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4일 수요일

누구나 NASA 영웅 될 수 있어

누구나 NASA 영웅 될 수 있어

민간 우주비행시대의 개막(하)

 
보이지 않는 손이 얼굴과 가슴을 짓누른다. 시야가 흐려지면서 세상이 잿빛으로 바뀌고, 뇌는 산소를 달라고 아우성친다. “부탁 하나 할까요?”라고 도움을 청하자, 교관이 엄한 목소리로 “눈을 부릅뜨려고 노력하세요!”라며 인내를 요구한다.
▲ 이제 우주선 밖에서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우주항공기술은 발전했다. ⓒNASA
이 장면은 우주비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다는 인체원심분리기에 갇혀 우주비행조건을 구현하는 고중력 시뮬레이터 훈련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우주비행기 스페이스십2(SS2)를 타고 마하3의 속도로 비행하는 가상체험이다.

느낌은 실제 우주와 같다. 흉골을 통해 6배 중력이 느껴진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왕복선에서 받는 중력의 2배에 가깝다. 약 1분 뒤에 엔진이 꺼지면 체험자는 별들 사이를 미끄러지듯이 날아다니게 된다.

이곳은 필라델피아 외곽에 있는 민간시설인 미 항공우주훈련연구센터(NASTR). 자신의 몸이 과연 우주비행에 적합한지를 알아보는 중이다. 앞으로 닥칠 상업우주시대를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NASA 영웅처럼 될 수 있어
이제는 누구나 은하계를 탐험하고 거주하는 시대를 대비해 우주인 훈련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바야흐로 민간 우주비행시대의 개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10년 뒤인 2021년까지 시장규모가 매년 7억 달러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부분 부자들이지만 수백 명이 이미 예약을 해놓은 상태다. 1인당 요금은 9만5천~20만 달러로 상당히 비싼 편이다.

그러나 앞으로 비행선이 늘고 대중화 단계에 이르면 5만 달러, 심지어 1만 달러까지 요금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SS2를 개발한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이 첫 손님들을 우주로 올려보낸다.

고중력 훈련전문가들 필요해
NASTR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민간 우주산업에는 관광객을 보살피는 무중력 전문가, 연구자, 그리고 그들과 관련된 회사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닐 암스트롱에 이어 두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던 버즈 올드린과 같은 전문가가 될 필요가 없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의 종료로 NASA의 우주인은 지난 10년 동안 50% 넘게 줄었다. 우주왕복선(Endeavour)의 선장 마크 켈리가 가장 최근 퇴역을 신청한 우주인이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민간인을 지구궤도에 올려 보낸 스페이스 어드벤처스의 에릭 앤더슨 사장은 “머지 않아 정부의 우주비행사보다 민간회사 소속 비행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민간 기업 중 하나인 스페이스엑스(SpaceX)의 대변인 커스틴 브로스트 그랜섬(Kirstin Brost Grantham)은 민간 우주비행시대에 대해 “정부는 기술을 필요로 하고, 그런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게 돈을 지불하는 방식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많은 기업들이 그러한 기업이 되고자 경쟁에 돌입했다. 이들은 기술을 개발하고 장비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실제로 궤도 비행에서 성공을 거뒀다. 우주정거장으로 화물운송을 성공리에 끝마친 것이다. 이 밖에도 주목할 만한 기업들이 있다.

아마존 닷컴도 우주선 제작할 계획
워싱턴 켄트에 위치한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은 아마존닷컴 설립자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만든 회사다. 2011년 이 회사는 우주선 디자인 연구 자금으로 2천200만 달러를 수주했다. 회사는 화물과 승무원 모두를 운송할 원뿔 모양의 우주선을 제작할 계획이다.

콜로라도 루이스빌에 있는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Sierra Nevada Corp.)은 8천만 달러를 받았다. 우주선 디자인은 1980년대 초 나사의 컨셉과 비슷하다. 드림체이서(Dream Chaser)라 불리는 우주선은 미니어처 우주선과 상당히 유사하다.

