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토요일이 더 바쁘다
학부모와 함께 하는 이색 프로그램
지난 3월 새 학기부터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주5일제 수업이 시작됐다. 토요일은 수업이 없는 만큼 학교가 조용해야 하는데 서울 관악구 신림로에 있는 신성초등학교는 그렇지가 않다. 16일 오전 학교 곳곳에서는 동아리 활동이 한창이다.
학생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곳곳에서 학부모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들은 주말을 맞아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참관하기도 하고, 직접 보조교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바쁜 움직임 속에서 '쉬는 토요일'이란 분위기는 나질 않는다.
실제로 토요일에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는 14개에 달한다. 창의미술·하모니카·난타·밸리댄스·요리·신성뜰가꾸기·핸드벨&오카리나·기타·축구·K팝 등을 주제로 그 분야 전문강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만 400명이 넘는다. 전교생 794명 중 절반을 훨씬 넘는 규모다. 서울대 배구부 학생들 토요 동아리 참여 지난 4월부터는 인근에 있는 서울대 배구부 학생들이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 동아리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선배들과 함께 하는 스포츠 데이'란 슬로건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 동아리 프로그램에 많은 학생들이 지원의사를 밝혔지만 적정인원 문제로 심사를 거쳐 선정된 20명의 학생들만이 현재 참가하고 있다. 올 2학기가 되면 학교 측에서는 토요 동아리 수를 14개에서 19개로 늘릴 계획이다. 동아리 활동에 대한 학생·학부모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규모가 커지고 있는 동아리 활동을 지도하고 관리할 교사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토요일에 활동하는 동아리 수가 많아지면서 교직원회의 때마다 교사들의 토요일 근무 일정을 짜는 일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됐다. 동아리 활동이 자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교사들의 토요 근무 또한 자율로 이뤄진다. 교사들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학부모들 역시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에 나와 동아리 활동을 직접 돕고 있다. 특히 도서관 사서업무는 학부모들의 몫이다. 주말마다 도서관을 찾고 있는 학생들의 편의를 돌봐주기 위해서다. 도서관을 이용한 동아리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365창의팡팡지혜솔솔' 프로그램이다. 미정 도서명예교사회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신성초만의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독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신성초에서 이처럼 동아리 활동이 활발한 이유는 인근 지역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고시촌으로 불리는 인근 지역에는 젊은 학부모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직장 일을 하면서 자녀들을 걱정해야 하는 학부모들의 고민을 학교가 대신 해결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평일 등교시간 전에도 동아리 활동 평일에도 다양한 동아리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평일 아침 8시부터 40분 간 진행하는 동아리 '아침을 여는 신성교육활동'은 매우 이색적이다. 학생들이 일찍 나와 점프로프 등의 운동을 하거나 펠트공예 등의 미술활동, 주제가 있는 아침 독서방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개설된 것 역시 맞벌이 부모들과 관련이 있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학부모들이 많은 만큼 어린 학생들이 오전 9시 등교 전까지 어른 없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공백이 있을 수 있다. 학부모들은 이 문제를 학교 측과 협의했고, 이와 같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평일 오후에는 12개의 동아리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생활체육교실·음악줄넘기·합창(동요)교실·바이올린·축구·교육마술·바둑&체스·지능로봇·클레이아트·농구교실·원어민영어교실·컴퓨터 등, 이들 동아리 역시 학생·학부모들과 협의를 거친 프로그램들이다. 신성초 남미애 교장은 이처럼 다양한 동아리 프로그램들이 학부모들의 모임인 '뉴스터 학부모 행복교실'과 협력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도가 매우 높은 만큼 학교 측과 협력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학부모들에게 고마움을 표명했다. 동아리 활동에 자율적으로 참여 중인 교사진에게도 항상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아리 프로그램 수가 늘어나면서 교사들에게 너무 많은 일을 주문하는 것 같다며 동아리 프로그램 운영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표명했다. 신성초등학교는 1982년 개교식을 갖고 올해 30주년을 맞는 학교다. 그동안 여러 가지 교육시범사업들을 진행하면서 초등학교 교육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2010년에는 창의·인성모델학교로 지정됐으며 '신나게 성장하는 학생들이 꿈꾸는 학교'란 슬로건과 함께 새로운 학습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
저작권자 2012.06.18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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