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사라져 정체 분위기
해저탐사 어디까지 왔나? (상)
하늘의 별을 보면서 걷다가 개울에 빠진 탈레스의 일화는 사람이 발을 딛고 있는 땅보다 결코 다다를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실에 대한 관심보다 신비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훨씬 큰 것이 인간의 마음이자 욕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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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영화의 한 장면. 해양생물학자 아로나스 교수 일행 세사람이 신비의 해저를 탐험하고 있다. 잠수함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잠수함이 만들어지기 훨씬 전에 쓰인 작품이다. ⓒ위키피디아 |
태양계의 원리에 대한 초석을 마련한 지동설이라는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에 비해 진화론이라는 다윈의 혁명이 무려 300년 늦게 이루어진 것을 보더라도 그렇다. 사람들은 가까이 있는 곳보다 아득한 저 멀리,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곳에 대한 관심이 분명 더 강하다.
최근 우주탐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지 않고 날아드는 우주의 소식은 우리를 가슴 설레게 한다. 우리의 위성 나라호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미래 우리나라 우주과학의 서막을 열었다. 그러면 지구의 바다는 어떠한가? 우리는 해저탐사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그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미래의 기술, 과학자보다 SF 작가가 더 앞서가
과학과 기술은 상상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과학자의 새로운 기술의 발견에 한발 앞서가는 사람은 항상 상상력이 풍부한 공상과학소설가들이다. 이 ‘해저 2만리(1870)’가 세상에 발표되었을 때는 아직 잠수함이 만들어지기 훨씬 전이었다.
쥘 베른(Jules Verne 1828~1905)은 프랑스의 SF분야를 개척한 작가다. 그는 ‘해저 2만리’, ‘지구 속 여행(1864)’, ‘80일간의 세계일주(1873)’와 같은 소설로 유명하다. 베른은 이미 비행기나 잠수함, 우주선이 만들어지고 상용화되기 전에 우주, 하늘, 해저여행에 대한 글을 썼다. 대단한 상상력과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의 산물이다.
그의 작품은 개인으로서는 세 번째로 가장 많이 번역되었다. 일부 작품들은 영화화되었다. ‘해저 2만리’도 그중 하나다. 룩셈부르크 태생의 미국의 소설가 휴고 건스백(Hugo Gernsback), H. G. 웰즈(Herbert George Wells)와 더불어 '과학 소설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러면 우리에게 해저의 신비로움과 함께 무한한 상상을 안겨준 ‘해저 2만리’ 이후 140여 년이 지난 지금 해저탐사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한 마디로 썩 진보한 것 같지는 않다. 더구나 세간의 관심조차 별로인 것 같다. 우주탐사와 비교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타이타닉’의 캐머런 감독, 최대 수심까지 내려가
지난해인 2012년 봄. 영화 ‘타이타닉 호의 침몰’’과 ‘아바타’ 감독으로 유명한 제임스 캐머런(James Cameron)은 세계 최대 수심 1만1천m인 마리아나 해구(Mariana Trench) 바닥까지 내려가는 데 성공해 현대판 뉴스영화의 영웅이 됐다. 이와 더불어 해저탐사에 새로운 황금기가 도래할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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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 수심 바닥까지 내려갔던 캐머런 감독 ⓒ위키피디아 |
민간우주여행 사업에도 적극적인 버진오시아닉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과 해저탐사 분야의 대모(代母)로 일컫는 실비아 얼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지원한 자금으로 각각 독자적인 심해 잠수정을 개발했다. 올해 77세인 실비아 얼은 전설적인 해저탐사 전문가였던 자크 쿠스토 이래 가장 뛰어난 해양학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탐사와 여행을 민간기업에 넘긴 것처럼 이런 해저탐사도 민영화되기 시작했다. 민간탐사 시대의 개막! 개인 모험사업의 시작! 해저 바닥에 도착한 캐머런은 트위터를 통해 “바닥에 닿은 기분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트위터는 이 말이 2012년 최고의 순간 중 하나라고 선언했다.
