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느끼는 여유와 성찰
기술인문융합창작소의 미디어아트
미디어아트가 신규 예술 분야로 자리매김 하면서 다양한 작품이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기술과 인문의 융합이라는 기치 아래 구상된 작품의 전시회가 열렸다. 융합의 가치와 방법을 연구하는 지식경제부 산하기관인 기술인문융합창작소의 미디어아트 교류회가 지난 6개월 동안 연구한 결과물을 공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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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인문융합창작소에서 ‘산수(山水)’라는 제목의 미디어아트 전시회를 열었다. 사진은 김혜경 작가의 ‘Media_臥遊’라는 작품. ⓒ기술인문융합창작소 |
‘산수(山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동양의 산수에 대한 이해와 역사 속에서 산수가 인간에게 제시하고자 했던 의미를 되돌아보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으며, 미디어아트의 다양한 기법에 접목해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7명의 국내 신진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최병권 작가는 “동양에서 산수는 외형도 있지만 ‘산’과 ‘수’가 갖는 각각의 속성이 있다. 이것을 일치하려고 노력했다”며 “산은 공간적 개념으로 웅장하고 거대한 특성을 지니고 포용력과 어짐을 의미한다. 물은 위에서 밑으로 즉 낮은 곳으로 끊임없이 흐른다는 속성이 있다. 또한 인류 삶의 기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은 여성의 시대’로 표현
이러한 그의 생각은 작품 속에 미국과 캐나다 국경 사이에 있는 나이아가라폭포를 배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미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현대 세계 문명의 중심으로 나이아가라폭포가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최 작가는 말했다. 또한 폭포가 웅장하게 치고 나오는 기세를 에너지를 봤고 이것을 디지털 사회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로 표현했다.
앞으로 최 작가는 폭포를 소재로 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일명 폭포 시리즈로 후속 작품의 배경은 백두산이다. 최 작가는 우리나라의 중심을 백두산으로 생각한다며 "작품 속에 신화를 가미하거나 분단에 따른 아픔을 내재하는 등 다양한 내용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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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권 작가의 작품 ‘mannequin’ ⓒ기술인문융합창작소 |
한편 최 작가가 이번에 선보인 작품의 제목은 ‘mannequin’으로 디지털족이 산수를 즐기는 삶을 구상화했다. 디지털족은 여성중심의 무리를 뜻한다. 디지털 시대를 여성 중심의 사회로 본 것으로 이 사회에는 남성이 거의 없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힘의 중심축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이동했고 여성이 남성을 이끌면서 남성의 모습은 점점 왜소해져 간다는 것의 그의 설명이다.
최 작가는 “인문과 기술의 융합이 메가트렌드 성격을 갖는데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가 이에 일치해 참여하게 됐다”며 “아날로그적인 산수의 속성을 실제로는 점점 느끼기 어렵고 모니터를 통해 접하게 되는데 이를 미디어아트로 잘 구현해내도록 앞으로 작업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유진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소감에 대해 “아주 전통적인 예술의 큰 모티브가 되어온 산수를 현대적 포맷인 미디어아트로 어떻게 풀 수 있을까에 흥미를 갖게 됐다”며 “통상 작품을 만들 때 작가 혼자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고 이 때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곤 하는데 이번에는 서로 작품을 공유하면서 작품 발전에 영향을 받은 점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에너지를 소리와 빛으로 구현
전 작가가 선보인 ‘Waves’라는 작품의 특징은 사운드가 주축이 된 미디어아트라는 점이다. 먼저 사운드를 작곡하고 영상을 확보한 케이스로 영상은 촬영을 하거나 그래픽 작업을 통해 구현했다. 사운드를 얻기 위해 직접 산속에 가서 녹음을 하기도 했다.
그는 “숲 속에서 특별한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다. 벌레가 우는 소리와 물이 흐르는 소리 그리고 나뭇가지가 바람에 움직이면서 나는 소리 등을 담아서 이것을 앰비언스(ambience)로 깔았다. 그 후 튀지 않는 멜로디를 만들어 앰비언스에 녹아들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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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유진 작가의 작품 ‘Waves’ ⓒ기술인문융합창작소 |
이렇게 표현한 이유는 소리를 통해 산수에서 느끼는 감정이 표현된다고 봤기 때문. 산수를 피상적으로 멀리서 보는 것이 아니라 풍경 안에 내재된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했고, 그래서 풍경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 속에 있는 느낌을 부여하려고 했다고 전 작가는 작품의 기획의도를 말했다.
이어 등산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등산을 가는 것이 건강 증진 측면과 등산이라는 체험 외에 에너지와 기운을 얻는 것도 있다고 봤다”며 “이 에너지와 진동과 파장으로 이뤄진 소리 그리고 빛 사이의 접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의 작품은 현대적인 방식으로의 ‘산수의 예술적 체험’에 초점을 뒀다. 독립적인 공간 연출과 HMD(Head Mounted Display)를 이용한 전시방식을 택했다. HMD는 통상 영화를 보는 등 엔터테인먼트에 활용된다. 누구나 사용하는 일상적인 기기로 다른 방식을 풀어내, 이를테면 예술 작품을 경험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 전 작가의 생각이다.
동일한 표현을 하면서 매체를 다양화해 포맷을 달리하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는 전 작가는 앞으로 HMD 외에 다양한 기기를 가미해 관객과 상호작용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계획이다. 또한 소리를 내는 조형물 등 사운드 중심의 작품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2012.12.20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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