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한가운데서 조난 당했다면!
영화를 보며 과학을 이야기하다 (2)
영화는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문화 중 하나이다. 그리고 우리는 영화를 볼 때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낀다. 하지만 시각을 조금 달리해보면 가슴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물음표가 붙는 장면들이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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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오브 파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조난 당한 파이와 벵갈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함께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렸다. 이 영화에 작은 호기심이 따라붙는다.
극 중 주인공 파이는 조난 당한 후 구명보트에서 서바이벌 키트 책을 발견한다. 책에는 '절대 바닷물은 마시지 마시오!'라고 쓰여 있다. 하지만 며칠 동안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한 파이는 죽을 것만 같았다.
그는 세 명의 신을 믿고 있었는데, 그 중 한 종교에서는 고기를 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다. 채식주의자였던 파이의 어머니는 굶주리고 있으면서도 미트 소스를 입에 대지 않았다. 이러한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조난이라는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 그렇다면 바닷물로 목을 조금이라도 축이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닷물로 갈증을 해소하려는 것은 죽음을 재촉하는 행동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몸은 항상 일정한 밸런스를 유지하고자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삼투압이다. 삼투압이란 농도가 다른 두 액체를 반투막으로 막아 놓았을 때, 용질의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용매가 옮겨가는 현상에 의해 나타나는 압력이다.
우리 몸은 ADH 호르몬을 분비해 콩팥의 수분흡수량을 증가시켜 혈액의 삼투압을 감소시키고, 반대로 무기질 코르티코이드는 나트륨이온 등의 흡수를 촉진해 혈액의 삼투압을 높인다. 이러한 방식으로 삼투압을 조절하며, 생체리듬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염분이 함유된 물은 혈액의 삼투압을 높아지게 만든다. 높아진 삼투압을 낮추기 위해 우리 몸은 앞서 말한 것처럼 ADH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게 되고, 수분 흡수량도 같이 증가하여 오줌의 양을 감소시킨다.
그런데 바닷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염분을 포함하고 있다. 이때문에 혈액의 삼투압이 정상일 때보다 심하게 높아져 수분이 체내의 혈액에서 세뇨관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래서 삼투압이 높을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과는 다르게 오줌의 양이 증가하고 탈수현상을 부추기게 되는 것.
그러니 만약 바다에 표류하게 된다면 바닷물은 절대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탈수 현상에 관한 과학 실험을 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미국 / 모험, 드라마 / 2013 / 전체관람가 / 126분 감독 : 이안 / 출연 : 수라즈 샤르마, 아르판 칸, 라프 스팰 |
저작권자 2013.02.26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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