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들의 외침, '대나무 숲' 열풍
약자와 을(乙)의 목소리 담고 있어
삼국유사에는 유명한 이야기가 하나 있다. 신라 경문왕은 즉위 후 귀가 갑자기 당나귀 귀처럼 길어졌는데, 이 이야기는 왕의 두건을 만드는 장인만 알고 있었다고 한다. 평생 비밀을 지켜야 했던 장인은 죽기전 도림사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쳤다는 이야기이다. 이때부터 '대나무 숲'은 익명을 기반으로 하는 속풀이 공간으로 여겨져 왔다.
2012년에 다시 돌아온 '대나무 숲'
그리고 이후, 2012년 다시 한번 '대나무 숲'이 나타나게 되는데 바로 '트위터'라는 공간이다. 트위터 속 대나무 숲의 시작은 출판업계의 내부고발 기능을 담당하던 '출판사X(@excfex)'였는데, 이 계정이 폭파되자 '출판사 옆 대나무 숲(@bamboo97889)'이라는 새로운 계정이 생성된 것.
'출판사 옆 대나무숲'이 출판업계 종사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인문사회대학에 종사하는 이들을 위한 '우골탑 뒤 대나무 숲(@bamboocowbones)'과 신문사에 종사하는 이들이 만든 '신문사 옆 대나무 숲(@paperbamboo)' 등 다양한 대나무 숲이 등장했다.
또한 며느리와 취업준비생, 성소수자등을 위한 대나무 숲이 생기면서, 대나무 숲은 단순히 자신의 푸념을 털어놓는 공간이 아닌 '사회적 약자'로서 또는 '을(乙)'로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서로에게 위로 받는 공간이 됐다. 더 나아가 실제로 대학원생과 비정규직 시간강사들이 주로 찾는 '우골탑 옆 대나무 숲'에서는 학계에 만연한 표절 관행을 폭로하자는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2년에 다시 돌아온 '대나무 숲'
그리고 이후, 2012년 다시 한번 '대나무 숲'이 나타나게 되는데 바로 '트위터'라는 공간이다. 트위터 속 대나무 숲의 시작은 출판업계의 내부고발 기능을 담당하던 '출판사X(@excfex)'였는데, 이 계정이 폭파되자 '출판사 옆 대나무 숲(@bamboo97889)'이라는 새로운 계정이 생성된 것.
'출판사 옆 대나무숲'이 출판업계 종사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인문사회대학에 종사하는 이들을 위한 '우골탑 뒤 대나무 숲(@bamboocowbones)'과 신문사에 종사하는 이들이 만든 '신문사 옆 대나무 숲(@paperbamboo)' 등 다양한 대나무 숲이 등장했다.
또한 며느리와 취업준비생, 성소수자등을 위한 대나무 숲이 생기면서, 대나무 숲은 단순히 자신의 푸념을 털어놓는 공간이 아닌 '사회적 약자'로서 또는 '을(乙)'로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서로에게 위로 받는 공간이 됐다. 더 나아가 실제로 대학원생과 비정규직 시간강사들이 주로 찾는 '우골탑 옆 대나무 숲'에서는 학계에 만연한 표절 관행을 폭로하자는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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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약자로서 또는 을(乙)로서 겪는 어려움이나 고충을 '대나무 숲'이라는 익명을 기반으로 하는 계정을 통해 유대감을 갖는 동시에 사회적 변화를 바라는 마음을 표출한다. ⓒScience Times |
'페르소나' 역할을 하는 대나무 숲
독일 시민운동의 대모라고 일컬어지는 '한나 아렌트'는 "사회적 약자들이 강자와 동등해지려면 때로는 차별 받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가면'이 필요하다" 라고 말한바 있다. 여기서 이 가면은 일종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다.
영화에서 감독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징을 표현하는 배우로 쓰이는 '페르소나'는 원래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이나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하는 말이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였던 칼 구스타프 융 역시 "사람의 마음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이뤄지며, 여기서 그림자와 같은 페르소나는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이자 자아의 어두운 면"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시 말해, 페르소나는 일종의 가면으로서 집단 사회의 행동 규범 또는 역할을 수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양날의 검이 되는 대나무 숲의 '익명성'
전문가들은 누구나 익명으로 의견을 남기는 열린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사람과 어울리고 싶은 욕구에 기반하여 '대나무 숲'과 기존의 '익명게시판'은 다른 공간으로 보고 있다. 또한 새로운 것에 민감한 트위터 이용자의 속성과도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도 보았다.
하지만 대나무숲이 가진 익명성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악의를 품고 계정 운영을 방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며, 누구나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광고성 계정으로 돌아가거나 계정 폭파가 이뤄질 수도 있다.
한 심리학 교수는 "부정적 메시지는 일시적인 카타르시스 효과를 줄 수 있으나, 이것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에는 스트레스를 느끼고 메시지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 "대나무 숲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인다. 집단지성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부작용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나무 숲 열풍에 있어 부정적인 측면은 분명 있다. 하지만 단순히 넋두리를 하는 차원이 아닌, 대나무 숲에서는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것은 곧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저작권자 2012.11.12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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