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7일 목요일

우주, 수십억 개 있을 수도

우주, 수십억 개 있을 수도

다중우주론의 미스터리를 찾아서(상)




우주는 존재하는 모든 것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무한한 시간과 만물을 포함하고 있는 끝없는 공간의 총체로 정의하고 있다. 물리학에서의 정의는 존재하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사건이 일어나는 배경이 되는 시공간의 총체다.
▲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발견하면서 우주가 하나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위키피디아
한자어 우주(宇宙)라는 말이 이에 대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천자문에 나오는 우(宇)는 원래 공간(space)을, 주(宙)는 시간(time)을 의미한다. 물론 우주는 하늘과 땅(天地)를 의미하기도 한다. 어쨌든 시간과 공간을 함축하는 말이 바로 우주다.

한자 宇宙는 공간과 시간을 나타내는 말
고대 그리스어 코스모스(cosmos) 역시 우주를 가리키는 낱말로 사용된다. 그러나 코스모스는 라틴어 우니베르숨(universum)이 단순히 ‘온 누리’를 뜻하는 것과 달리 질서를 갖는 체계로서의 우주를 뜻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개념이다. 천체(天體)를 포함한 우주 전체를 코스모스로 처음 지칭한 사람은 피타고라스다.

그렇다면 우리의 우주(universe)가 유일하게 존재할 수 있는 우주일까?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eek)는 최근 다중우주론(multiverse theory)의 숨겨진 비밀을 다루면서 “최근 천체물리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우주가 수십억 개의 우주 가운데 하나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우주가 과연 하나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일찍이 이에 대해 그만의 특유한 방식으로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

“내가 정말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신이 우주를 만들 때 과연 선택의 여지가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What really interests me is whether God had any choice in creating world.)”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신학적이거나 종교적인 질문이 결코 아니다. 이 질문이 뜻하는 바가 과연 무엇인가?

우리 우주는 신의 선택한 것?
아인슈타인은 물리학 법칙만이 은하계, 항성, 행성으로 가득 찬 우리의 우주와 같은 유일무이한 형태를 만드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또한 반대로 물리학 법칙은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모델의 자동차처럼 다양한 모습의 우주의 존재를 허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갖기도 했다.

만약 다양한 우주가 허용된다면 허블 망원경과 같은 고성능 망원경이나 거대한 입자가속기를 통해 알게 된 장엄한 우리 우주는 무작위 과정(random process)을 통해 만들어진 것일까?

우주의 역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은 여러 번의 주사위를 굴렸고, 결국 여러 형태 가운데 그 놀음에서 선택된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주가 현재 이런 상태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심오한 이론이 있을 수 있을까?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아리송한 우주의 미스터리에 대해 이러한 질문을 다시 던졌다. 이 또한 종교적인 질문이 아니다.

“나는 신이 어떻게 이 우주를 창조했는지 알고 싶다. 현상이 어떻고, 스펙트럼이나 원소가 어떻고 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난 신의 생각을 알고 싶다. 나머지는 그저 하잘것없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I want to know how God created this world. I am not interested in this or that phenomenon, in the spectrum of this or that element. I want to know His thoughts; the rest are detailed.)”

▲ 우주가 여러 개라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상상으로 외면당해 왔다. 그러나 최근 우리가 사는 우주 외에도 엄청난 수의 우주가 있을 거라는 다중우주론이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 우주에 대한 우리의 기존 개념도 바꿔야 할지 모른다. ⓒ위키피디아

아인슈타인(1879~1955)이 살았던 시대에는 우주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을 거라는 주장은 아주 허황된 이야기로 들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허황된 아이디어가 물리학의 외곽지대에서 벗어나 주류로 진입하고 있다.

우리와 다른 우주 확실히 있다!
더구나 이제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가 지금과는 다른 속성을 가질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상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세가지 우주물리학 이론의 지지자들은 우리와 다른 우주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다른 우주가 있다면 우리가 생각했던 우주에 대한 개념도 바꿔야 할 시간이다. 우선 우주의 크기를 수치로 137억 광년으로 우주는 무한 것이 아니라 유한하다는 개념이 우선 그렇다. 또한 300억년이라는 우주의 나이도 수정을 가해야 할 지 모른다.

다중우주론을 주장하는 다른 입자로 만들어졌고 다른 힘의 지배를 받는 수 많은 우주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다는 그림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다.

이 방대한 우주를 ‘다중우주(multiverse)’라고 한다. 또한 평행우주(parallel universe)라고도 한다. 다중우주론은 지난 수십 년 간 열띤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물리학계를 양 극단으로 갈라 놓고 있다.
▲ 다중우주론을을 처음으로 제기한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안드레이 린데 교수. 위키피디아

한편에서는 ‘현실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한층 더 업그레이든 단계’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다른 한 편에서는 ‘상상력이 지나친 이론가들이 만들어낸 치졸한 모조품’으로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아니다. 상상력이 만들어 낸 치졸한 모조품’
어느 쪽이 과연 옳은지, 그리고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그 답을 찾기 전에 우주의 기원이 되는 빅뱅이론부터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그 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중우주론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러시아 출신 물리학자 안드레이 린데(Andrei Linde)가 처음 제기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아주 작은 ‘시공 거품’에서 시작한다. 그 속에서 모든 사건이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것이 갑자기 팽창하여 하나의 우주가 된다.

그런데 그것이 포함된 전체 우주는 마치 ‘부글거리며 끓는 죽’과 같아서 이 같은 시공 거품이 하나가 아니고 무수히 많이 생성되었다가 소멸하는 카오스다.

그것을 린데는 ‘다중우주’라고 불렀다. 그 무수히 많은(약 1만500개) 시공거품들 가운데 초기 상태가 ‘우연히’ 우리가 사는 데 적합하게 발생하도록 조율된 하나가 팽창해서 우리가 사는 우주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2.06.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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