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떠도 뱀파이어 안 나와
달 주기와 정신병, 상관관계 없다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최근 흥미로운 연구논문 한 편이 발표되었다. ‘General Hospital Psychiatry’란 학술지에 게재된 그 논문은 보름달과 정신병 사이에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는 내용이었다.
캐나다 라발 대학의 쥬네비에브 벨르빌 교수팀이 2005년 3월에서부터 2008년 4월 사이에 아무런 의학적 원인 없이 갑작스런 흉통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 771명에 대해 심리조사를 실시한 결과 환자 중 상당수가 공황장애나 불안감, 기분장애, 자살충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라발 대학의 쥬네비에브 벨르빌 교수팀이 2005년 3월에서부터 2008년 4월 사이에 아무런 의학적 원인 없이 갑작스런 흉통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 771명에 대해 심리조사를 실시한 결과 환자 중 상당수가 공황장애나 불안감, 기분장애, 자살충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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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름달과 정신병 사이에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는 연구결과가 최근에 발표됐다. ⓒmorgueFile free photo |
이에 연구팀은 그런 현상이 보름달과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음력을 이용해 환자들이 응급실에 나타난 시점과 달의 주기를 조사했다는 것. 그 결과 심리학적인 문제의 발생과 달의 주기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낼 수 없었다고 한다.
도대체 그들은 왜 이런 엉뚱한 연구를 진행한 것일까. 물론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경우 한가위나 대보름 등 보름달이 뜨는 날을 명절로 쇠고 있을 만큼 보름달을 좋아한다. 불교에서도 달은 평화와 아름다움을 뜻하며, 심지어 구미호 같은 요물도 보름달이 뜨는 날엔 맥을 못 추는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이와 정반대다. 늑대가 밤에 달을 쳐다보고 긴 울음소리를 내는 것은 달의 음산하고 불길한 기운 때문이라고 여긴다. 때문에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늑대로 변하는 늑대인간 등의 서양 괴담은 모두 보름달을 배경으로 한다.
밤에 무덤에서 나와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뱀파이어도 보름달이 뜨는 날에 사냥감을 찾아 나서며, 으스스한 드라큘라 성 뒤편의 하늘에 걸려 있는 것도 바로 보름달이다.
보름달 뜨는 날엔 사건사고들 많아져
그뿐만이 아니다. 서양에서는 지금도 순찰 경험이 많은 경관이나 택시기사, 술집주인들의 경우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이상한 사건 사고들이 유달리 많이 발생한다고 믿고 있다. 나이 많은 외과의사들도 보름날이면 뜻밖의 출혈이 심하기 때문에 중요한 수술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런 믿음은 중세 유럽 때부터 널리 퍼져 있었는데, 달에서 나오는 영기(靈氣)를 받아 사람의 마음속에 잠재된 사악함이 날개를 펼친다고 믿었다. 따라서 보름달이 뜨는 날엔 정신병 환자가 속출할 뿐더러 보통 사람들도 이상한 사건이나 사고에 휘말리기 쉽다고 생각한다.
서양의 점성학에서도 정신병은 달의 영향 탓이라고 생각했다. 한 조사결과를 보면 요즘도 간호사의 80%와 의사의 64%가 달의 주기가 환자들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준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이다.
이런 믿음은 영어 단어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Luna’는 로마신화에서 달의 여신을 가리키는데, 거기서 비롯된 단어 ‘lunatic’는 ‘미친, 정신이상의’라는 뜻을 지닌다. 또 ‘moon’에서 나온 ‘moony’는 ‘멍한, 넋 잃은’, ‘moonstruck’은 ‘머리가 이상해진’이라는 뜻이다.
서양인들이 남을 깔보고 경멸한다는 뜻에서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드러내는 행위를 ‘moon’이라고 하는데, 그 동사도 사실은 엉덩이가 보름달처럼 둥글고 희뿌옇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여성의 월경도 달의 주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영어로 월경을 뜻하는 ‘menstruation’의 어원은 달이며, 실제로 여성의 평균 월경 주기는 달의 주기와 거의 비슷한 29와 1/2일이다.
영국의 성문제 권위자인 해브록 에리스는 원시인들이 보름달빛에서 성적 자극을 받아 월경이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서양인들 사이에서는 보름달에 신생아들이 많이 태어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또 여성이 생리 기간 중에 이상 충동을 일으켜 절도 등을 일삼는 것도 바로 달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
예전에 뉴욕 대학의 월터 매니커 박사는 뉴욕시민 50만명의 출생 기록을 분석해 보름달 전날부터 출생률이 증가해 보름달 때 최고가 되고 그 다음날부터 급격히 떨어진다는 통계를 내놓은 적도 있다.
