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6일 수요일

‘여수엑스포 키즈(Kids)’가 자란다.

‘여수엑스포 키즈(Kids)’가 자란다.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이끌 해양인재 육성 시급

 
▲ 강정극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한국해양과학기술원
2012년을 뜨겁게 달군 핫 이슈는 아무래도 가수 ‘싸이’와 ‘강남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이 한 곡의 노래로 동양의 평범한 가수가 일순간 세계적인 스타로 도약하게 되었으며,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도 동반상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2년 대중문화계의 최대 이슈가 ‘강남스타일’이었다면, 2012년 해양계의 최대 이슈는 바로 ‘여수세계박람회’였다.

2012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남해안의 작은 도시 여수에서 열린 ‘2012 여수세계박람회’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한 ‘해양엑스포’였다. 특히, 바다 위에 지은 해상전시관인 ‘주제관’과 ‘해양베스트관’은 전시콘텐츠 측면에서 여수엑스포의 주제를 가장 잘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아름다움도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또한, 수몰 위기에 처한 투발루 총리가 외친 ‘여수선언’의 메시지는 해양환경 보전의 중요성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해양을 주제로 한 여수엑스포가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이유는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아우르는 화두가 바로 ‘해양’이기 때문이다. 바다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산소는 물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양을 조절하여 기후변화의 조절자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다가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지구촌 곳곳에서 수많은 기상이변이 일어나게 될 것이며, 우리는 이미 이를 경험하고 있다.
▲ 여수엑스포에서 '해양베스트관'을 관람중인 참가학생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바다는 또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자원들을 무궁무진하게 지니고 있는 지구의 보물창고이다. 조력발전, 조류발전 등의 청정해양에너지는 물론 석유, 망간 등의 해저광물자원이 육상보다 훨씬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게다가 바다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의 80% 이상이 살고 있으며, 인류가 섭취하는 단백질의 16%는 이들이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 세계 인구 중 대다수가 바다에 인접한 연안에 거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교역량의 90% 이상이 바다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 바다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중한 삶의 터전이자 미래의 희망인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바다를 안전하게 보전하고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학기술 분야가 바로 ‘해양과학기술’이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비해 해양과학기술 분야를 이끌어 갈 인재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공계 기피현상과도 무관치 않지만, ‘해양’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체계적인 인력양성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이 더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2012년 7월 1일, 종합 해양연구기관인 한국해양연구원(KORDI)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으로 확대 개편하고 해양 분야 전문인력 양성 기능을 수행토록 하였다. 그 첫 단계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한국해양대와 공동으로 해양과학기술전문대학원(OST-School : Ocean Science and Technology School)을 운영키로 하고, 2013학년도 석사 과정 신입생을 선발하였다.
▲ 해저 바닥에서 활영한 망간단괴와 심해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을 주제로 한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 그리고 해양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과 연구기관 간의 협력 등은 이미 눈앞에 닥친 치열한 ‘해양 경쟁시대’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에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프로골퍼 박세리 선수를 롤모델 삼아 성장한 ‘박세리 키즈’가 세계 최고의 골퍼로 성장하고, ‘2002 한일 월드컵’의 감동을 마음에 담고 자란 어린 선수들이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의 신화를 일군 것처럼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강렬한 인상과 메시지를 기억하는 ‘엑스포 키즈’가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이끄는 해양인재로 성장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와 기성세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양인재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강정극(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저작권자 2013.02.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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