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4일 월요일

모든 산업발전은 뿌리에서 나온다

모든 산업발전은 뿌리에서 나온다

첨단산업과 동반성장하는 뿌리산업

 

▲ 뿌리산업이란 주조와 금형같은 공정기술을 활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애플하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유명하다. 하지만 애플의 성공은 금형기술의 혁신이 뒷받침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산업의 뿌리가 되는 기술인 금형기술 혁신을 통해 품질을 개선한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쌍둥이칼로 유명한 독일의 헹켈이나 영국의 파커 만년필, 그리고 스위스의 롤렉스 시계 등의 공통점은 모두 튼튼한 뿌리산업의 토대 위에서 탄생한 세계적 명품들이다.

뿌리산업은 주조와 금형같이 공정기술을 활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으로, 최종제품의 겉모습에 제대로 나타나지는 않으나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의 품질 및 가격, 그리고 내구성 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공정기술을 활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뿌리산업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의 저서 ‘퍼스널 마케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제품을 구입할 때 기능과 성능, 그리고 내구성같은 품질보다는 제품의 겉모습과 제품에 대한 주변으로부터의 평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품의 구매력을 좌우하는 빼어난 디자인과 아름다운 색상은 뿌리산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자동차와 조선, 그리고 IT 산업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된 이유도 뿌리산업이 뒷받침해 준 덕분이다.
▲ 6대 뿌리산업의 정의 ⓒ지식경제부

대표적인 뿌리산업을 구성하는 기술로는 주조, 금형, 용접, 소성가공, 열처리, 도금 등 6개 분야가 있다. 이 기술들은 제품의 형상을 만들고 기초소재에 특수 기능을 부여하는 필수 공정들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의 경우 차량 1대를 생산하는 데 6대 뿌리산업의 비중이 부품 수 기준으로 무려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이 경쟁력 소생에 골몰하고 있고, 중국 등 거대 신흥국들이 빠르게 추격해오는 상황에서 뿌리산업을 더욱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근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뿌리산업을 고부가가치화 해야 지속가능
최근의 뿌리산업은 자동차·조선 등 주력 제조업의 성장에 따라 승자독식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하고 있다. 브레이크나 피스톤 등과 같은 자동차 부품의 경우 상위 5대 기업이 전체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뿌리산업이 무한경쟁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뿌리산업은 기술의 첨단화 및 융·복합화를 통해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특히 '청정에너지 분야의 뿌리산업'과 '초정밀 분야의 뿌리산업' 등 고부가 첨단분야 뿌리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
▲ 우리나라가 자동차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된 이유도 뿌리산업이 뒷받침해 준 덕분이다. ⓒ지식경제부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는 종합 정책을 수립하여 뿌리산업을 '3D(Dangerous, Dirty, Difficult)' 산업에서 'ACE(Automatic, Clean, Easy)' 산업으로 고도화하고, 매력 있는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뿌리산업과 IT 기술 융합을 통한 제조공정 혁신과 작업환경개선 등 뿌리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여, 협업을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이 가능한 업종을 중심으로 뿌리산업의 생산성을 제고하고 있다. 또한, 현장 경험에 의존하는 생산방식을 IT 기반 제조공정으로 전환하여 쾌적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고 불량률을 개선하고 있다.

공정기술 특성상 단기간 내 기술 습득은 곤란
하지만, 뿌리산업은 학습과 오랜 경험을 통해 체화(體化)되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으로 분류되는 만큼 공정기술 특성상 단기간 내 기술 습득이 곤란하다. 따라서 개도국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선진국의 마지막 기술 프리미엄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범용 기술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업종도 일부 있으나 전반적인 뿌리산업의 기술력은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열세에 있다. 특히, 고급 기술을 요하는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이 전체 뿌리기업의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일본 뿌리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5년 전인 2008년에 이미 뿌리산업 생산액이 112조원과 기업수 1.7만개를 돌파해 42만명의 인력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첨단분야의 기술 선도기업이 전체 뿌리기업의 17%와 고용의 25%, 그리고 매출액의 32%를 점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뿌리산업 육성을 위한 산·학·연·관의 협력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주력산업 성장에 큰 힘을 보태 온 뿌리산업 육성을 위해 산·학·연·관이 적극 나서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정책방향 수립의 일환으로 지난 해 12월에 ‘뿌리산업발전위원회’를 개최하여 ‘제1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확정하였다. 이 기본계획에는 뿌리산업 전반의 기술과 공정, 인력, 경영, 복지가 선순환을 이루게 해 주력산업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 뿌리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 ⓒKITECH

또한 기존의 뿌리산업진흥센터를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로 확대·조정해 ‘뿌리산업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외에도, 뿌리산업의 신규단지 조성과 관련하여 융합형 단지 조성과 업종 특화단지 조성을 추진중에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01.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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