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대디’보다 더 어려운 ‘슈퍼맘’
여성은 가정·직장 중 한쪽만 관심
가정과 직장 모두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을 ‘슈퍼맘(super mom)’이라 부른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슈퍼맘이 되기 위해서는 남성보다 몇 배의 노력을 들여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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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에서 충분한 권력을 쥔 여성은 직장에서의 승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ScienceTimes |
지난 18일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미국 인성및사회심리학회(SPSP) 연례대회에서는 여성이 남성과 달리 ‘어머니’와 ‘직장인’을 상반된 개념으로 본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었다. 가정 내에서 의사결정권을 손에 쥐었다고 가정한 여성들은 직장에서의 승진과 권력 쟁탈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남성은 가정 내 의사결정권 소유 여부에 관계없이 직장 내 권력 차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아버지’와 ‘직장인’이라는 두 역할을 동일한 것으로 여긴다는 의미다. 여성이 ‘슈퍼맘’이 되는 것은 남성이 ‘슈퍼대디(super daddy)’가 되는 것보다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여성 인력은 제3의 십억 인구”
글로벌 컨설팅회사 부즈앤컴퍼니(Booz & Company)는 2010년 5월 펴낸 인구 분석 보고서에서 ‘제3의 십억 인구(The Third Billion)’라는 신조어를 사용했다. 2020년이면 세계의 여성 유휴인력이 10억 명에 달해 중국과 인도에 비견할 만큼 거대한 인적자원이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성들의 사회 진출 비중은 높지 않다. 2010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2.9퍼센트로 남성 73.1퍼센트보다 현저히 낮다. 이마저도 2007년 이후 3년 동안 내리막을 걷는 추세다.
여성 인력 활용의 가장 큰 장애물은 ‘가사 분담 불평등’과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이다.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 격차 지수(Gender Gap Index)’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체 135개 국가 중에서 108위를 차지했다. 2006년 92위, 2007년 97위, 2008년 108위, 2009년 115위, 2010년 104위, 2011년 107위 등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여성의 가사 분담 비중이 남성보다 6배 이상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7 대한민국 행복테크’ 보고서에 따르면, 외벌이에서 맞벌이로 바뀔 경우 여성의 가사 분담은 6시간 25분에서 3시간 28분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남성은 31분에서 32분으로 단 1분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시작해도 남편은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가정 내 역할 칭찬할수록 직장에서는 의욕 감소해
여성의 사회 진출을 방해하는 요소가 또 있다. 바로 ‘여성 자신’이다.
멜리사 윌리엄스(Melissa J. Williams) 미국 에머리대 교수와 세레나 첸(Serena Chen) UC버클리 교수의 공동 연구 ‘주도권 쥔 여성: 가정 내 의사결정권 장악으로 인해 직장 권력에 대한 관심 감소(When Mom's the boss: control over domestic decision making reduces women's interest in workplace power)’에 따르면, 맞벌이 여성이 가정에서 의사결정권을 쥐게 되면 직장에서의 승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반면에 남성은 가정 내 의사결정권 소유 여부에 관계없이 직장 내 권력 차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아버지’와 ‘직장인’이라는 두 역할을 동일한 것으로 여긴다는 의미다. 여성이 ‘슈퍼맘’이 되는 것은 남성이 ‘슈퍼대디(super daddy)’가 되는 것보다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여성 인력은 제3의 십억 인구”
글로벌 컨설팅회사 부즈앤컴퍼니(Booz & Company)는 2010년 5월 펴낸 인구 분석 보고서에서 ‘제3의 십억 인구(The Third Billion)’라는 신조어를 사용했다. 2020년이면 세계의 여성 유휴인력이 10억 명에 달해 중국과 인도에 비견할 만큼 거대한 인적자원이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성들의 사회 진출 비중은 높지 않다. 2010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2.9퍼센트로 남성 73.1퍼센트보다 현저히 낮다. 이마저도 2007년 이후 3년 동안 내리막을 걷는 추세다.
