업의 목적은 전자현미경이라는 특수한 장비를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인체 속의 가장 작은 것까지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리 몸 속에 무엇이 존재하는지를 인식시켜 주는 데 있다”며 “수업을 듣고 나면 일부 학생은 우리 몸 속 물질에 대해 더 많은 궁금증을 가지며, 또 다른 일부 학생은 현미경에 대해 호기심을 보이곤 한다. 어떠한 형태이건 앞으로 이 학생들이 성장하면서 과학의 중요성을 더욱 폭넓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이 촬영하는 단백질 사진이 전문 연구원이 찍는 것보다 더욱 잘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외국의 학자들도 놀랄 만한 사진이 나오기도 한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한편 이날 수업을 들은 최인경(구미 도봉초, 2) 학생은 “다른 근육과 달리 심장근육은 멈출 수 없다는 게 신기했다”며 “현미경을 통해 우리 몸 속에 있는 것들을 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2012.08.08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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