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비행기 시대 개막
린드버그와 솔라 임펄스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1927년 5월 21일 밤 10시경 프랑스 파리의 르부르제 공항에는 수많은 군중이 모여 캄캄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기다리던 비행기가 모습을 드러내자 순식간에 10만 명의 인파가 모여들어 비행기를 에워쌌다.
그 비행기에는 전날 아침 미국 뉴욕의 루스벨트 광장을 출발해 꼬박 33시간 30여 분에 걸쳐 대서양을 건너온 찰스 린드버그가 타고 있었다. 인류 최초의 대서양 무착륙 단독 비행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그가 타고 온 비행기는 ‘스피릿 오브 세인트루이스’호로서, 237마력에 최대 시속 208킬로미터의 1인승 비행기였다. 그 비행기 안에는 라디오나 무전기는 고사하고 필수 생존도구인 낙하산과 조명탄조차 없었다. 5천815킬로미터라는 머나먼 거리를 날아오기 위해서는 최대한 무게를 줄여 한 방울의 연료라도 더 실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미국 쿨리지 대통령은 일시에 세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린드버그의 귀국을 위해서 프랑스로 순양함을 급파했다. 뉴욕에서 열린 린드버그의 귀국 환영 퍼레이드에는 무려 400만 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그는 그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뽑은 첫 번째 ‘올해의 인물’이 됐다. 유인 태양광 비행기의 대륙간 비행
스위스 파이에른에 있는 공군 공항에서 이륙해 스페인 마드리드에 잠깐 착륙한 다음 총 2천500킬로미터의 거리를 날아온 그 비행기가 도착하자 취재진과 환영 인파가 몰려들었으며 이에 관한 뉴스가 즉각 전 세계의 전파를 탔다. 도대체 어떤 비행기였기에 그처럼 주목 받았던 것일까. 그 비밀은 폭이 63.4미터에 이르는 비행기의 큰 날개 속에 숨어 있다. 이 비행기의 날개 상부 표면은 1만748개의 실리콘 전지들로 덮여 있으며 중심부에도 880개의 실리콘 전지가 설치돼 있다. 이 태양전지들은 4개의 전기모터들을 구동하고 태양이 없는 밤에도 비행할 수 있도록 400킬로그램짜리 리튬폴리머 전지에 태양에너지를 저장한다. 또 날개 뒷면은 높은 저항성을 가지는 유연한 필름들로 이뤄져 있으며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120개의 날개 뼈대들은 50센티미터의 간격을 가지는 이중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태양 에너지만으로 비행이 가능했던 것이다. ‘솔라 임펄스(Solar Impulse)’라는 이름을 지닌 이 비행기는 세계 최초의 대륙 간 비행에 성공한 유인(有人) 태양광 비행기다. 2010년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솔라 임펄스는 태양 에너지를 전력원으로 사용하는 비행기 중 최고 고도 비행과 최장 시간 비행이라는 두 가지 기록을 모두 지니고 있다. 이번 대륙 간 횡단 비행에 성공한 베르트랑 피카르는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겸 열기구 탐험가이자 솔라 임펄스의 최초 창안자이기도 하다. 그가 무수한 난관을 딛고 솔라 임펄스에 매달리는 궁극적인 목적은 태양 에너지로 날아가는 비행기의 상용화에 있다. 때문에 이번의 대륙 간 횡단 비행은 그에게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바로 린드버그의 대서양 횡단 비행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2014년 세계일주 계획 린드버그가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을 당시에도 비행기 산업은 이미 많이 발전해 있었다. 1903년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성공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각종 비행대회가 개최되면서 경쟁적으로 최고 기록이 작성됐다. 거기에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국가 간에 비행기 개발 경쟁이 불붙으며 항공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여전히 일반인들에게 비행기는 전투기 내지 우편물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운송기로서의 이미지뿐이었다. 사실 린드버그도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 사이를 운항하는 우편비행기 조종사였다. 그러나 린드버그의 무착륙 대서양 횡단 비행은 비행기가 위험하다는 대중의 인식을 일시에 바꿔 놓았다. 그로 인해 이후 1년 동안 전 세계 비행기 대수는 4배, 조종사 수는 3배, 비행기 승객 수는 30배나 늘었다. 솔라 임펄스의 진짜 목표는 2014년으로 예정돼 있다. 그때가 되면 베르트랑 피카르도 린드버그처럼 솔라 임펄스를 몰고 대서양을 횡단해 세계일주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솔라 임펄스의 조종석도 이미 완벽하게 재설계 해뒀다. 조종석 밑에 화장실을 만들고 자동항해로 연결된 이후의 짧은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자리가 접힐 수 있게 고쳐 놓은 것. 2014년이 더욱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미국 보잉사가 선보일 ‘솔라이글(Solar Eagle)’ 때문이다. 이 항공기는 별도의 에너지 보급 없이 30일간 대기권 상층부를 비행할 수 있는 무인(無人) 태양광 비행기이다. 그동안 태양광 무인기의 최대 체류 시간은 3일이였는데 보잉사는 이를 10배로 늘릴 계획인 것. 바야흐로 태양광 비행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
저작권자 2012.06.14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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