여성 인력 활용의 가장 큰 장애물은 ‘가사 분담 불평등’과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이다.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 격차 지수(Gender Gap Index)’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체 135개 국가 중에서 108위를 차지했다. 2006년 92위, 2007년 97위, 2008년 108위, 2009년 115위, 2010년 104위, 2011년 107위 등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여성의 가사 분담 비중이 남성보다 6배 이상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7 대한민국 행복테크’ 보고서에 따르면, 외벌이에서 맞벌이로 바뀔 경우 여성의 가사 분담은 6시간 25분에서 3시간 28분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남성은 31분에서 32분으로 단 1분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시작해도 남편은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가정 내 역할 칭찬할수록 직장에서는 의욕 감소해
여성의 사회 진출을 방해하는 요소가 또 있다. 바로 ‘여성 자신’이다.
멜리사 윌리엄스(Melissa J. Williams) 미국 에머리대 교수와 세레나 첸(Serena Chen) UC버클리 교수의 공동 연구 ‘주도권 쥔 여성: 가정 내 의사결정권 장악으로 인해 직장 권력에 대한 관심 감소(When Mom's the boss: control over domestic decision making reduces women's interest in workplace power)’에 따르면, 맞벌이 여성이 가정에서 의사결정권을 쥐게 되면 직장에서의 승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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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8일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미국 인성및사회심리학회(SPSP) 연례대회에서 여성 인력의 활용에 관한 발표가 이어졌다. ⓒthe Society for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
연구진은 18세에서 30세의 남녀를 모집하고 가정에서 의사결정권을 쥐었다고 상상하게 했다. 그러자 남녀 모두 가정 내 권한이 바람직하며 자신감을 불러 일으킨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후 연구진은 이들을 3개 그룹으로 나누고 ‘결혼을 해서 아이가 있다’는 가정 하에 다음의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상상하게 했다.
제1그룹은 가정 내에서 대다수의 결정을 혼자의 판단 하에 내린다. 제2그룹은 가정의 문제를 해결할 때 배우자와 함께 상의해서 결정한다. 제3그룹은 가정 내 의사결정권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자 가정 내에서 높은 권한을 가졌다고 상상한 여성은 나머지 그룹에 비해 직장 내 목표를 추구하는 데 관심을 덜 보였다. ‘어머니’의 삶에 만족하면 ‘직장인’으로서의 성공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남성은 가정 내에서 소유한 권한이 직장 내 승진욕구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윌리스엄스 교수는 미국과학진흥재단의 발표자료를 통해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대해 칭찬을 들은 여성은 자신도 모르게 직장에서의 승진 욕구가 줄어들 수도 있다”며 “가정 내 의사결정권만을 추구하다 보면 승진 기회가 와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전일 근무가 아닌 임시직을 알아보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여성 심리는 가정과 직장 모두 좇기 어려워
콜로라도대 연구진도 비슷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버나넷 파크(Bernadette Park) 교수와 알레그라 호지스(Allegra Hodges) 교수는 ‘가정과 직장에서의 역할로 인한 정체성 충돌 관리(Managing identity conflict between parent and professional roles)’라는 발표에서 “남성과 여성은 가정과 직장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가정 또는 직장과 관련된 단어들을 나열하고 범주에 따라 재분류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여성은 가정과 관련된 단어를 접하다가 갑자기 직장 관련 단어가 등장하면 ‘역할 전환’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가정과 직장을 동등하게 바라본다는 의미다.
역할 전환 직후에는 인지능력이 저하되어 판단 속도가 늦어졌다. 게다가 직장 관련 단어를 처리할 때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실패를 만회하려는 듯 ‘어머니’로서의 가정 내 역할에 강하게 집착했다.
