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한국의 미래를 입력한다
기후변화와 지구촌의 대응 (상)
| 온실가스와 탄소 배출량을 줄여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채택된 ‘교토의정서’의 기한이 지난해 말일에서 2020년으로 연장되었다. 그러나 주요 강대국들이 감축 대상에서 제외됨으로써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와 더불어 지구촌 곳곳의 반응과 노력을 살펴본다. [편집자 註] |
지난해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8차 총회(COP18)는 교토의정서를 2020년으로 8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 일본, 러시아, 뉴질랜드가 감축의무를 거부하고 캐나다가 탈퇴를 선언하는 등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아직은 교토의정서 대상국이 아니지만 중국, 인도와 함께 2020년부터 감축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2020년 이후를 얼마나 대비하고 있을까. 최근 영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완성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세계 세 번째로 ‘2050년 온실가스 계산기’ 완성 지난 2009년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1990년 대비 30퍼센트, 2005년 대비 4퍼센트까지 자발적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세부적인 실행계획 없이는 이행이 어려울 정도의 높은 목표치다. 이에 세종대학교 기후변화센터는 가정, 기업, 정부를 포함한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직접 설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2050년 에너지 수급 및 온실가스 배출경로 계산기’를 개발해 지난 10일(목)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개했다. 지난 2010년 영국 에너지기후변화부(DECC)가 개발한 ‘2050년 배출경로 계산기(2050 Pathways Calculator)’의 뼈대를 이용하되 세부자료는 40여 명의 국내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 우리나라의 실제 데이터를 탑재했다. 에너지 수급, 온실가스 배출량 현황, 인구 및 경제 전망, 재생에너지 잠재량 등 40개의 세부 부문을 사용자가 직접 설정해볼 수 있다.
클릭 몇 번이면 2010년부터 2050년까지 5년 간격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그래프, 표, 애니메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정부 정책결정자와 산업계뿐만 아니라 학계, 시민단체, 일반인들도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쉽게 활용하도록 △전문가 △일반인 △청소년 등 3가지 버전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노력 수준과 방법에 따라 다양한 조합 가능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감축하려면 △교통, 가정, 상업, 산업의 에너지 수요 부문 △원자력, CCS, 신재생 등 에너지 공급 부문 △토지, 축산, 폐기물 등 비에너지 부문 △저장, 이동, 연계 등 에너지 안보 부문에 산재한 40개의 감축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세종대가 완성한 계산기는 4개의 레벨과 4가지 옵션 조합을 통해 각 부문별 감축 수준을 결정한다. 감축노력은 1에서 4까지의 레벨로 결정한다.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레벨1, 전문가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정부 노력은 레벨2, 상당한 변화를 유발할 정도로 의욕적인 변화를 실천하면 레벨3,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대한 노력하면 레벨4로 설정한다. 감축 방법에 따른 다양한 선택은 A, B, C, D 궤도로 결정한다. 예를 들어 바이오연료의 형태를 결정할 때 혼합(A), 고체(B), 액체(C), 기체(D) 등으로 나누어 선택하는 식이다. 4개 궤도는 효율성이 아닌 다양한 방법을 설정하는 데 쓰인다. 사용자들은 부문별 4개 감축 노력과 4개 궤도를 조합해서 다양한 온실가스 배출경로를 찾아내되 에너지도 안정적으로 수급 가능한 최적의 방법을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다. 다만 정책과 기술의 적용 여부에 따른 최종 배출량을 산출할 뿐 최소 비용을 찾아내거나 경제적 여파를 계산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계산기가 예측하는 2050년 한국의 미래는 명확하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수요뿐만 아니라 공급 부문에서도 저감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게다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산업 부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므로 별도의 실행계획이 필요하다. 온실가스와 탄소 감축 위한 의사소통에 도움 이번에 완성된 계산기는 기존의 시장할당량(MARKAL) 모형 등 전문가용 에너지기술시스템 분석모형에 비해 사용이 쉽고 결과도 신속하게 확인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또한 기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계산기에 비해 부문별로 감축 노력과 결과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전문가, 일반인, 청소년을 위한 기능을 별도로 구분해 사용성을 높였다. 엑셀 파일을 다운로드해 사용하는 전문가용 계산기는 세부 부문별로 숫자를 입력해 미묘한 차이를 알아낼 수 있다. 웹툴로 만들어진 일반인용 계산기는 정해진 시나리오를 선택하거나 레벨과 궤도를 직접 입력해 최종 에너지 수요, 일차 에너지 공급, 온실가스 배출량을 확인한다. 애니메이션 기능이 탑재된 청소년용 계산기는 에너지 공급과 수요를 부문별로 설정함으로써 가정, 도시, 국가의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계산기 개발로 정부, 산업계, 시민단체, 일반인 등 온실가스와 탄소 배출 저감에 대한 사회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가 차원의 감축 노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벨기에, 인도, 브라질 등도 자국의 상황과 세부수치를 반영한 계산기를 개발 중이다. 발표회에 함께한 스콧 와이트먼(Scott Wightman) 주한 영국대사는 이번 계산기 완성이 “저탄소 경제를 향한 한국의 행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며 “학생부터 전문가까지 누구나 웹사이트에 접속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전의찬 세종대 기후변화센터장은 “지난해 4월 전문가용 프로그램 개발에 이어 일반인과 청소년 버전을 완성해 발표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업그레이드해서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홈페이지(http://2050.sejong.ac.kr)에 접속하면 누구나 무료로 ‘2050년 에너지 수급 및 온실가스 배출경로 계산기’를 이용할 수 있다. |
저작권자 2013.01.16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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