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미터급 위성 보유국으로 부상
(3) 국내 주도로 개발된 아리랑 3호
| 과학기술계에 있어 2012년은 다른 어느 해보다 빅 이슈가 많았던 해다. 한편에는 세계를 놀라게 한 연구 성과들이 이어졌고, 다른 한편에서는 스마트혁명이 지구촌을 몰아쳤다. 올해는 특히 창의성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한 해였다. 그 결과 과학교육 혁신을 위한 논의가 다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해를 마감하면서 사이언스타임즈가 나라를 놀라게 한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편집자 註] |
2012 10대 뉴스 지난 5월 18일 새벽 1시 39분 일본 규슈 남단의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기지에서 우주로켓 H2A가 불을 뿜으며 하늘로 치솟았다. 16분 후인 새벽 1시 55분 필리핀 남동부 해상의 676.35㎞ 상공에서 H2A에 실린 위성 가운데 하나가 분리됐다.
분리된 위성은 새벽 2시 20분경 남극 트롤기지와 첫 교신을 한 데 이어 새벽 3시 9분에는 노르웨이 스발바드섬 지상국과 두 번째 교신에 성공했다. 발사 후 1시간 40분 후인 새벽 3시 18분에는 한반도 상공에 진입,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내에 있는 국내 지상국과 교신하여 태양전지판이 정상적으로 전개되고 위성체의 전반적인 상태가 양호한 것이 최종 확인됐다.
아리랑 3호에 탑재된 전자광학카메라는 지구로부터 685㎞ 고도에서 70㎝ 크기의 물체를 한 개의 점으로 인식하는 해상도를 갖추고 있다. 쉽게 말해 지상의 승용차가 대형인지 소형인지까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서브미터급 위성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다. 카메라 내부에는 직경 약 0.7m 크기의 주반사경을 비롯한 총 4개의 반사경이 있으며, 수집된 빛 정보를 전기 신호정보로 변환해주는 CCD 조립체가 포함된 초점면 조립체(FPA: Focal Plane Assembly)가 카메라 내부에 장착돼 있다. 아리랑 3호의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이스라엘에 이어 상용으로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서브미터급 위성을 가진 나라가 됐으며, 군용위성까지 포함하면 세계에서 여섯 번째다. 특히 아리랑 3호에는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고정된 자세로 촬영하는 아리랑 2호와는 달리 궤도 내에서 원하는 지역을 선택해 촬영하는 급속 기동 촬영 기능이 있다. 기동성이 없는 위성의 경우 한반도의 중심 위를 지나면서 비행경로 바로 아래에 있는 지역에 대한 촬영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기동성을 가질 경우 현 위치에서 각도와 자세를 신속하게 변경해 비행경로 아래쪽 일정 범위 내의 원하는 특정 지역을 골라 촬영하는 다중지역 촬영이 가능하게 된다. 이외에도 기동성을 갖춤으로써 동일지역의 앞면과 뒷면을 같은 비행경로에서 촬영하여 스테레오 영상을 만들 수 있고, 특정지역을 집중적으로 촬영하는 광대역 촬영이 가능해졌다. 아리랑 3호는 이 같은 기동성 보완을 위해 길이가 짧은 고정식 태양전지판 3개를 갖춘 형태를 채택했다. 위성 본체와 카메라를 국내 주도로 개발한 첫 위성 또한 아리랑 3호는 위성 본체와 고성능 카메라를 우리나라 주도로 개발한 첫 위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99년 12월에 발사된 아리랑 1호는 미국 TRW사와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2006년 7월에 발사된 아리랑 2호는 카메라만 이스라엘 ELOP사와 협력해 개발했다.
아리랑 3호는 4년간 685㎞ 상공에서 98분 주기로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반 돌며 공공안전, 국토 및 자원 관리, 재난 감시 등에 활용되는 고해상도 영상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는 시간은 새벽 1시 30분과 오후 1시 30분 전후이다. 아리랑 2호가 한반도를 촬영하는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 30분 전후인데, 이로써 지상관측의 공백을 줄일 수 있는 효과를 보게 되었다. 정상궤도에 무사히 진입한 아리랑 3호는 해상도 70㎝급의 첫 영상을 성공적으로 촬영해 보내왔다. 지난 6월 14일 공개된 울릉도 저동항 사진에서는 주택과 도로 구분이 명확하며 주차된 차량과 지붕 색깔도 또렷이 구분할 수 있었다. 특히 저동항 주위를 둘러싼 산들의 색상이 자연 상태 그대로 보인다는 점에서, 주택과 도로의 구분이 쉽지 않고 영상이 뭉개지는 현상도 있는 아리랑 2호의 사진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최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3호 발사와 관련해서도 아리랑 3호는 큰 활약을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1월 초 미사일 부품으로 추정되는 화물을 실은 열차가 평양 인근 병기공장을 출발해 동창리 기지로 이동하는 정황을 아리랑 3호가 포착했던 것. 아리랑 3호는 동창리 기지 내 발사장에서 실시한 여러 차례의 로켓엔진 연소실험도 포착해 미국과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정찰위성과 함께 아리랑 3호의 이런 활약 덕분에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준비에 착수한 징후를 판단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달 7일에는 아리랑 3호가 동창리 기지의 은하3호 발사 준비 상황을 촬영한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에 의하면 발사대 주변에 공기압축령 트럭과 유조용 트럭이 대기 중이고 지상 발사지휘소와 숙소로 추정되는 건물 옆에 트럭과 지원차량 등이 주차되어 있어 발사대 인근의 연료저장소에 로켓 연료를 채우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의 갑작스런 은하 3호 발사 이후 아리랑 3호는 발사장인 동창리와 서해, 휴전선 일대를 샅샅이 훑으며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하는 등 ‘국군의 눈’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 고가 위성영상 시장 진출 발판 마련 한편 지난 11월에는 아리랑 3호가 촬영한 위성사진에 대한 해외 고가 위성영상 시장 진출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아리랑 3호의 위성사진 판매를 대행할 사업자로 국내 위성개발회사인 쎄트렉아이를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판매대행 계약을 체결한 것.
해상도 1m 이상의 위성사진과 달리 해상도 1m 미만의 서브미터급 사진은 정밀 관측이 가능하므로 고가로 분류되는데, 앞으로 아리랑 3호의 위성사진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고가 위성영상 시장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아리랑 2호의 경우 지난 2007년부터 위성영상 시장에 진출해 대만, 아랍에미리트, 유럽우주국 등에 2천200만 달러 상당의 직수신권 판매 및 26억원의 개별영상 판매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전천후로 지구영상을 얻을 수 있는 레이더위성인 아리랑 5호를 내년에 발사할 예정이며, 적외선 카메라와 해상도 55㎝급 초고해상도 광학카메라를 장착한 아리랑 3A호 등을 개발 중이다. |
저작권자 2012.12.14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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