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8일 금요일

학교와 공부가 즐거워지는 STEAM

학교와 공부가 즐거워지는 STEAM

10대 뉴스 (10) 융합인재교육 실시

 
과학기술계에 있어 2012년은 다른 어느 해보다 빅 이슈가 많았던 해다. 한편에는 세계를 놀라게 한 연구 성과들이 이어졌고, 다른 한편에서는 스마트혁명이 지구촌을 몰아쳤다. 올해는 특히 창의성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한 해였다. 그 결과 과학교육 혁신을 위한 논의가 다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해를 마감하면서 사이언스타임즈가 나라를 놀라게 한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편집자 註]
2012 10대 뉴스 각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조사하면 우리나라는 언제나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린다. 2007년 실시한 ‘제3차 수학·과학 성취도 비교연구(TIMSS)’에서는 싱가포르, 대만, 일본에 이어 4위에 올랐다. 2009년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는 중국과 핀란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 우리나라는 높은 학업성취도에도 불구하고 자발성과 자신감이 낮아 새로운 교육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ScienceTimes
그러나 자발성이나 자신감을 이야기할 때는 하위권으로 뒤처지기 일쑤다. 과학에 대한 흥미를 조사한 2006년 PISA 결과에서는 57개국 중 55위를 기록했다. 2007년 TIMSS에서는 수학 과목에 대한 자신감과 즐거움이 50개국 중 43위였고 과학 과목은 자신감 27위, 즐거움 29위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공부를 잘 하고 또 열심히 하지만 재미있지 않아서 스스로 즐겁게 공부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수학과 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높이려는 고민 속에서 융합인재교육(STEAM)이 출발했다.

기존 교육에 예술적 감성 결합해 창의인재 기른다
지난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제2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2011~2015)’을 발표하며 “초·중등 교육단계부터 STEAM을 통해 우수 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STEAM은 과학(S), 기술(T), 공학(E), 수학(M)을 합친 미국의 STEM 교육에 예술적 감성(A)을 결합한 융합인재교육이다. 융합형 미래인재를 길러낸다는 의미로 ‘한국의 다빈치 교육’이라 불리기도 한다.

기존의 과학교육은 학생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쉽고 재미있게 구성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융합이라는 미래 트렌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존 지식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실생활의 문제는 어느 한 분야의 지식만으로는 풀 수 없으므로 여러 학문을 자연스럽게 결합시키는 ‘융합적 소양’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지식, 상상력, 인간의 감성까지 아우를 수 있는 균형 감각도 필수적이다. 기존의 수학과 과학 과목에 예술 요소를 포함시키면 순수예술 뿐만 아니라 인문교양까지 폭넓게 다루게 되어 사고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 융합인재교육(STEAM)의 학습 준거 틀 ⓒ한국과학창의재단

학습 효과를 높이려면 교과서에 정립된 학문 개념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학생 자신과의 관련성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 우선이다. 학습내용이 나의 생활과 상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사회 어느 분야에 쓰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느꼈다면 스스로 해결방법을 고안해 실험하는 단계가 이어진다. 해답을 얻는 데 성공한다면 더 어려운 문제에도 자발적으로 도전하게 된다. 이렇게 ‘상황 제시’, ‘창의적 설계’, ‘성공의 경험’의 3단계로 이어지는 전체 과정이 STEAM의 학습 준거틀이다.

교사 연수와 교육콘텐츠 보급으로 수업의 질 높여

STEAM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함으로써 스스로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져 답을 찾아내게 해야 한다. 해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다양한 과목의 교사가 한 교실에 들어가는 팀티칭 방식이 효과적이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나 창의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으므로 수업 전에 교사들이 모여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여러 과목의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융합형 교안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학교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에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은 전국의 학교와 교사를 대상으로 ‘STEAM 리더스쿨’과 ‘STEAM 교사연구회’를 선정하고 지원해 왔다. 리더스쿨은 전체 수업의 20퍼센트 이내에서 학교 교육과정을 STEAM형으로 재편성하고 선도적인 학교 운영 모델을 육성한다. 교사연구회는 교육전문가를 초빙해 현장에 적용 가능한 STEAM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한다.

지난해에는 리더스쿨과 교사연구회가 16개와 47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각각 80개와 170개로 늘어나면서 STEAM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파이오니어연수, 입문연수, 기초연수, 심화연수 등을 통해 3만8천여 명의 교사를 STEAM 선도그룹으로 육성하면서 학교의 분위기도 점점 달라졌다. 우수교원을 대상으로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와 NASA 우주센터를 방문하는 해외연수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의 STEAM 교육 수준이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얻게 되었다.

아울러 초·중등용 ‘STEAM 교육 따라잡기’, ‘손에 잡히는 STEAM 교육’ 가이드북, 설계 기반 교육 프로그램인 ‘인지공학자 되기’와 ‘로봇공학자 되기’ 등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발간해 수업의 뼈대를 구성할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교사 워크숍, STEAM 페어, 미래형 과학교실 모델 개발 등 인프라와 콘텐츠 개발을 적극 지원했다.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달라졌어요

지난 2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융합인재교육에 대해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최근 조사에 따르면 STEAM 운영 학교가 일반 학교보다 과학에 대한 흥미가 높게 나타났으며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도 현저히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자습을 요구하며 문제집 풀이에만 몰두하던 인문계 학생들도 태도가 달라졌다. STEAM 수업을 통해 스스로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이다. 과학은 어려워서 싫다며 무조건 거부하던 학생들이 스스로 과학 분야의 책을 찾아서 읽기 시작한 것도 놀라운 변화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모든 단위 학교에서 STEAM 교육이 실현되는 것을 목표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교사·학생용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초등 1,2학년과 중등 1학년을 대상으로 교육과정, 교과서, 교사용 지도서에 STEAM의 교육개념이 반영되도록 하며 2015년에는 초·중등 전 과정에 STEAM을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도 내년부터는 모든 초등학교 학교교육계획 수립 지침에 STEAM 교육을 삽입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수업에 대한 열정을 되찾은 교사, 공부의 즐거움을 알게 된 학생, 학교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학부모. 융합인재교육이 만드는 희망과 긍정은 내년에도 전국 각지로 퍼져나갈 예정이다.

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2.12.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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