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0일 목요일

현장 밀착형의 STEAM 콘텐츠 개발

현장 밀착형의 STEAM 콘텐츠 개발

한국형 다빈치 교육, STEAM (하)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동식물 세포의 특징과 패턴을 탐구하는 과학자가 되기도 하고, 탐구 내용을 시로 쓰는 시인이 되기도 하며, 동식물 세포의 패턴을 활용해 개성 있는 티셔츠를 만들어내는 디자이너가 되기도 하는 곳이 있다.
▲ STEAM 수업으로 자신만의 티셔츠를 만들고 있는 영광군남중학교 학생들.
전라남도 영광군 군남면에 위치한 영광군남중학교가 바로 그곳. 이 학교의 1학년 학생들은 여러 장의 동식물 세포 사진 중에서 동물세포와 식물세포를 구분한 후 각각의 특징을 스케치하며 어떤 점이 다른가를 구분한 다음, 세포의 세부 특징을 관찰하기 위해 필요한 탐구 목표 및 과정을 나름대로 설계하며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를 시로 묘사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관찰한 세포의 원형을 살리면서 창의적인 문구를 넣고 색을 입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티셔츠를 디자인한다. ‘세포 관찰, 패턴, 그리고 디자인’이라는 제목의 이 특별한 수업은 영광군남중학교 김병인 교사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관한 ‘스미소니언과 함께하는 STEAM 교육 연수’를 이수한 후 미국의 STEM 교육에서 강조하는 탐구 및 관찰 방법을 교과에 적용해 개발한 것이다.

학생들의 웃음으로 가득한 STEAM 수업
경기도 수원에 있는 영생고등학교에서 1,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아름다운 건축 프로젝트, 수학으로 실버타운 건설하기’란 제목의 수업도 수학과 과학, 기술, 예술 교과가 모두 연계된 특별한 수업이다.

창의적 체험활동과 방과후 활동을 연계해 진행되는 이 수업은 건축에서의 수학적 요소를 찾아 스케치업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신이 꿈꾸는 실버타운을 설계하고 모형은 만드는 내용이다.
▲ 자신이 꿈꾸는 실버타운을 설계하고 모형을 만드는 영생고 학생들.
이 수업을 구상한 영생고등학교 교사연구회 책임교사는 입시를 준비하는 인문계 고등학생들에게 과연 이런 수업이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고 한다. 우려했던 대로 창의체험 시간을 활용한 첫 수업시간 때 학생들은 늘 그랬듯이 문제집을 가지고 와서 노골적으로 자습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5차시가 진행될 즈음 학생들은 놀라운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스케치업 프로그램을 활용해 상상을 초월한 디자인으로 건축 설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 특히 자신들의 작품을 발표할 때는 교실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을 정도로 그간의 수학 시간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영광군남중학교와 영생고등학교에서 하고 있는 그 특별한 수업들은 바로 STEAM 교사연구회를 통해 개발된 STEAM 교육 콘텐츠들이다.

200여 종의 STEAM 콘텐츠 개발
STEAM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빨리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처럼 쉽게 적용이 가능하며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보급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현장 교원들이 직접 STEAM 콘텐츠와 교육방법, 교육과정을 개발해 수업에 적용하고, 그 결과에 대한 공유 및 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STEAM 교사연구회이다.

2011년 47개 팀 소속 교사 수 370명으로 운영되던 STEAM 교사연구회는 2012년 170개 팀 1천201명으로 증가했다.

STEAM 교육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2012년에는 주제중심형 STEAM 프로그램, 첨단제품 활용형 STEAM 프로그램, 과학·예술 융합형 STEAM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개발·보급되었다.

예를 들면 과학 지형도 및 예술 지형도 그리기 등의 과학·예술 융합형 프로그램과 스마트폰, 태블릿 PC, DSLR 카메라, 청소로봇 등의 과학기술 원리를 체험하는 첨단제품 활용형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그밖에 ‘예술 교사를 위한 STEAM 개발 연구’와 ‘기술 교사를 위한 STEAM 개발 연구’ 등도 주요 연구과제에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지역 및 소속 학교가 다른 교사들이 공동 작업을 하고, 대학 등 전문연구기관에 위탁하여 200여 종의 STEAM 콘텐츠가 개발되었다.

교사연구회와 대학 등의 전문연구기관에서 개발한 이 콘텐츠들은 교사 워크숍 및 연수,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현장으로 보급되었다. 현장 교사들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개발된 수업지도안과 자료를 다운로드 받아 STEAM 수업에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전용 웹사이트 구축해 콘텐츠 보급 예정
한국과학창의재단은 해외의 우수 STEM 콘텐츠를 도입해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한 후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 맞는 한국형 STEAM 콘텐츠로 개발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2011년에는 STEAM에 활용할 수 있는 해외 우수 콘텐츠를 도입하기 위해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 및 시카고과학산업박물관 등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2012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해외 우수 콘텐츠 워크숍을 통해 STEAM 교육 관련 교원들이 해외 선진 콘텐츠를 경험했으며, 이를 한국형 STEAM 콘텐츠로 변형해 학교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올해 한국과학창의재단은 STEAM을 모르는 일반 교원들도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과 밀접하게 연계된 STEAM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총 10개 학년의 STEAM 교육 관련 교과의 연간 교육과정 진도표를 분석한 다음 STEAM 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차시를 발굴해 시수 모형을 만들고 첨단 과학기술을 소재한 STEAM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또한 STEAM 관련 정보 및 콘텐츠를 보급하기 위한 전용 웹사이트를 구축해 현재까지 개발된 STEAM 교사연구회 자료를 비롯하여 수업에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 영상자료, 워크숍 및 연수자료, 연구보고서 등 다양한 자료 보급의 창구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01.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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