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9일 목요일

영재교육 10년을 논하다

영재교육 10년을 논하다

2012 영재교육 심포지엄

 
본격적인 영재교육이 시행된 지 만 10년째를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발전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8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 주최로 열린 ‘영재교육 10년의 성과와 과제 심포지엄’이 바로 그 현장이었다.

이날, 인사말을 전한 강영순 국장(교과부 과학기술인재관)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미래의 핵심인재를 양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영재교육의 새로운 중장기 비전을 모색하는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재교육 10년의 회고와 전망
▲ 지난 28일, 2012 영재교육 심포지엄이 이화여대 삼성교육문화관에서 열렸다.

시·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담당자를 비롯해 초·중·고 교사와 학계 전문가 등이 함께한 이번 심포지엄은 먼저 이재분 소장(KEDI 영재교육센터)의 ‘영재교육 10년, 회고와 전망’ 이라는 주제의 기조 발표로 시작됐다.

여기서 이 소장은 “2000년에 영재교육진흥법, 2002년에 그 시행령이 제정, 공포되면서 본격적인 영재교육이 시작된 것”이라고 그 역사를 소개하면서 “영재교육이란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조기에 발굴하여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능력과 소질에 맞는 내용과 방법으로 실시하는 교육”이라고 그 의미를 덧붙였다.

또한 “현재 영재교육과정이 영재학급과 영재교육원, 영재학교로 나뉘어 있는데 그 숫자가 2003년 416개였던 것이 올해는 2천8백48개로 크게 증가했다”며 이 소장은 “이런 양적 성장이 영재의 잠재력 발굴을 위한 기반을 조성했을 뿐 아니라 발굴된 영재에게 다양한 재능 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소장은 “영재 선발에 있어서 그 연령을 제한함으로써 우수인재를 조기에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육성하는데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급속한 양적 성장으로 내실화 부진과 관련 부처와 기관의 연계 협력 부족으로 비효율적인 영재교육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그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

앞으로 우리나라 영재교육이 실천해야 할 과제에 대해 이 소장은 “소수의 영재뿐 아니라 잠재력을 가진 우수인력 발굴을 목표로 하여 교육의 형평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수학과 과학 외에도 영재교육 분야를 다양화할 뿐 아니라 영재교육 대상자도 초등 저학년과 유아까지 범위를 확대시켜 소외대상까지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재교육 전담 ‘코디네이터’ 제안
▲ 이번 심포지엄에는 시도교육청 담당자와 초중고 교사,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어 진행된 세션에서는 이신동 교수(순천향대)가 ‘잠재력 기반 영재교육 기회 확대’에 대해, 한기순 교수(인천대)가 ‘수요자 중심의 차별화된 영재 교육과정’에 대해 각각 발제했고, 그 주제에 맞춰 지정토론을 벌였다.

여기서 이희복 교수(공주대)는 “1969년 평준화 정책으로 개개인의 특기와 적성 수준을 최대로 개발, 신장시켜주는 수월성 교육이 실종됐다”며 “학교 현장에서 체계화된 수월성 교육이 이뤄져야만 그와 차별화된 영재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으로 두 번째 세션에서는 박지은 박사(한국교육개발원)가 ‘우수교원 확보 및 전문성 제고 방안’에 대해, 정현철 부원장(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이 ‘영재교육기관 발전방안’에 대해, 서예원 박사(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가 ‘영재교육 지원체계’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특히 박지은 박사는 코디네이터가 영재교육기관 운영을 전담하고 있는 해외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영재교육의 교원 확충을 위해 코디네이터를 기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서형근 장학관(충청남도교육청)도 “실제로 교사들이 영재교육 운영 업무와 수업을 맡는 것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초중등교육법을 고쳐서라도 학교교육과정 운영 중에 영재수업을 할 수 있는 Pull-Out제를 도입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당장 어렵다면 학교에 정원외로 코디네이터를 배치해서 영재교육의 운영을 전적으로 맡기는 방법이 좋겠다”고 말했다.

영재교육 발전 위한 토크 콘서트 열어
▲ 전테 토론시간에는 영재교육 발전 과제를 위한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특별히 전체 토론시간을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해 다양한 영재교육 발전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는 영재교육의 실질적인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특별패널로 초청됐다.

현재 한국과학영재학교 1학년에 재학 중에 자녀를 둔 학부모 김선희 씨는 “영재학급에서 영재성을 발굴해 대학 부설 영재원에 들어가게 됐고, 거기서 다시 영재학교에 입학하게 됐다”며 “7년 동안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실질적인 혜택을 제대로 받은 케이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영재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 신조재공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박규영 학생은 “평범한 학생이었던 자신이 중학교 2학년 때 선생님으로부터 ‘과학에 소질이 있구나’라는 한마디 들은 것이 계기가 되어 과학영재학교를 가게 됐다”며 “소위 영재라고 불리는 학생들이 영재교육을 통해 자신이 누군지, 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가부터 찾을 수 있도록 교육콘텐츠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영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수미 교사(아현중)는 “현재 영재교육의 주체가 단위학교로 되어있기 때문에 영재교육의 질적 향상은 전적으로 교사에게 달려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영재교육 담당 교사들의 재교육 시스템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처럼 이번 심포지엄은 그동안의 분야별 영재교육 성과를 정리하는 전문가들의 연구결과에 실제로 오랜 시간 영재교육 현장에 몸담아온 교사들의 애로사항 등 다양한 의견들이 더해져 실질적인 영재교육의 새로운 중장기 비전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2.11.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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