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 분야 등에서 큰 도약
(4) 2012년 과학기술 핵심 성과
| 과학기술계에 있어 2012년은 다른 어느 해보다 빅 이슈가 많았던 해다. 한편에는 세계를 놀라게 한 연구 성과들이 이어졌고, 다른 한편에서는 스마트혁명이 지구촌을 몰아쳤다. 올해는 특히 창의성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한 해였다. 그 결과 과학교육 혁신을 위한 논의가 다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해를 마감하면서 사이언스타임즈가 나라를 놀라게 한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편집자 註] |
2012 10대 뉴스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2012년에도 과학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성과들이 많이 발표됐다. 올해 특히 주목을 끌었던 핵심 연구성과들을 정리해 본다.
나노기술로 단백질 구조변화 측정 (2월 8일) 금 나노 입자를 이용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의 변화를 측정하는 새로운 기술이 서울대학교 이종협 교수팀과 서강대학교 강태욱 교수팀에 의해 개발되었다. 연구팀은 금 나노 입자가 20nm 이하에서는 붉은색을 띠다가 나노 입자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나노 입자의 상호작용에 따라 점점 짙은 보라색을 띠는 성질에 착안해 금 나노 입자에 SOD1 단백질을 고정시켜 센서를 제작한 후 SOD1 단백질이 응집함에 따라 금 나노 입자의 변하는 색을 감지했다. 즉, SOD1 단백질이 응집체를 만들면서 금 나노 입자도 같이 응집해 수용액의 색이 붉은색에서 단계별로 점점 짙은 보라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육안으로 관찰한 것. SOD는 인체 내 활성산소를 산소와 과산화수소로 바꾸어 주어 독성으로부터 세포를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데, SOD의 변화는 루게릭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를 통해 단백질 응집체의 변화 양상을 관찰함으로써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 파악 및 조기진단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신경세포 주변에 특정 단백질이 쌓여 나타나는 치매, 알츠하이머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 나노소재사업단’, ‘WCU육성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 2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중성미자 변환상수 측정 (5월 10일)
이 연구성과는 ‘Physical Review Letter’에 2012년 4월 2일에 투고하여 5월 11일에 출간되었는데, 중국의 실험 결과가 그보다 앞선 4월 27일에 출간됨으로써 아쉬움을 낳았다. 비록 중국이 먼저 결과를 내놓았지만, 실험 준비 기간이 긴 연구이고 실제로 국내 연구진이 먼저 실험에 착수했기에 마지막 변환상수 발견에 동등한 업적으로 간주하고 있어 매년 모든 소립자 성질의 측정결과를 모아 발간하는 ‘Particle Data Book’에 나란히 실리게 됐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다른 물질과 상호 작용하지 않아 ‘유령입자’라고 불리는 중성미자는 전자·뮤온·타우 등 3가지가 있는데 시간에 따라 서로 바뀌는 현상이 나타난다. 뮤온-타우 변환상수(100%), 타우-전자 변환상수(80%)는 오래 전 확인됐으나 전자-뮤온 변환상수는 서로 바뀌는 변환 비율이 15% 미만으로 작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SRC)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휘어지는 초박막 분자전자소자 개발 (7월 11일)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이탁희 교수와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박성준 박사과정생 등은 1~2나노미터의 자기조립단분자막을 이용해 극심하게 휘어져도 기능과 성능이 모두 안정한 아주 얇은 분자전자소자를 개발했다.
나노 크기의 휘어지는 이 유기전자소자는 반복적인 휨 현상이나 다양하게 휘어진 환경에서도 전기적 전도 특성이 안정적으로 제어됐다. 또 점차적으로 휘거나, 매우 심하게 혹은 다양한 형상의 휨 환경에서도 안정적이고, 1천 회 이상의 반복적인 휨테스트에서도 고유의 상태를 유지했다. 분자전자소자는 나노미터 수준으로 매우 작은 분자 크기의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전자소자의 핵심 구성요소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크기가 작고 자기조립공정이 가능해 고집적·저비용의 전자소자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분자전자소자는 대부분 딱딱한 기판 위에서 만들기 때문에 휘어질 수 없었으며, 휘어지는 유기전자소자는 두께가 수 마이크로미터여서 상대적으로 큰 게 단점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NCRC)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결과는 나노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Nature Nanotechnology’에 게재되었다. 외부 자극 감지하는 센서 개발 (8월 6일)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서갑양 교수팀은 사람 피부의 섬모처럼 외부 자극을 감지하는 나노미터 크기의 고분자 섬모가 붙은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센서는 저렴한 공정으로 제작된 고분자/금속 나노 섬모를 결합해 제작방법이 간단하고, 아주 작은 자극도 감지할 수 있으며 기존에 개발된 센서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넓은 면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하나의 미세 패턴 구조로 만들어져 사람의 피부처럼 누르거나 당기고 비트는 감각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으며, 1만 회 이상 반복적인 강한 압력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간단한 회로 설계를 이용해 총 64개의 작은 센서로 공간을 분할할 수 있어 사람의 피부와 매우 흡사하다. 그리고 눈 깜짝할 시간에 일어나는 작은 물방울의 충돌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고, 손목에 센서를 넣어 맥박의 변화와 혈관의 압력 차이 등 미세한 생체신호를 관찰할 수 있어 휴대용 의료기기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도약연구) 및 선도연구센터(ERC)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결과는 나노기술과 재료 분야의 학술지인 ‘Nature Materials’에 게재됐다. 광학현미경으로 그래핀의 특성 관찰 (10월 4일)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이영희 교수팀은 지금까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그래핀 조각의 경계면과 크기 분포를 일반 광학현미경으로 동시에 관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래핀은 흑연의 표면층을 한 겹만 살짝 떼어낸 나노미터 크기의 탄소물질로 전기 전도성과 전하 이동도가 높고 응용 가능성이 많아 꿈의 신소재로 불리고 있다.
연구팀은 우선 습도가 조절된 공기를 자외선에 노출시켜 활성화된 산소와 수분 등으로 그래핀 조각의 경계면을 산화시키고, 더 나아가 경계면에 형성된 칠각형에 침투하여 경계면 바로 아래에 있는 구리기판을 선택적으로 산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산화된 구리기판의 영역 범위를 자유자재로 늘릴 수 있어, 폭이 수백 나노미터가 되면 고가의 투과전자현미경을 사용하지 않고도 단순한 일반 광학현미경(해상도 1마이크로미터)으로도 관측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때 금속산화막은 오직 그래핀 조각들의 경계면 주변에만 형성되기 때문에 그래핀 조각들의 경계면 분포도 관측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선택적인 친수성기의 확산은 수분이 있을 때만 가능하며, 구리기판의 조각 경계면이나 그래핀의 주름 등으로 확산되지 않아 그래핀 조각의 경계면 분포만을 관측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WCU 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지에 게재됐다. |
저작권자 2012.12.17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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