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습관 산만하면 우울증?
마음의 감기 ‘우울증’의 징후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한국 최고의 여가수로 군림한 패티김은 화려한 경력만큼이나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한 아침 방송 프로그램에 패티김이 출연해 한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 이유는 갱년기 우울증 때문이었다.
매력적인 저음으로 트로트계를 주름잡았던 가수 문주란도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생각했었다고 최근에 고백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우울증은 그 사람이 가진 재산이나 사회적 명성과는 상관없이 이처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도성장을 통해 놀라운 경제 기적을 이뤘지만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11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 결과 일반 국민의 27.6%는 평생에 한 번 이상의 정신질환을 경험했으며 국민 중 15.6%는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자살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0년 기준으로 한 해 1만5천566명이 자살했다. 이는 34분에 1명꼴, 1일 평균 42.6명꼴로 자살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자살 사망률 역시 인구 10만명당 31.2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자살률을 집계하는 세계 105개국 가운데 한국 남자의 자살 사망률은 7위, 여자는 1위를 기록했다. 특히 10대에서 30대까지의 사망 원인을 보면 공통적으로 자살이 1위이다. 그 중 우울증이 자살 사망 원인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까닭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증은 감기를 앓듯이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 걸릴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감기처럼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 사용 패턴만으로도 우울증 징후 여부 판단이 가능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미주리대학 연구진은 216명의 미주리대학 학부생의 인터넷 사용에 대한 데이터를 익명의 무작위적인 방법으로 수집해 인터넷 사용 패턴을 조사한 결과 우울증 징후를 보이는 학생들은 일반 사용자와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발표했다. 우울증 징후를 보이는 학생들의 경우 파일 공유 기능을 많이 사용하고 이메일을 보다 많이 주고받으며 온라인 채팅에 더욱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 더구나 우울증에 빠진 학생들은 플로우당 패킷 사용 애플리케이션이 보다 높은 것으로 관찰됐는데 이 같은 사용패턴은 다른 사용자들보다 온라인 동영상과 비디오 게임에 보다 몰입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우울증에 빠진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인터넷 사용패턴이 산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애플리케이션 간의 이동이 빈번했는데 예를 들어 채팅을 하다가 게임으로 갔다가 다시 이메일로 빈번하게 이동하는 것으로 조사된 것. 연구진은 이 같은 빈번한 이동성이 우울증을 가진 성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을 제시한다고 추정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 중 30%의 학생들에게서 우울증 증상들이 관찰됐으며 이 연구결과는 ‘IEEE 테크놀로지 & 소사이어티 매거진’ 최신호에 게재된다. 우울증 징후 조기 포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착수 이 연구결과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연구진이 그 같은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가정용 컴퓨터에 설치된 인터넷 사용에 있어서 우울증 징후들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 소프트웨어는 인터넷 사용 패턴을 모니터하고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하는 시스템 개발과도 연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그 소프트웨어가 캠퍼스 내 네트워크에 설치된다면 우울증 징후를 보이는 학생들에게 일종의 카운슬러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가족부가 교육과학기술부의 협조를 얻어 지난 30일 발표한 ‘2012년 인터넷 이용습관 진단 전수조사’ 결과에 의하면, 총 참여자 174만여 명 중 6만8천여 명이 인터넷 과다 사용문제로 위험상태에 있거나 이용에 주의가 필요한 중독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중독의 경우 ADHD나 우울증 같은 정신과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유의해야 한다. 만약 인터넷 사용 패턴만으로 우울증 징후를 알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된다면 현대 사회의 새로운 고질병으로 떠오른 우울증과 인터넷 중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
저작권자 2012.06.01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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