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9일 수요일

미 대법원…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 허용

미 대법원…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 허용

배아줄기세포 연구 어디까지 왔나 (상)

 
미국 연방 대법원이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외신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7일(미국 시간) 두 명의 과학자가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문제점을 제기한 상고 사건을 각하했다.

제임스 셜리 등 2명의 과학자는 "줄기세포 연구가 과학실험 과정에서 인간 배아를 형성하거나 또는 파괴하지 못하게 한 연방 법을 위반했다"며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자들을 고발했었다.

소송은 성인 줄기세포를 연구했던 두 명의 과학자가 2009년 처음 제기했으며, 다음해인 2010년 8월 연방 법원 1심에서 정부가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내놨고, 곧 항소심이 이어지면서 판결이 뒤집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의과대학협회 법원 판결 대환영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전 판결의 연속선상에서 미 법원이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힘을 실어주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대법원이 "줄기세포 관련 법 규정의 모호성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국립보건원(NIH) 의견을 따랐다"고 평했다.
▲ 17일(미국시간) 미 대법원이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리자 백악관에서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크게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백악관 홈페이지.

판결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의과대학협회(AAMC)는 '국립보건원이 재정 지원하는 연구를 허용한' 하급심 판단을 뒤집지 않은 대법원의 결정을 크게 환영했다.

AAMC는 성명에서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엄격한 윤리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치료가 곤란한 여러 질병의 퇴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이제 법적인 장벽이 모두 없어졌으므로 줄기세포 연구가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살인 행위로 여기는 낙태 반대자들은 대법원의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번 소송을 지원했던 기독교 단체인 자유옹호연맹(ADF)은 "미 국민은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 실험에 돈을 내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며 "줄기세포 연구는 전혀 소득이 없을 뿐 아니라 연방 법을 위반했고 가뜩이나 쪼들리는 정부 재정에 부담만 준다"고 지적했다.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놓고 미국서 논란이 벌어진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지금까지 윤리성·합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세포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그 논란도 더욱 거세졌다. 급기야 미국의 주요 정치쟁점으로 떠올랐다.

수차례 판정 번복, 대법원 판결까지
2001년 보수진영(공화당)인 전임 부시 대통령은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지원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2005년 미 하원은 정부 결정에 맞서 연방기금 지원을 허용했으며, 2006년에는 상원에서도 이를 승인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의회가 승인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연구자들이 원했던 정부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부와 의회 간의 이견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2009년 진보 진영의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는 2009년 9월 전임 대통령이 금지한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기금 지원을 허용했다. 이에 맞서 한 기독교 단체는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배아를 파괴한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을 심의한 연방법원은 2010년 9월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인간 배아를 파괴시키는 연구"라며 본안에 대한 최종 판결이 있을 때까지 정부 지원을 잠정 중단시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 결정은 항소심으로 이어졌고 지원을 계속해도 된다는 판정 번복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2년여가 지난 지금 대법원 최종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미국에서의 인간 배아 연구는 향후 계속 활기를 띨 전망이다. 판결 소식을 접한 미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많은 과학자들이 미국 내 많은 불치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연구기금 지원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계속)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1.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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