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9일 화요일

'MOOCs'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MOOCs'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다보스 포럼서 교육적 성과 논쟁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폐막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큰 주목을 받은 강연자가 있다. 파키스탄 라호르(Lahhre)에서 온 12살 하디자 니아자(Khadija Niazi) 양으로, 포럼에 참석한 강연자 중 최연소를 기록했다.

그러나 더 큰 주목을 받은 것은 강연 내용이었다. 이 어린 소녀는 최근 세계 전역에서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무크스(MOOCs)' 체험기를 실감나게 설명했다. 강연장을 메운 많은 여성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입담을 과시했다.

'무크스'란 'Massive Open Online Courses'의 약자다. 한국어로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라고 번역된다. 여러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의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볼 수 있도록 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한 유형이다.

코세라 개통 1년도 안 돼 성공 조짐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들, 스탠포드, 하버드, MIT, 예일, 프린스턴, 펜실바니아, 듀크 대학 등의 교수진이 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이용자 수가 급속히 늘고 있다. 하디자 니아자 양 역시 '무크스' 강의 동영상을 틀어주고 있는 '유대시티(Udacity)'와 '코세라(Coursera)'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하버드, MIT 두 대학이 공동 출자해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에드엑스(edX)'. 현재 6개 대학 교수진이 공동 참여해 과학, 기술을 중심으로 한 동영상 강의를 무료 공개하고 있다. ⓒedX 홈페이지

이 소녀가 온라인 강의에 열중하고 있는 이유는 우주생물학(astrobiology) 때문이다. 물리학자가 되고 싶은 이 소녀의 가장 큰 관심은 UFO에 있었다. 소녀는 온라인 강의 속에서 우주생물학을 발견했다. 다른 곳에서 들을 수 없는 우주생물학 강의에 소녀의 마음이 빨려 들었다.

많은 언론이 이 어린 소녀에 주목한 것은 이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 프로그램이 지구촌 곳곳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는 '코세라(Coursera)'의 예를 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스탠포드 컴퓨터공학과 교수 두 이 코세라란 기업을 세운 후 대학 교수진들과 협력해 지난해 4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공개강좌 프로그램이다. 당초 두 교수의 설립 취지는 가난한 대학생들을 위한 것이었다. 비싼 등록금이 없어 대학을 다니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그러나 개통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현재 유명 대학의 214여 개 동영상 강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196개 국가에서 230만 여 명의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창의·인성·체험 프로그램 더 보완해야
온라인 공개강좌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은 스탠포드다. 실리콘밸리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만큼 벤처 성향이 매우 강하다. '코세라'와 '유대시티' 두 개의 온라인 공개강좌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는 중이다.

하버드와 MIT 역시 지난해 5월부터 공동 벤처회사를 설립했다. 두 대학이 공동투자해 만든 공개강좌 프로그램은 '에드엑스(edX)'란 프로그램이다. 시험강좌를 내보냈는데 시험 송출인데도 불구하고 한꺼번에 12만여 명의 학생들이 수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사람들은 이 온라인 공개강좌 프로그램이 대학 문화를 바꾸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말 '이코노미스트'지는 '무크스' 선풍이 전 세계 대학들을 온라인으로 연결시키고, 결과적으로 대학 통폐합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고갈지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교육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많은 교육인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온라인 공개강좌로는 제대로 된 인성교육, 창의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온라인 공개강좌가 세계 대학가를 통폐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 역시 시기상조라는 것.

사업성 문제를 거론하는 경우도 많았다. 로렌스 서머즈(Lawrence H. Summers) 전 하버드대 총장은 "코세라 프로그램이 세계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될 만큼 위력적인 것은 인정하지만, 미국 대학생들에게 있어서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대학 교육에 있어 교수의 가장 큰 역할은 멘토의 역할인데 이 온라인 강의에서는 그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멘토링 대신 거친 경쟁과 리포트 검열이 있을 뿐이라고 한 참석자는 강한 불만족을 표명했다.

향후 이 온라인 공개강좌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럼에도 '무크스'를 놓고 세계 많은 학생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육과 정보통신기술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의 대융합 실험이 지구촌 전역을 대상으로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1.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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