반면에 남성은 가정보다 직장을 우선시했으며 역할 전환에도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파크 교수는 “남성은 ‘아버지’와 ‘전문가’라는 개념이 하나처럼 여겨져 동시에 존재 가능하다”며 “하지만 여성들의 머릿속에서는 ‘이상적인 어머니’라는 문화적 고정관념이 ‘이상적인 직장인’이라는 또 다른 고정관념과 부딪힌다”고 분석했다. 남성과 다르게 여성은 가정과 직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 심리적으로 어려운 과제라는 것이다.
두 연구결과는 공통적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남성보다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남성은 직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가정을 뒷전으로 미루어도 심리적인 혼란을 느끼지 않으며 오히려 승진을 통해 아버지로서의 능력까지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은 이와 달리 가정과 직장을 동등한 2개의 별개 역할이라고 여긴다. 낮에는 직장인으로 또 밤에는 어머니로 지낼 때는 심리적인 역할 전환을 겪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제3의 십억 인구’라 불릴 만큼 귀중한 여성 유휴인력을 활용하려면 이 같은 심리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1그룹은 가정 내에서 대다수의 결정을 혼자의 판단 하에 내린다. 제2그룹은 가정의 문제를 해결할 때 배우자와 함께 상의해서 결정한다. 제3그룹은 가정 내 의사결정권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자 가정 내에서 높은 권한을 가졌다고 상상한 여성은 나머지 그룹에 비해 직장 내 목표를 추구하는 데 관심을 덜 보였다. ‘어머니’의 삶에 만족하면 ‘직장인’으로서의 성공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남성은 가정 내에서 소유한 권한이 직장 내 승진욕구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윌리스엄스 교수는 미국과학진흥재단의 발표자료를 통해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대해 칭찬을 들은 여성은 자신도 모르게 직장에서의 승진 욕구가 줄어들 수도 있다”며 “가정 내 의사결정권만을 추구하다 보면 승진 기회가 와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전일 근무가 아닌 임시직을 알아보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여성 심리는 가정과 직장 모두 좇기 어려워
콜로라도대 연구진도 비슷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버나넷 파크(Bernadette Park) 교수와 알레그라 호지스(Allegra Hodges) 교수는 ‘가정과 직장에서의 역할로 인한 정체성 충돌 관리(Managing identity conflict between parent and professional roles)’라는 발표에서 “남성과 여성은 가정과 직장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가정 또는 직장과 관련된 단어들을 나열하고 범주에 따라 재분류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여성은 가정과 관련된 단어를 접하다가 갑자기 직장 관련 단어가 등장하면 ‘역할 전환’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가정과 직장을 동등하게 바라본다는 의미다.
역할 전환 직후에는 인지능력이 저하되어 판단 속도가 늦어졌다. 게다가 직장 관련 단어를 처리할 때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실패를 만회하려는 듯 ‘어머니’로서의 가정 내 역할에 강하게 집착했다.
반면에 남성은 가정보다 직장을 우선시했으며 역할 전환에도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파크 교수는 “남성은 ‘아버지’와 ‘전문가’라는 개념이 하나처럼 여겨져 동시에 존재 가능하다”며 “하지만 여성들의 머릿속에서는 ‘이상적인 어머니’라는 문화적 고정관념이 ‘이상적인 직장인’이라는 또 다른 고정관념과 부딪힌다”고 분석했다. 남성과 다르게 여성은 가정과 직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 심리적으로 어려운 과제라는 것이다.
두 연구결과는 공통적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남성보다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남성은 직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가정을 뒷전으로 미루어도 심리적인 혼란을 느끼지 않으며 오히려 승진을 통해 아버지로서의 능력까지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은 이와 달리 가정과 직장을 동등한 2개의 별개 역할이라고 여긴다. 낮에는 직장인으로 또 밤에는 어머니로 지낼 때는 심리적인 역할 전환을 겪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제3의 십억 인구’라 불릴 만큼 귀중한 여성 유휴인력을 활용하려면 이 같은 심리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2013.01.30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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