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6일 수요일

STEAM, 소외계층을 보듬다

STEAM, 소외계층을 보듬다

지역아동센터 및 장애학생 등으로 확산

 
지난해 11월 10일 경기 광교테크노밸리에 소재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는 ‘Dream Talk 콘서트’라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융합과학기술과 청소년의 꿈이 만난다는 컨셉트로 기획된 이 행사에서는 과학자들의 주제강연과 더불어 오르간과 가야금, 해금 등이 함께 하는 융합공연, 지역아동센터의 밴드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어서 진행된 2부 순서에서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생들의 재능기부 동아리인 ‘STEAM UP’이 진행하는 각종 STEAM 프로그램들이 선보였다. ‘나만의 애니메이션 만들기’를 비롯해 ‘반도체칩 공정에 사용되는 나노 두께의 박막 만들기’, ‘직접 만들어보는 전자음악’, ‘청소로봇 만들기’ 등이 바로 그것.
▲ 2012 융합인재교육(STEAM) 성과발표회에서 고교생과 어린이들이 STEAM 교육자료를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초청된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아동센터 이용 청소년 100여 명은 다양한 STEAM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꿈에 대해 용기를 얻고 일상생활에서 할 수 없는 과학실험을 하게 되었다며 즐거워했다.

이 행사는 작년 초 부스러기사랑나눔회가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부터 ‘상반기 과학문화 민간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과 STEAM 교육 활성화 및 교육기부 MOU를 체결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빈곤 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롤 모델을 제시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과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이 같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흔히 STEAM 교육이라고 하면 영재학교나 일반 학교에만 적용하는 융합인재교육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STEAM 교육이 소외 계층의 청소년들에게도 확산되고 있어 해당 학생 및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장애 학생들에게 STEAM 교육 실시해
지난 1월 14일부터 25일까지 청주교육지원청 특수직업 교육실에서는 청주지역 지적장애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STEAM으로 체험하는 지적 장애학생 과학교실’이 열렸다. 이 프로그램은 원래 청주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가 특수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동안 장애학생들의 돌봄 기능을 강화하고 장애 퇴행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였다.

그런데 지진과 화산활동, 우주와 천문대, 날씨와 기후 등의 주제로 눈의 생성, 화산의 분출, 일식과 월식 등의 실험 활동을 직접 조작하고 체험하는 STEAM 프로그램을 통해 지적 장애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경기도 수원에 소재하는 자혜학교는 전국 최초로 STEAM을 장애 학생에게 적용한 케이스이다. 지난해 11월 27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제7회 자혜 꿈나무 정보경진대회에서 ‘오늘은 스마트 융합교육이다’라는 주제로 장애학생 대상의 STEAM 교육을 시행한 것.

이 프로그램은 장애학생과 학부모 등 4인이 1조로 모둠을 이룬 다음 과제를 받아 출발해 정해진 시간 동안 과학관의 주요 테마를 찾아다니며 필요한 정보를 스마트 기기로 얻어서 주어진 과제를 푼 후 그 결과를 전송하는 방식의 교육이다.

STEAM 교육의 취지에 맞게 결과나 지식보다는 과정과 활동에 중심을 둔 것이 특징이며, 모둠의 4명이 모두 참여해야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해 장애학생들이 소외되지 않고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STEAM 교육으로 사회공헌 활동
STEAM 교육을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도입해 농어촌 및 도서 산간 지역 등의 소외지역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BMW 그룹 코리아의 비영리 재단법인인 BMW 코리아 미래재단이 바로 그곳.

이 재단에서는 어린이들이 자동차를 매개로 기초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친환경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길러주기 위한 ‘주니어 캠퍼스’를 지난해 12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주니어 캠퍼스는 STEAM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이 융합된 교육 콘텐츠와 자기주도식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문제해결력을 스스로 기를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도서 산간 지역까지 직접 방문할 수 있는 이동식 차량에서 자동차 기본 구조에 대한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자동차 안전 상식에 대한 퀴즈, 체험 미션을 통한 동력전달장치의 에너지 전환, 기어의 조합에 따른 속도 변화의 원리, 노면진동 완화장치의 원리, 무게중심에 따른 저항과 마찰력의 원리 등 자동차에 숨겨진 과학원리를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다.

우리 사회 내의 교육 격차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전국의 초등학교 3학년~6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며, 학교(분교 포함) 및 아동복지시설, 다문화가정센터, 어린이도서관, 병원 등의 단체에서 신청 가능하다.
▲ 필리핀 학생들에게 재능기부로 STEAM 수업을 진행했다. ⓒ대한민국인재연합회
한편, 우리나라의 STEAM 교육이 필리핀 학생들에게 재능기부 형식으로 제공돼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월 23일부터 8박9일 동안 필리핀 현지학교인 ‘Uni Hope Methodist School’과 마닐라 명성교회의 한인학교, 리잘주립 과학고등학교를 방문한 KAIST의 STEAM 미래과정팀과 특허청 청소년발명기자단의 초·중학생들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정다면체의 변화, 깍은 정이십면체 축구공 만들기’, ‘지레의 원리를 이용한 가제트 로봇팔, 와이퍼 만들기’, ‘바람을 이용한 대체에너지, 탄성의 원리를 이용한 투석기 만들기’ 등의 STEAM 프로그램을 필리핀 학생들과 함께 했다.

이 프로그램들을 위해 봉사 학생들은 스스로 3개월 동안 기획하고 준비했으며, 총 12번의 강의도 학생들이 모두 직접 진행했다. 이 봉사 활동은 대한민국인재연합회 회원들과 4D수리과학창의연구소, ㈜두산동아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이들을 총괄한 정희윤 대한민국인재연합회 사무총장은 “이런 행사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힘들지만 매년 방학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학생들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02.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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