실제로 달과 관련된 성행동을 보이는 동물들도 많다. 캘리포니아 연안에 사는 정어리는 보름날에만 알을 낳고 홍해의 성게, 사모아의 연충 등도 달과 관련된 성행동을 보인다. 또 롱아일랜드 해안에서 채집한 굴을 1천600킬로미터나 떨어진 에반스톤에 옮겨 놓은 결과, 그곳 지역에서 만조가 되는 시간에 정확히 껍질을 열고 먹이를 찾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조석현상처럼 달 인력이 인체에 영향 미친다?
달의 주기가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이 중의 하나가 미국의 정신과 의사 아놀드 리버 박사이다. 그는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에서 15년간 일어난 살인사건을 분석해 보름달과 초승달이 뜰 때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리버 박사는 그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 달의 인력이 바닷물에 힘을 미치듯 사람의 몸속에 있는 수분과 전해질, 호르몬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내놓았다. 지구의 80%가 바다이듯 인체의 80%도 수분이니 그럴듯한 주장이었다. 이밖에도 보름달이 뜰 때 평소보다 강력범죄나 자살 등의 사고가 더 많이 발생했다는 조사결과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런 연구결과보다는 서두에서 언급한 벨르빌 교수팀의 논문처럼 달의 주기가 인간의 정신세계나 사건사고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연구결과들이 훨씬 더 많다.
그처럼 연구결과에 차이가 있는 것은 통계 자료를 뽑을 당시의 요인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조사 당시 보름달이 뜬 날이 우연히도 주말과 많이 겹칠 경우 특정 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통계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의미인 셈.
리버 박사 등이 주장한 달의 조석력과 관련한 가설도 과학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 이론이다. 거대한 지구의 바닷물에 나타나는 조석현상이 3미터를 넘지 못하는 것과 비교할 때 그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마가 아이를 안는 힘의 1천200만분의 1에 해당할 만큼 미미하기 때문이다. 또 달로 인한 조석현상은 한 달에 한두 번 보름달이 뜰 때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하루에 두 번씩 매일 일어나므로 달 주기와는 상관이 없다.
여성의 월경 주기와 달이 관련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포유류 중 생리 주기가 달과 비슷한 것은 인간과 미국의 주머니쥐뿐이다. 또 달 주기와 여성의 평균 생리 주기가 일치한다는 사실도 평균을 냈을 때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그 주기와 이틀 이내로 일치하는 생리 주기를 가진 여성은 전체의 30%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보름달의 미신을 여전히 믿는 이유는 ‘환상적 상관관계’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환상적 상관관계란 독립적으로 발생한 사건들이 서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뇌의 경향을 말한다.
즉, 보름달이 뜬 날에 우연히 정신병 발작이 일어나거나 어떤 사고가 나면 정확히 기억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 그런 일들이 벌어질 경우 쉽게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잘못된 믿음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어쨌든 달만 놓고 보면 서양인들이 동양인보다 미신에 훨씬 더 약한 것 같다.
도대체 그들은 왜 이런 엉뚱한 연구를 진행한 것일까. 물론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경우 한가위나 대보름 등 보름달이 뜨는 날을 명절로 쇠고 있을 만큼 보름달을 좋아한다. 불교에서도 달은 평화와 아름다움을 뜻하며, 심지어 구미호 같은 요물도 보름달이 뜨는 날엔 맥을 못 추는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이와 정반대다. 늑대가 밤에 달을 쳐다보고 긴 울음소리를 내는 것은 달의 음산하고 불길한 기운 때문이라고 여긴다. 때문에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늑대로 변하는 늑대인간 등의 서양 괴담은 모두 보름달을 배경으로 한다.
밤에 무덤에서 나와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뱀파이어도 보름달이 뜨는 날에 사냥감을 찾아 나서며, 으스스한 드라큘라 성 뒤편의 하늘에 걸려 있는 것도 바로 보름달이다.
보름달 뜨는 날엔 사건사고들 많아져
그뿐만이 아니다. 서양에서는 지금도 순찰 경험이 많은 경관이나 택시기사, 술집주인들의 경우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이상한 사건 사고들이 유달리 많이 발생한다고 믿고 있다. 나이 많은 외과의사들도 보름날이면 뜻밖의 출혈이 심하기 때문에 중요한 수술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런 믿음은 중세 유럽 때부터 널리 퍼져 있었는데, 달에서 나오는 영기(靈氣)를 받아 사람의 마음속에 잠재된 사악함이 날개를 펼친다고 믿었다. 따라서 보름달이 뜨는 날엔 정신병 환자가 속출할 뿐더러 보통 사람들도 이상한 사건이나 사고에 휘말리기 쉽다고 생각한다.