1년도 채 못 가 암흑기 도래
해저탐사는 물론 해저여행도 활발히 전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1년도 채 못 가 암흑기가 찾아왔다. 대중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에 유인해저탐사 계획이 중단됐다. 자금을 대던 슈미트 회장은 실비아 얼에게 자금 제공 중단을 선언했다. 브랜슨 회장도 사업을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기대에 부풀었던 캐머런 감독도 호주와 파푸아 뉴기니 주변에서 8차례나 탐사한 끝에 ‘제 1단계 작업'만 마무리 한 뒤 시간과 돈이 바닥나 포기했다. 이후 그는 언론과의 회견에서 자신의 ‘역사적인’ 잠수정은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 있는 작업실에 보관돼 있다고 밝혔다.
물론 그는 “언제든 잠수할 준비가 돼 있고 과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곰팡이 냄새가 나는 젖은 옷처럼 보관돼 있을 뿐이다. 기대하던 ‘제2단계’ 탐사에 자금을 대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동시에 정부 지원도 전례 없이 삭감됐다. 미국 과학자들에게 최상의 해저 접근을 제공했던 파이시스(Piscciss) 잠수정들에 대한 지원은 이미 캐머린 감독이 마리아나 해구 밑바닥에 닿은 바로 그날 중단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탐사와 여행을 민간기업에 넘긴 것처럼 이런 해저탐사도 민영화되기 시작했다. 민간탐사 시대의 개막! 개인 모험사업의 시작! 해저 바닥에 도착한 캐머런은 트위터를 통해 “바닥에 닿은 기분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트위터는 이 말이 2012년 최고의 순간 중 하나라고 선언했다.
1년도 채 못 가 암흑기 도래
해저탐사는 물론 해저여행도 활발히 전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1년도 채 못 가 암흑기가 찾아왔다. 대중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에 유인해저탐사 계획이 중단됐다. 자금을 대던 슈미트 회장은 실비아 얼에게 자금 제공 중단을 선언했다. 브랜슨 회장도 사업을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기대에 부풀었던 캐머런 감독도 호주와 파푸아 뉴기니 주변에서 8차례나 탐사한 끝에 ‘제 1단계 작업'만 마무리 한 뒤 시간과 돈이 바닥나 포기했다. 이후 그는 언론과의 회견에서 자신의 ‘역사적인’ 잠수정은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 있는 작업실에 보관돼 있다고 밝혔다.
물론 그는 “언제든 잠수할 준비가 돼 있고 과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곰팡이 냄새가 나는 젖은 옷처럼 보관돼 있을 뿐이다. 기대하던 ‘제2단계’ 탐사에 자금을 대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동시에 정부 지원도 전례 없이 삭감됐다. 미국 과학자들에게 최상의 해저 접근을 제공했던 파이시스(Piscciss) 잠수정들에 대한 지원은 이미 캐머린 감독이 마리아나 해구 밑바닥에 닿은 바로 그날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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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진 오시아닉 브랜스 회장이 계획했던 해저 탐사선 마치 비행기를 연상케 한다. 그는 이미 민간우주 여행사업에도 깊이 간여하고 있다. ⓒ버진 오시아닉 |
지금은 그 잠수정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운용되지 않는다. 마지막 장기 해저 체류 실험실도 문을 닫았고 학계에서 운영하는 잠수정들 가운데서도 40%가 10년 안에 퇴역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일까? 해저탐사는 더 이상 매력을 끌지 못하는 작업일까?
해저탐사의 정보는 우리에게 생명체의 신비를 알려준 곳이다. 우리 인류를 비롯해 육지의 생명체가 바다의 생명체의 진화로 탄생했으며 지구 최초의 생명의 비밀 역시 해저탐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뿐만이 아니다. 우주의 여러 곳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도 바로 해저탐사가 준 정보다. 예를 들어 온도가 아주 높은 해저 화산 분출공에서 살아가는 생명체가 발견됐는가 하면 산소 없이 살아가는 생명체도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 것이 바로 해저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은 더욱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가 있었다. 바로 극한 생명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해저탐사를 포기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를 좀 더 살펴보자. (계속)
저작권자 2013.02.20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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