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나잇 아날로그 굿모닝 디지털
이이남 디지털미디어아티스트 개인전 열려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에서 ‘굿나잇 아날로그 굿모닝 디지털’ 전시회가 2월 28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는 첫 해다. 뿐만 아니라 2013년은 비디오아트 탄생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백남준 작가의 계보를 잇는 디지털미디어아티스트로 이이남 작가의 이번 전시회는 비디어아트에서 미디어아트로, 그리고 어떻게 디지털미디어아트로 이름이 바뀌는지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사회비판과 어려운 철학적 내용을 담아내던 작품들과는 달리 대중적이면서 좀 더 따뜻한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어 감상하기에도 어렵지 않다.
5개의 전시실을 이용한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광주, 마셀 뒤쌍과 백남준, 기존 이이남의 작품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전시실과 3전시실은 광주이다. 과거의 광주이기도 하고 현재의 광주이기도 하다.
5개의 전시실을 이용한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광주, 마셀 뒤쌍과 백남준, 기존 이이남의 작품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전시실과 3전시실은 광주이다. 과거의 광주이기도 하고 현재의 광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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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G TV, 이이남 作 ⓒ광주시립미술관 |
광주의 현재, 과거, 그리고 미래
먼저 1전시실에 들어서면 폭포처럼 떨어지는 미디어가 큰 화면에서 상영되고 있다. 바로 'Big TV' 작품이다. 힘차고 역동적인 광주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고가구 폭포’는 오래된 궤 안에 평면모니터를 설치하여 아름다운 하늘과 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엄마 카 도어와 아기 카 도어’는 백남준 작가가 타계 전 광주에 왔을 때 ‘광주여 안녕’이란 한 마디에 의미를 담아낸 작품이다. 광주의 지나간 아픈 시간을 보내는 마음으로 제작했다. ‘LED 묵죽도’는 남도 작가의 묵죽도를 소재로 광주의 광산업 LED로 작품을 제작했다.
3전시실에서 투명 TV를 이용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LED의 화면에서 이용되는 ‘백 라이트’를 이용해 작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전달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침묵’이다. 디지털 촛불로 둘러싸인 적막한 공간의 오래된 타자기 위에 투명패널이 모니터로 설치되어 있다. 또닥또닥 계속 타자기 소리가 들리면서 패널에 글자가 5·18 영정사진을 그리며 찍혀간다. ‘미래의 TV' 작품은 투명패널 타자기로 입력된 나비가 등장한다. 살아 움직이며 다른 TV 공간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줘 신기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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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 이이남 作 ⓒ광주시립미술관 |
‘마셀 뒤쌍’과 ‘백남준’을 위해
‘마셀 뒤쌍과 백남준’을 추모하기 위한 제 2전시실. 여기서는 ‘뒤쌍 Vs 백남준’, ‘전자 포스트 잇’ 등이 재해석되어 있다. 마치 두 사람이 대결을 보이는 듯한 모습이지만 선구자적인 미디어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엿볼 수 있다.
사실 이이남 작가가 두 사람을 위해 따로 전시실을 마련한 것은 나름 이유가 있다. 1916년 마셀 뒤쌍은 레디메이드라는 작품을 전시했다. 당시만 해도 예술은 캠퍼스에 그린 그림이어야 했다. 하지만 마셀 뒤쌍은 변기를 턱하니 갖다놓았다. 이는 만들어놓은 물건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이 반영된 행위였다. 이후 레디메이드는 예술의 개념이 바뀌는 시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남준은 텔레비전을 활용한 최초의 개인전을 1963년에 열었다. 마셀뒤쌍처럼 그림은 꼭 캔버스에만 그리는 것이 아님을 표현한 것이다. 백남준은 텔레비전에 그림을 그렸다. 옛날에는 비디오를 이용한 영상 활용이었지만, 이제는 기술의 발달로 컴퓨터로 영상을 편집하기 때문에 디지털 아트로 변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즐겨 사용한 매체가 바로 미디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결국 비디오아트라는 말이 디지털미디어아티스트라는 말로 변해왔지만 실상 그 정신과 매체는 별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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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회화 해피니스, 이이남 作 ⓒ광주시립미술관 |
고전회화를 착용한 디지털미디어아트 선보여
2층으로 올라가면 정면에 4전시실이 보인다. 동양의 고전회화와 서양의 고흐 작품이 한 공간에 구성되어 있다. ‘고흐 자개 자화상’과 ‘고흐 자화상’은 비슷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구성도 비슷한 작품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재미를 준다. 시시각각 영상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대중적 디지털미디어아트의 모습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겸재 정선, 고흐를 만나다.’라는 작품은 아주 익살맞다. 한국 미술대표 겸재 정선의 그림과 고흐의 작품이 함께 걸려 있다. 하지만 그 영상 안에서 둘은 만난다. 심지어 서로 대화를 하기도 한다. 마냥 보고 있으면 상영시간 내내 들여다 볼 만큼 흥미롭다.
‘고전회화 해피니스’는 디지털미디어아트 병풍이다. 55인치 TV 8대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눈 덮힌 풍경을 배경으로 한 동양화들이다. 비록 8대이지만 그림 속은 연결되어 있다. 새가 날아서 다른 화면으로 옮겨가기도 하고 휘엉청 밝은 달이 그림 속 주인공 앞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고전회화를 재해석한 이이남의 작품 세계를 아주 잘 알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5전시실은 디지털 기술이 TV와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를 볼 수 있다. ‘아날로그 흑백: 해돋이’에서 흑백시대 텔레비전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백라이트를 이용한 작품이지만 뭔가 답답하면서도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자극하고 있다.
‘삼성 콜라보레이션 2009’에서는 쇠라의 점묘법을 이용한 영상을 볼 수 있다. 과거 점묘법이 현재 픽셀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 스마트 TV 어플리케이션 2010’에서는 아름다운 연못 영상이 나온다. 그런데 이 영상은 어플로 다운 받으면 집 안에서도 볼 수 있는 작품이 된다. 살 수는 없지만 소장할 수 있다.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이다. 유로 앱을 다운받던지 전시된 작품의 QR코드를 찍으면 스마트폰으로 영상이 전송된다. 비록 큰 화면이 아니지만 나만의 전시실을 꾸밀 수 있는 셈이다.
저작권자 2013.01.21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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