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6일 수요일

먼저 질문하는 법을 가르친다

먼저 질문하는 법을 가르친다

세계 과학교육 혁신 현장

 
지난 8일 미국의 주요 과학기술자와 교육인, 그리고 정책 당국자들이 그동안 준비해온 두 번째 과학교육 혁신안을 내놓았다.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NRC), 과학진흥협회(AAAS) 등이 참여해 만든 차세대 교육 혁신안은 학생들에게 어떻게 과학을 가르쳐야 할지 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일단 공립 초·중·고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모두 과학을 공부해야 한다. 혁신안을 작성한 NGSS(Next Generation Science Standard) 관계자는 학생들이 과학·기술·공학·수학을 융합한 STEM 교육을 받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지식보다 폭넓은 이해 더 중요해
현재 미국에서는 많은 정책 관계자들이 이 과학교육 혁신안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미국 상황에서 무엇보다 과학교육 혁신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안에 참여한 워싱톤 대학의 마이클 위세션(Michael Wysession, 지진학) 교수는 최근 언론에 나와 교육혁신을 역설했다.
▲ 미국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NRC), 과학진흥협회(AAAS) 등이 참여해 만든 차세대 교육 혁신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혁신안을 만든 NGSS((Next Generation Science Standard) 홈페이지.

그는 혁신안의 목적이 '아는 것(to know)'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우주 속의 별을 아무리 많이 알아도 인터넷을 열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별들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

과학교육이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이해(to understand)'에 있다. 학생들은 이렇게 많은 별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혁신안에서는 질문을 통해 의문을 제기하고, 수학·컴퓨팅 등의 방식으로 그 답을 찾아나가는 방식을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찾아낸 후에도 과제가 이어진다. 다른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 다른 결론을 비교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런 이해력 중심의 자발적인 탐구과정을 거쳐 차세대를 이끌고 나갈 인재들을 육성해나가겠다는 의도다.

융합교육을 채택한 것은 오늘날 과학기술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21세기 과학기술에 대해 위세션 교수는 융합을 강조했다. 지구과학은 물론 생명과학, 물리학 등이 혼합돼 끊임없이 새로운 개념들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는 것.

혁신안에서는 학생들이 과학과 기술의 융합, 전통과학과 현대과학,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융합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다양한 패턴의 융합교육을 시도하도록 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학생들이 12년 동안의 과학교육을 통해 최근 그 영역을 확대하면서 융합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첨단과학기술과의 만남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미국 26개주 과학교육혁신안 채택 움직임
과학교육 혁신안은 지금 미국 전역으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전폭적인 수용의사를 밝히고 있다. 톰 톨락슨(Tom Torlarkson) 교육감은 “이 혁신안을 기반으로 과학교육 커리큘럼을 전면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주처럼 긍정적인 방향에서 혁신안을 검토 중인 주는 26개 주에 이른다. 캘로포니아 외에 아리조나, 아칸소, 델라웨어, 조지아, 일리노이, 아이오와, 캔자스, 켄터키, 메인,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미시건, 미네소타, 몬태나, 뉴저지,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오래건, 로드아일랜드, 사우스다코타, 테네시, 버몬트, 워싱턴, 웨스트버지니아 등. 이 중 10여 개 주는 혁신안 채택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 미국에서 과학교육에 대한 관심은 뜨거울 정도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에서 '사이언스 페어'를 개최하면서 "학생들이 수학과 과학을 잘하면 미래에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과학교육 수준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실제로 수학과 과학교사 육성에 1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고, 2015년까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교사 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을 펼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STEM 교사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향후 10년간 수학, 과학 교사 10만 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과학교육 개혁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민간 차원에서의 교육혁신 노력이 최근 결실을 맺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에서의 과학교육 혁신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그 결과에 대해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1.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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