텍사스에 있는 세계 최대 항공회사 보잉(Boeing)의 우주사업부는 로켓 제작에 관해 입증할 수 있는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이 회사는 비걸로 에어로스페이스(Bigelow Aerospace)와 협력해 모듈식 궤도 호텔을 제공하면서 우주여행 산업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유로 9천23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 밖에도 여러 회사들이 우주비행산업에 뛰어들었다. 애리조나 투손(Tucson)에 위치한 파라곤 스페이스 디벨로프먼트 코퍼레이션(Paragon Space Development Corp.)은 지급받은 140만 달러로 환경 제어 및 생명유지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콜로라도 센테니얼(Centennial)의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nited Launch Alliance)는 수주한 670만 달러를 활용해 큰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는 로켓 결함을 사전에 경보로 알려주는 감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이 시스템을 아틀라스 V(Atlas V)와 델타 IV(Delta IV) 로켓에 활용할 계획이다.

유타에 본사를 둔 알리안트 테크시스템스(Alliant Techsystems)는 2011년 NASA가 주최하는 제2회 상업용 우주개발 프로그램에 리버티(Liberty)로 불리는 로켓 디자인을 제출했으나 채택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고 정부 지원 없이 우주 비행선을 띄우기 위해 고체연료 로켓부스터를 개발해냈다.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은 회사는 스페이스X
▲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멜론 머스크는 민간우주비행시대를 여는 선두 주자다. ⓒ위키피디아
NASA가 직접적인 자금지원을 하지 않고 민간 벤처기업과 제휴를 맺는 방법도 있다. 한 예로, 나사가 로켓을 디자인하고 테스트하는 전문 지식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리버티의 설계 목표는 7명의 승객 운송, 또는 승무원과 화물의 다양한 조합이다. 또한 매우 단순하고, 본질적으로 안전하며 믿을 수 있는 로켓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은 기업이자 실질적인 궤도 운항 및 귀환에 성공한 기업은 스페이스엑스(SpaceX)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3억8천100만 달러를 수주했다. 또한 대체 우주선(replacement spacecraft) 제작이라는 획기적이고 중요한 단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추가로 1천500만 달러를 더 수주했다.

스페이스엑스는 승객을 운반하기 위해 고안된 드래곤(Dragon)이라는 캡슐과 캡슐을 발사하기 위해 팰콘(Falcon)이라는 로켓을 개발했다. 지난 스페이스엑스는 팰콘과 드래곤 시스템에 대해 9일간의 테스트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사실상 완벽한 발사를 한 뒤 우주선은 3일 동안 궤도를 비행하고 로봇 팔을 사용하는 우주 정거장에 도달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당시 드래곤이 화물을 실제로 운송했다는 점이다. 1천100파운드의 음식, 물, 장비가 드래곤을 통해 운송됐다.

“우주산업도 인터넷과 비슷한 길을 걸을 것”
더군다나 귀환 비행에서는 1천400파운드에 육박하는 낡은 우주정거장 장비와 몇몇 과학용 샘플을 적재했다. 우주정거장을 떠나 6시간이 지난 뒤 드래곤은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반도(Baja California Peninsula)에서 500마일 떨어진, 정확한 착륙지점에 착수(着水)했다. 이는 2010년 12월 솔로 테스트 미션을 완수한 이후 드래곤 캡슐의 성공적인 두 번째 테스트였다.

이렇듯 성공적인 스페이스엑스 미션은 상업적인 우주기업들이 점차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우주탐사의 새로운 시대가 개막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스페이스엑스의 CEO이자 설계 책임자인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이러한 상황에 흥미로운 지적을 했다.

“아마도 우주비행은 90년대 인터넷에 버금가는 것이 될 겁니다. 인터넷이 처음에는 정부의 노력으로 탄생했지만, 민간기업들의 도입으로 인터넷 시대가 도래한 것처럼 우주산업도 이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2.11.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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