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 고수들의 '학습 플래너'
시간 생길 때마다 펼쳐놓고 학습 상황 점검
공부 계획, 분 단위로 나눠 구체적으로
수립
나태해지기 쉬운 방학, 균형 잡힌 생활 도와
◇소소한 얘기까지 나누는 ‘친구’처럼 대하길
학교 교사의 권유로 지난해 3월 처음 플래너를 쓰기 시작한 나윤양은 “플래너는 지난 1년간 나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친구”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플래너엔 학습 계획과 평가 외에 지난 1년간의 행적이 일기장처럼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처음 사용하다 보니 익숙지 않아 우선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휴식 시간이면 늘 플래너를 펼쳐 학습 상황을 점검하고 일상적 얘기나 고민, 힘을 주는 시나 명언 등을 기록했죠. 집중이 잘 안 될 땐 스스로 다그치는 말도 적고요〈사진①〉. 입시 관련 기사나 성적표도 전부 플래너에 담았어요. 두 달쯤 지나니 애정이 생기고 플래너 작성이 수월해지던데요.”
고 2 때까지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이 언어 3등급, 수리 2등급, 외국어 3등급 수준이었던 나윤양은 지난해 실제 수능에서 언어 1등급(만점), 수리 2등급(88점), 외국어 1등급(94점)을 받았다. 5·6등급 선이던 사회탐구 성적도 2등급까지 끌어올렸다. “이전엔 막연히 머릿속으로만 계획을 세우다 보니 지키기가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플래너를 작성한 후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제가 세운 계획을 눈으로 보며 흐트러지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참가자(가나다
순)김나윤(서울 오금고 3년,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합격)김서연(대일외국어고 3년,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합격)백현서(경기 용인 수지고 1년)
서연양은 "플래너를 쓸 땐 하루하루 꾸준히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 3 때부터 플래너를 사용한 그는 최근 4년간 늘 '1일 계획 세우기'로 일과를 시작했다. "당일 수업 시간표에 맞춰 방과후 복습 계획을 짜고 주간 목표를 하루 단위로 쪼개 학습량을 설정하죠. 수업에서 수행평가나 숙제가 주어지면 곧바로 일간 계획에 적용했어요. 초보 플래너 사용자가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월 단위로 목표를 정한 후 그에 맞춰 1일 계획을 미리 짜두는 거예요. 시간이 많이 드는 건 물론, 실천하기도 어렵다 보니 결국 플래너와 멀어지게 마련이죠."
현서양은 "학습 계획은 '국어 한 시간, 수학 두 시간'처럼 두루뭉술하게 나누지 말고 '몇 쪽부터 몇 쪽까지' '단어 암기 몇 개'처럼 세밀하게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획도 구체적이어야 하지만 학습성취도에 대한 평가도 냉정할수록 좋다. 실제로 현서양은 스톱워치로 학습 시간을 측정, 분 단위로 성취도를 기록했다〈사진②〉.
◇방학 때 진가 발휘… 과목별 균형 유지 효과
세 사람은 "플래너는 방학 중에 활용해야 그 진가가 발휘된다"고 입을 모았다. 학기 중엔 학교와 학원 일정에 따라 계획적 생활이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방학이 되면 자칫 나태해질 수 있기 때문. 나윤양은 "1학기 때 플래너 활용법을 익힌 덕분에 체력적·심리적으로 가장 큰 난관인 고 3 여름방학을 수월하게 넘길 수 있었다"며 "실제로도 여름방학을 전후로 성적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서연양은 "플래너는 과목별 밸런스를 맞추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방학은 학기 중에 비해 공부할 시간이 좀 더 많긴 하지만 과목별 균형을 잃기도 쉬운 기간이에요. 매일 계획을 세워 실천해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잘하는 과목이나 좋아하는 과목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플래너를 작성하면 일간·주간 학습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특정 과목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참가자(가나다 순)
김나윤(서울 오금고 3년,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합격)
김서연(대일외국어고 3년,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합격) 백현서(경기 용인 수지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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