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4일 목요일

게임산업 판도 바꿀 새로운 디스플레이

게임산업 판도 바꿀 새로운 디스플레이

차세대 게임 디스플레이, 오큘러스 리프트

 

▲ 미국 남가주대 연구팀이 선보인 오큘러스 리프트 ⓒOculussvr
지난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인 2013 CES에서는 그 어떤 전시품보다도 외신들의 극찬을 받은 제품이 등장했다. 이 제품은 특히 전 세계 게이머들을 충격에 빠트렸으며, 한편으로는 엄청난 기대감을 갖게 만들어 더욱 관심을 모았다.

그 제품은 바로 미국 남가주대 연구팀에서 선보인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라는 이름의 차세대 게임 디스플레이였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머리에 쓰고 화면을 보는 HMD(Head Mount Display)의 일종으로, 여기에 헤드트래킹(Head tracking) 기술까지 적용하여 가상현실을 더욱 현실감 있도록 만들어 유명세를 탔다.

헤드트래킹이란 머리의 동작을 인식하여 가상현실 영상으로 바로 업데이트해 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착용자가 고개를 상하좌우로 돌리면 영상도 같이 돌아가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360° 전체를 다 볼 수 있다.

헤드트래킹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게임 디스플레이
현실세계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가상현실은 무척이나 매력적인 존재로서, 이를 다룬 소재들이 영화와 소설, 그리고 만화 등의 각종 콘텐츠들을 통해 꾸준히 확대 재생산되어 왔다.

하지만 그에 반해 가상현실 기술에 대한 연구는 초기의 눈부신 성과들을 뒤로 한 채 그동안 이렇다 할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간의 오랜 공백을 깨면서 화려하게 등장한 오큘러스 리프트로 말미암아 앞으로의 게임 산업 방향은 새롭게 제시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오큘러스 리프트는 1280x800 해상도에서 좌우 110°, 상하 90°의 시야각을 제공한다. ⓒOculussvr

오큘러스 리프트는 눈으로 보는 것 만큼은 진정한 가상현실을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HMD들이 영화관에 앉아서 평편한 화면을 바라보는 듯한 효과에 그쳤다면, 오큘러스 리프트는 실제 사람의 시야와 거의 1:1로 대응되는 현실적 시야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가상현실 속에 있다는 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획기적인 디스플레이가 선사할 게임의 즐거움은 물론 앞으로 오큘러스 리프트를 기반으로 어떤 콘텐츠들이 나올지에 대한 기대가 이 기기를 주목하는 이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임 말고도 교육용 내지는 소셜 커뮤니케이션 형태의 콘텐츠를 통해 오큘러스 리프트의 가상현실 기술은 군사 시뮬레이션과 3D 영화, 그리고 스포츠 및 의료기기분야에까지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완전한 시야각과 반응 속도의 차이로 차별화
오큘러스 리프트의 장점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기능으로는 기기를 장착할 시 디스플레이 외의 시야는 완전히 차단된다는 점으로, 착용자는 마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이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선보였던 HMD 제품들이 40° 정도의 시야각을 보여줬던 반면 오큘러스 리프트는 1280x800 해상도에서 좌우 110°, 상하 90°의 시야각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사람의 시야각을 완전히 덮어버릴 만큼의 넓은 화면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이 가능한 이유는, 기존 HMD는 액정의 빛이 곧장 눈으로 들어가지만, 오큘러스 리프트는 액정의 빛이 옵틱(optic)이라는 어안렌즈를 통과하여 눈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서 어안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 압축한 듯 왜곡된 장면이 보여지지만, 오큘러스 리프트는 이 점을 반대로 응용해 옵틱 렌즈를 통해 액정의 왜곡된 화면을 바라볼 경우 정상적인 화면으로 보이게끔 만들었다.
▲ 오큘러스 리프트는 사용자의 머리 움직임을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Oculussvr
또한, 오큘러스 리프트에는 평형측정계와 가속도계, 그리고 자력계 등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머리 움직임을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가상세계의 시각과 동기화할 수 있다. '거의 실시간'이라고 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간의 반응지연 속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큘러스 리프트를 장착하고 있는 동안은 마치 아이맥스 영화관 첫째 줄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거의 완전한 스케일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다. 이는 사용자가 스크린을 보는 게 아니라 마치 가상현실 세계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경험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 외에도 오큘러스 리프트가 가상현실 게임 디스플레이의 차세대 주자로 각광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반응 속도의 차이이다. 이 반응 속도는 사용자가 가상현실에 대해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커다란 요소 중 하나다.

동작을 위해 어떤 명령의 입력을 했을 때 반응이 즉각적으로 일어난다면 사용자는 더욱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데, 이런 점에서 오큘러스 리프트는 다른 HMD 제품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기능을 제공한다.

반응 속도면에서의 이런 탁월한 기능은 시야각 전체를 덮을 수 있다는 장점과 맞물려, 사용자로 하여금 자신이 스크린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지금 가상현실 안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경험까지 체험할 수 있게 만든다.

물론 오큘러스 리프트도 아직 보완하지 못한 몇 가지 단점들이 존재한다. 고개를 돌릴 때 마다 시야가 변하기 때문에 3D 영상에 익숙지 않은 사용자는 다소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과 평소 안경을 쓰는 사용자는 고려하지 않고 디자인 되었다는 점 등이다.

한편, 게임업계는 가상현실 구현이 '키넥트' 같은 모션 센서와 결합한다면 그 파괴력은 실로 엄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게임 조정기가 필요 없는 실감나는 가상현실이 가능하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큘러스 사 역시 이러한 점을 잘 인식하고 있고, 콘솔 모션 센서 지원 및 자체 모션 센서 개발에도 상당한 비중을 할당하고 있다고 내부 관계자는 설명하고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현재 프로토타입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개선의 여지 역시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02.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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