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0일 목요일

파킨슨 등 난치병 치료가 관건

파킨슨 등 난치병 치료가 관건

배아줄기세포 연구 어디까지 왔나(하)

 
8일 미국 대법원의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 허용 소식이 전해지면서 줄기세포·바이오 관련주가가 뛰어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시장에서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줄기세포 의약품 시장의 가능성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이 시장을 놓고 치열한 연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줄기세포 연구자인 것처럼 기초연구에 있어서도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산업화를 위한 연구 역시 매우 활발하다. 이미 수백 개의 줄기세포 의약품들이 산·학·연 협력연구를 통해 개발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공공연하게 몇몇 난치병 치료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중이다.

가장 유망한 분야는 뇌질환 치료
현재 오바마 정부는 이 치료 가능성을 믿고 있는 분위기다. 스테파니 카너 미 대통령 보좌관은 8일 백악관 공시를 통해 "미 대법원 판결이 알츠하이며, 파킨슨과 같은 뇌질환, 그리고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기쁨을 전해주었다"고 말했다.
▲ 한국의 줄기세포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사진은 유럽의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한국의 연구시설을 돌아보고 있는 모습. ⓒ교과부 세포응용연구사업단

미국 정부가 줄기세포, 그 중에서도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자금 지원할 수 있도록 법원이 길을 열어주었다는 것. 그러나 모호한 글귀도 남겼다. 정부 입장에서 어떤 줄기세포가 난치병을 고칠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미국에서만 매년 수백만 명의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과학자들을 신뢰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이유다.

카터 보좌관이 말하고 있는 과학자들 중에는 국립보건원(NIH), 미국의과대학협회(AAMC) 등이 주요 기관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한국 역시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이사는 최근 한 언론사에 기고한 글을 통해 뇌신경계 질환 치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줄기세포 의약품에 있어 가장 유력한 분야는 뇌신경계 질환이라는 주장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파킨슨, 루게릭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뿐 아니라 정신분열증, 우울증에 이르기까지 뇌신경계 질환들은 아직 근본적인 치료법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

줄기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해 병의 원인이 되는 복잡한 포인트를 한꺼번에 잡아 줄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줄기세포로 치료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양 대표이사의 주장이다.

ISCF, 한국 분화기술 표준으로 채택
특히 배아줄기세포는 희귀난치성 질환과 재생의료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문제는 이런 치료제를 어떻게 다량 개발해 의약품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세포응용연구사업단장을 역임한 바 있는 연세대 김동욱 교수는 오랫동안 이 문제를 고민해왔다.

김 교수는 파킨슨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파킨슨 병에 적합한 중뇌 도파민 세포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건강한 원천세포를 개발해야 하고, 배아줄기세포를 건강하게 분화시킬 수 있는 정교한 분화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이 정교한 분화기술을 어떻게 개발하느냐다. 전 세계 줄기세포 선진국 18개국이 참여해 만든 국제줄기세포포럼(ISCF)이 있다. 이 단체는 세계 배아줄기세포들을 약 50개 이상 모아 분화·배양하는 등 표준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ISCF는 지난 2010년 9월 영국에서 분야별 워크숍을 갖고 신경계 분화 분야에서 한국의 방식이 가장 우수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세계 많은 국가들이 한국식 분화기술을 연구에 적용하고 있다. 한국의 기술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동안 세계 의료계는 대부분 성체줄기세포를 치료에 적용해왔다. 배아줄기세포 이용시 윤리 문제 제기 가능성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능력에 한계가 있었다.

뇌질환, 심장질환과 같은 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예민한 분야에서 배아줄기세포 이용이 필요하다는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이 미국에서 받아들여진 양상이다. 미 대법원이 능력이 월등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함으로써 줄기세포 연구는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였다.


이강봉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1.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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