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내 PC 환경, 어디서든 가질 수 있다?

내 PC 환경, 어디서든 가질 수 있다?

[인터뷰] 김대원 ETRI 박사

 
개인용 PC 환경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성운 박사팀이 클라우드 가상 데스크톱을 개발함으로써 해외출장 등으로 자신의 PC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개인 PC 환경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클라우드 가상 데스크톱은 한 대의 서버에 여러 개의 PC를 설치해 원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개인계정으로 로그온 하면 기존 자신의 PC와 동일한 환경을 가질 수 있다. PC가 물리적으로 내 옆에 있다는 것만 빼면 동영상 플레이와 게임까지 기존 PC 환경을 동일하게 가져갈 수 있는 기술로, 해외출장 중 한 번쯤 깜빡하고 자료를 갖고 오지 않아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편리 넘어 보안까지 확보

‘클라우드 DaaS 시스템 및 단말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본 연구는 지난 3년간의 연구노력 끝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 12일부터 미국 솔트 레이크시티에서 개최된 ‘슈퍼 컴퓨팅 2012’ 전시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국내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했다.
▲ 김대원 ETRI 박사 ⓒ황정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상 데스크톱 기술은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항목으로 일컬어지며 많은 기업에 의해 연구돼 왔다. 특히 이 기술은 국내 기업보다 외산업체에 의해 주도적으로 개발됐는데 이에 따른 높은 라이선스 비용과 구축비용으로 국내 시장 정착이 어려웠던 게 현실이다.

기술개발에 참여한 김대원 박사는 “가상화 기술은 해외기업들이 수십년 전부터 진행한 기술이다. 브이엠웨어와 씨트릭스,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이 현재 가상화 시장을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술로 이들 유수 업체의 제품과 거의 동일한 수준을 구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가상 데스크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언뜻 웹하드의 서비스를 연상하게 된다. 내 PC가 아닌 곳에서도 자료를 찾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웹하드 서비스 개념과 혼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웹하드는 파일이나 이미지 등을 저장하고 가져오는 서비스만 수행하는 데 그치지만 클라우드 가상 데스크톱은 원격으로 자신의 PC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설치·수행하고 심지어 개발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가 근본적으로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자신의 PC를 해외에서도 가질 수 있게 된 셈이다.

김대원 박사는 “본 기술은 데스크톱을 빌려주는 서비스 개념(DaaS, Desktop as a Service)으로 이해하면 쉽다. 내 PC환경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놓고 쓰는 개념으로, 원격지에서 PC를 활용할 경우 센터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별도의 관리도 필요 없으며 보안과 바이러스, 방화벽 차단에 있어서도 안전한 활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본 기술의 상용화 서비스에서 중요한 문제는 보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된 네트워크 이중화를 통해 내부적으로 회사에서 사용하는 망과 외부 망을 분리하여 설계했으므로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클라우드 가상 데스크톱은 국내 솔루션인 만큼 가격경쟁력에서 무엇보다 우위를 자랑하고 있으며 더불어 저렴한 가격과 함께 기능면에서도 우수성을 보이고 있다.

“가상화 연구가 미국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시중에 나온 제품들은 거의 미국 제품들이다. 따라서 라이선스 비용이 많이 들어 그동안 비용상 부담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 기술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만큼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또한 기능 역시 기존의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노후 컴퓨터 교체 비용도 절감
이 기술은 이미 노후된 컴퓨터를 교체해야 하는 업체에도 큰 이점이 된다. 컴퓨터를 교체하지 않고 클라우드 가상 데스크톱으로 기존 PC와 동일한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와 관공서 등의 기관에서는 사양이 낮은 PC를 대량 교체하는 것보다 비용을 훨씬 절감할 수 있어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 클라우드 Daas시스템 및 구현기술 개념도 ⓒETRI

“오래된 PC를 교체할 경우, 한 대에 70~80만 원 선이라고 해도 약 40대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3천2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우리 연구원의 가상 데스크톱을 이용하면 한 서버에 40대를 이용하는 비용으로 약 1천만원 정도만 소요하면 된다. 결국 삼분의 일 정도의 가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이 연구로 인해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 중에 어려움이 없던 것은 아니다. 김대원 박사는 “우리의 기술이 해외 업체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긴 하지만 후발주자인 것은 사실이다. 처음 연구 도입단계에는 수준을 비슷하게 맞추는 것이 힘들었다. 현재는 해외 업체와 비슷한 수준을 이루고 있으며 해외 업체에서도 고화질 동영상 플레이나 3D 게임을 일반 개인 PC에서만큼 매우 매끄럽게 구동하는 기술은 아직 부족한데, 누가 이 부분을 선점하느냐가 이 시장에서의 관건이 될 것” 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 기술은 20여 건의 국내·외 특허출원을 마친 상태며 해외 저널에의 논문도 8편 발표했다. 김대원 박사는 앞으로 사용 환경의 패턴이 달라지면 스마트워크(smart-work)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이 기술은 오는 2014년 상용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기술의 사용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를 주도한 김성운 박사는 “ETRI의 DaaS 기술은 기존 데스크톱 가상화 솔루션의 비용과 성능 한계를 극복한 사례”라며 “국내 기술 기반의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열어 가는 데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2.11.27 ⓒ ScienceTimes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