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3일 화요일

‘블루골드’ 놓고 지자체 간 각축전

‘블루골드’ 놓고 지자체 간 각축전

물시장 선점 위해 발 빠른 움직임

 
지난 9일 경주시는 에코물센터 내에 설치한 수질연구실 개소식 및 환경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새롭게 문을 연 수질연구실은 수질분야 신기술 연구개발을 비롯해 하수처리장 운영, 구제역 침출수 처리, 에너지 절감 방안 등 다양한 물 관련 연구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환경분야의 전담연구실 설치는 경주시가 전국 지자체에서 최초라는 점에서 이날 개소식은 화제가 되었다. 보통은 개발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이었지만, 경주시의 경우 물 관리에 대한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그 기술을 통한 이익을 발생시키려는 목적에서 수질연구실을 설치했다.
▲ 경주시가 지난 9일 에코물센터 내에 개소한 수질연구실. ⓒ연합뉴스

경주시 관계자에 의하면 “이곳에서 개발한 기술을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외화 획득은 물론 물산업에 대한 입지 구축을 통해 명실상부한 친환경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 포스트’지는 지난 1999년 물이 곧 황금산업이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블루골드(Blue Gold)’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지난 20세기가 ‘블랙골드(Black Gold)’, 즉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블루골드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것.

실제로 영국의 물 전문 리서치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0년 세계 물시장 규모가 4천828억 달러로 추정되는 한편 매년 4.9%씩 성장하여 2025년에는 8천650억 달러로 성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까지 세계 물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점유율은 약 0.4% 수준(2011년 기준)으로 미미하지만, 정부는 2017년 R&D 규모를 2012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하는 등 국내 물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근 각 지자체들이 세계 물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대구시, 물산업 특화단지 추진
현재 물산업 육성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지자체는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의 개최가 예정되어 있는 대구광역시다. 세계물포럼이란 세계물위원회(WWC)에서 3년마다 개최하는 행사로서, 국제기구 및 각국의 정상 등 주요인사와 민간기업·NGO의 물 관련 전문가 등이 참가하는 지구촌 최대의 물 관련 국제행사다.

이 행사는 전 세계의 다양한 물 관련 이슈들이 전문적으로 논의되는 토론의 장이면서 물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각국의 행동방안들이 도출되는 정치적인 협의와 함께 지역 간 물 분쟁 등 지역의 물 관련 이슈에 대한 해결방안 등이 논의되는 자리다. 아울러, 물 관련 기업의 첨단 기술 경연이 펼쳐지는 ‘물 엑스포(Water EXPO)’가 동시에 개최된다.

세계물포럼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물산업 선점을 동시에 노리고 있는 대구시는 물산업 특화단지를 조성해 개별기업 차원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연구개발 인프라 및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글로벌 물기업 육성 및 물산업 허브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달성군 국가과학산업단지에 조성될 예정인 특화단지에는 상하수도 핵심기술 개발, 실증실험, 양산, 판로개척 등 생애 전주기적 지원을 담당할 비즈니스 센터와 R&D센터, 부폼․소재단지, 연구․교육센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대구시는 특화단지 조성사업을 위해 내년도에 기본계획 용역을 완료하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한 대구광역시환경시설공단은 지난 10월 19일 ㈜포스코건설과 대구지역 물산업 육성에 적극 협력하기 위한 상호협력체계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함으로써, 환경기초시설의 설치 및 운영, 시운전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원천기술 개발과 기반 구축에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광주시, 국립물연구소 설립 움직임
광주광역시의 경우 물 관련 연구분야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국립물연구소를 광주에 설립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립물연구소는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 대응과 안정적 물 확보를 위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물산업의 국제경쟁력 우위선점을 지원하는 기관을 일컫는다.

지난 10월 26일 광주광역시는 국립물연구소의 광주 설립을 위해 전국 물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 22명을 위촉하고 제1차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자문위원은 대한환경공학회를 비롯한 국내 물 관련 학회장 3인과 수도권, 경상, 충청지역 교수진 12인, 환경단체 및 관련기업체 6인으로 구성됐으며, 광주과학기술원 주관으로 위원회가 운영된다.

자문위원회는 중앙정부에서 국립물연구소 설립 타당성조사 용역을 완료할 때까지 물 관련 기술 통합 연구기관으로서의 국립물연구소 설립 필요성을 개발해 중앙정부를 지원하고, 물산업 육성발전 및 원천기술 개발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광주시는 국립물연구소의 광주 설립을 위한 정책 개발 및 대정부 제안, 국회포럼 및 자문회의 개최 등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으로 광주과학기술원 및 대한환경공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오는 20일에는 국립물연구소의 설립 필요성과 R&D특구로 지정된 광주지역 유치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국회에서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지리적으로 수질오염 특성이 명확한 광주천과 영산강, 그리고 해양환경이 인접해 있어 물 관련 연구대상 지역으로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도시지역 중 최초의 비점오염원관리지역으로서 수질오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물연구소 설립시 활발한 연구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을 설립여건의 당위성으로 꼽고 있다.

대전광역시도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지난 2009년부터 3억3천만원을 투입해 한국수자원공사 및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의 MOU 체결, 물산업 클러스터 육성협의회 구성, 물산업 실증화 시범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9월에는 ‘대전시-이스라엘 물산업 교류 세미나’를 개최해 향후 이스라엘과의 업무협약 체결을 통한 연계 협력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9월 부산에서 열린 세계물회의에서 국제물협회(IWA)가 수여하는 물산업혁신상 분야의 글로벌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전력선을 통신선으로 이용한 통합원격검침시스템’ 연구의 창의성 및 우수성을 인정받아 이루어졌는데, 지난 2010년에도 국제물협회로부터 ‘명품 아리수 만들기 프로젝트’로 물산업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어 2회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11.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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