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1일 금요일

'슈퍼화산' 성장속도, 생각보다 빨라

'슈퍼화산' 성장속도, 생각보다 빨라

마그마 분출예측 연구


76만년 전 대폭발로 북미 대륙 절반을 재로 덮은 것과 같은 초대형 '슈퍼화산'이 형성돼 분출하기까지 짧으면 500년도 안 걸린 것으로 보인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BBC 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 연구진은 캘리포니아주 롱밸리의 슈퍼화산 터 암석 속 석영 결정체 표본을 분석한 결과 이 화산의 마그마가 500~3천년 간 고인 뒤 분출했음을 발견했다고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러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이처럼 큰 규모의 화산 분출이 일어나기까지는 지하에 최장 20만년 정도 마그마가 고여야 할 것으로 생각해 왔다.

유사 이래 어떤 화산 폭발보다도 수백배나 큰 이 정도 규모의 화산 분출이 일어나면 수천 ㎦의 파편이 방출돼 여러 해 동안 지구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학자들은 7만여년 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일어난 토바 화산 폭발의 후유증이 너무도 커서 오랫동안 지구 전역의 인류가 절멸 지경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토바 화산의 분출은 지금까지 알려진 마지막 슈퍼화산 분출 사건이다.

지금까지 이런 화산이 형성되는 과정에 대한 연구는 지르콘 결정체 분석에 대부분 의존해 왔다. 이런 결정체에는 고고학 유물이나 공룡 뼈의 연대 분석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방사능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이 지금까지 지르콘 분석을 통해 내린 추론은 거대한 마그마굄 형성과 분출 사이에는 수십만년의 시간이 흘렀으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롱밸리의 비숍 터프 퇴적암의 석영 결정체를 분석해 이 곳에 형성됐던 초대형 마그마굄의 수명이 500년 밖에 안 된다는 사실, 즉 마그마가 형성되기 시작한 지 500년 이내에 분출했음을 밝혀냈다.

마그마굄은 처음엔 거의 순수한 액체 상태의 암석 상태이며 재결정화한 광물질 거품이 약간씩 섞여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결정체 형성 과정이 그치면서 마그마가 분출하게 된다. 따라서 결정체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형성 기간은 분출까지 마그마굄이 얼마나 오랫동안 존재했는지를 보여준다.

화산 지하의 마그마굄이라는 극단적인 조건에서 석영이 형성되는 기간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연구진은 롱밸리의 화산에서 결정체가 형성되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슈퍼화산의 마그마 형성에 걸리는 시간이 '지질학적' 차원이 아닌 '역사적' 차원이라는 사실은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바꿔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질학자들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10여 개의 슈퍼화산 마그마굄이 휴면 상태에 있어 가까운 장래에 분출할 위험은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 연구는 이런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마그마굄의 형성 과정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궁극적으로는 분출을 예측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2012.06.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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