서양의 점성학에서도 정신병은 달의 영향 탓이라고 생각했다. 한 조사결과를 보면 요즘도 간호사의 80%와 의사의 64%가 달의 주기가 환자들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준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이다.
이런 믿음은 영어 단어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Luna’는 로마신화에서 달의 여신을 가리키는데, 거기서 비롯된 단어 ‘lunatic’는 ‘미친, 정신이상의’라는 뜻을 지닌다. 또 ‘moon’에서 나온 ‘moony’는 ‘멍한, 넋 잃은’, ‘moonstruck’은 ‘머리가 이상해진’이라는 뜻이다.
서양인들이 남을 깔보고 경멸한다는 뜻에서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드러내는 행위를 ‘moon’이라고 하는데, 그 동사도 사실은 엉덩이가 보름달처럼 둥글고 희뿌옇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여성의 월경도 달의 주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영어로 월경을 뜻하는 ‘menstruation’의 어원은 달이며, 실제로 여성의 평균 월경 주기는 달의 주기와 거의 비슷한 29와 1/2일이다.
영국의 성문제 권위자인 해브록 에리스는 원시인들이 보름달빛에서 성적 자극을 받아 월경이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서양인들 사이에서는 보름달에 신생아들이 많이 태어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또 여성이 생리 기간 중에 이상 충동을 일으켜 절도 등을 일삼는 것도 바로 달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
예전에 뉴욕 대학의 월터 매니커 박사는 뉴욕시민 50만명의 출생 기록을 분석해 보름달 전날부터 출생률이 증가해 보름달 때 최고가 되고 그 다음날부터 급격히 떨어진다는 통계를 내놓은 적도 있다.
실제로 달과 관련된 성행동을 보이는 동물들도 많다. 캘리포니아 연안에 사는 정어리는 보름날에만 알을 낳고 홍해의 성게, 사모아의 연충 등도 달과 관련된 성행동을 보인다. 또 롱아일랜드 해안에서 채집한 굴을 1천600킬로미터나 떨어진 에반스톤에 옮겨 놓은 결과, 그곳 지역에서 만조가 되는 시간에 정확히 껍질을 열고 먹이를 찾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조석현상처럼 달 인력이 인체에 영향 미친다?
달의 주기가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이 중의 하나가 미국의 정신과 의사 아놀드 리버 박사이다. 그는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에서 15년간 일어난 살인사건을 분석해 보름달과 초승달이 뜰 때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리버 박사는 그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 달의 인력이 바닷물에 힘을 미치듯 사람의 몸속에 있는 수분과 전해질, 호르몬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내놓았다. 지구의 80%가 바다이듯 인체의 80%도 수분이니 그럴듯한 주장이었다. 이밖에도 보름달이 뜰 때 평소보다 강력범죄나 자살 등의 사고가 더 많이 발생했다는 조사결과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런 연구결과보다는 서두에서 언급한 벨르빌 교수팀의 논문처럼 달의 주기가 인간의 정신세계나 사건사고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연구결과들이 훨씬 더 많다.
그처럼 연구결과에 차이가 있는 것은 통계 자료를 뽑을 당시의 요인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조사 당시 보름달이 뜬 날이 우연히도 주말과 많이 겹칠 경우 특정 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통계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의미인 셈.
리버 박사 등이 주장한 달의 조석력과 관련한 가설도 과학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 이론이다. 거대한 지구의 바닷물에 나타나는 조석현상이 3미터를 넘지 못하는 것과 비교할 때 그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마가 아이를 안는 힘의 1천200만분의 1에 해당할 만큼 미미하기 때문이다. 또 달로 인한 조석현상은 한 달에 한두 번 보름달이 뜰 때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하루에 두 번씩 매일 일어나므로 달 주기와는 상관이 없다.
여성의 월경 주기와 달이 관련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포유류 중 생리 주기가 달과 비슷한 것은 인간과 미국의 주머니쥐뿐이다. 또 달 주기와 여성의 평균 생리 주기가 일치한다는 사실도 평균을 냈을 때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그 주기와 이틀 이내로 일치하는 생리 주기를 가진 여성은 전체의 30%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보름달의 미신을 여전히 믿는 이유는 ‘환상적 상관관계’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환상적 상관관계란 독립적으로 발생한 사건들이 서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뇌의 경향을 말한다.
즉, 보름달이 뜬 날에 우연히 정신병 발작이 일어나거나 어떤 사고가 나면 정확히 기억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 그런 일들이 벌어질 경우 쉽게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잘못된 믿음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어쨌든 달만 놓고 보면 서양인들이 동양인보다 미신에 훨씬 더 약한 것 같다.
저작권자 2012.12.06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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