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사상 속의 생명사랑
한국연구재단 석학인문강좌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는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강좌’ 네 번째 강좌가 2일 광화문 서울 역사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강수 전 연세대 교수(동양철학)는 <노장사상의 현대사회에서의 意義>라는 주제로 <생명의 소중함>이라는 내용을 갖고 첫 강의를 강의를 시작했다.
노장사상 속에 지혜를 찾자 강의에 앞서 이 교수는 “동서양의 사상과 철학이 혼류(混流)하여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노장사상에서 그 지혜를 찾아보기 위해 이러한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제도는 옷이고 사람들의 삶은 몸이다. 옷이 몸에 맞아야 하듯이 모든 제도는 우리 국가의 목표와 우리 민족의 삶에 맞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구의 제도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문화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이 교수는 “노장사상은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상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하면서 “오랫동안 동 아시아인들의 생활을 주도해온 전통사상을 모르고는 우리의 능력을 다시 되찾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노장사상에서 생명이란? 생명은 지금 이 자리에서 숨쉬며 움직이고 있는 나, 그리고 천지만물의 생명을 뜻한다. 장자(莊子)에서 생(生)은 성(性)과 통한다. 그래서 청나라 때 학자 유월(兪樾 )이 말하길 ‘性之言生也’ 라고 하였고, 중용(中庸)에서는 ‘天命之謂性’ 이라고 했다. 이는 하늘(天)이 명하여 사람을 생기게 한 것을 일러 성명(性命)이라고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생명은 성명(性命)이라고도 한다.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부여했다는 면에서 말하자면 명(命)이 되고, 하늘로부터 받은 것이라는 차원에서는 성(性)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생명의 기원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장자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사람이 태어난 것은 기(氣)가 모인 것이다. 그래서 기가 모이면 살아나고, 다시 흩어지면 죽는다” “순(舜) 임금의 스승인 승(丞)이 말하길 ‘너의 몸이 네가 있게 한 것이 아니거늘 네가 어떻게 저 도(道)를 가질 수 있겠는가?” 그러자 순 임금은 이렇게 다시 물었다. “내 몸이 내가 있게 한 것이 아니라면 그 누가 있게 하였습니까?” 그러자 승은 이렇게 설명했다. “이것은 천지가 위탁한 몸이다…. 이것은 천지(天地)가 위탁한 순리(順理)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의 생명은 기가 모여서 있게 된 것으로 천지가 위탁하여 나에게 잠시 머물도록 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생명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하늘과 모든 자연의 섭리에 고마움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 노자(老子)의 경물중생(輕物重生) 사상 경물중생이란 물질보다 생명을 더 중시하는 사상이다.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에게 대환(大患)이 있는 까닭은 나에게 육신이 있기 때문이다. 육신이 없게 되면 나에게 무슨 재앙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천하를 가볍게 보고 자신 위하기를 천하를 위하는 것보다 더 중시하는 사람이라야 천하를 맡길 수 있으며 자기 자신 사랑하기를 천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라야 천하를 맡길 수 있다”
전국시대에 활약한 양주(楊朱)라는 사상가는 자기 몸에서 털 한 오라기를 뽑아 세상 모든 사람들을 이롭게 할 수 있다고 해도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맹자는 양주를 위아주의(爲我主義)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한비자(韓非子)는 이에 대해 양주를 경물중생의 정신을 지킨 선비라고 칭찬했다. 노자는 또 이렇게 이야기했다. “세상사람들은 모두 신령스러운 물건이니 인위적으로 다스려서는 안 된다. 인위적으로 다스리는 사람은 그것을 망가뜨리게 될 것이며 틀어쥐려는 사람은 그것을 잃게 될 것이다” 장자에는 <養生主>편이 있다. 양생주는 생명의 주인인 진군(眞君), 진재(眞宰)를 가꾸어 기르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마음이 물욕 없이 호수처럼 잔잔하고 맑은 마음을 갖고 저절로 스스로 우러나오는 대로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러한 마음에 진리의 빛이 섬광처럼 찾아올 수 있다. 생명은 값지고 진귀한 구슬보다도 소중할 뿐만 아니라 부귀, 그리고 천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세보다도 중요하다. 그래서 장자는 생명을 위태롭게까지 하면서 물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안타까워하면서 이런 말을 던졌다. “오늘날 세속의 군자들은 대부분 몸을 위태롭게 하며,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외물(外物)을 쫓아 다니니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2300여 년 전 장자가 한 이 말은 물질만능주의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는 우리들에게 더욱 실감 있게 들린다. 그래서 <장자>라는 고전이 있고 장자라는 성인이 있는 것이다. |
저작권자 2012.06.04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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