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펌프 분야를 이끌다
[릴레이 인터뷰] 기계연 윤의수 극한기계부품연구본부 박사
“어린 시절부터 워낙 기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떤 원리로 시계가 돌아가는지, 자전거는 어떤 구조로 이뤄졌는지 궁금했습니다. 호기심 탓에 당시 집에 있던 시계와 자전거 등 기계란 기계들은 모두 분해했기 때문에 성할 날이 없었습니다. 물론 모두 분해해 보고 다시 조립을 못해서 그대로 망가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웃음) 부모님께 혼나기도 많이 혼났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런 작은 관심들이 조금씩 쌓여 이렇게 과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윤의수 박사는 기계분야 중에서도 유체기계를 연구하는 과학자다. 유체기계(fluid machinery)란 액체나 기체 등의 유체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이를 활용한 연구는 유체가 갖고 있는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거나 기계적 에너지를 유체 에너지로 변환해 다양한 장치를 만드는 데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펌프나 압축기 등으로 기계로부터 유체로 에너지를 전달해 다양한 실생활에 적용하게 된다.
지난 2011년,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의 수력 설계기법 및 독자모델 개발’로 한국기계연구원 최우수연구상 은상을 수상한 윤의수 박사를 그의 연구실에서 직접 만났다.
펌프분야의 일인자
1983년 기계연구원에 입사한 윤의수 박사는 지금까지 유체기계 분야 연구를 수행해 왔다. 연구원에 입사한 후 1990년까지 열유체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 같은 해 1990년부터 유체기계연구에 본격적으로 가담했다. 동년에 ‘원심압축기 설계기술개발’ 과제를 도출하고 기계연 최초로 터보기계연구 분야를 개척했으며 2000년까지 압축기와 펌프, 가스터빈 등 터보기계분야의 연구에 집중했다.
이후 2000년부터 펌프 분야에서 본격적인 연구에 몰입한 그는 국내에서 수행된 특수용도 펌프 개발과제의 대부분에 참여함으로써, 많은 성과와 업적을 남기며 ‘펌프분야의 국내 일인자’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윤의수 박사는 기계분야 중에서도 유체기계를 연구하는 과학자다. 유체기계(fluid machinery)란 액체나 기체 등의 유체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이를 활용한 연구는 유체가 갖고 있는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거나 기계적 에너지를 유체 에너지로 변환해 다양한 장치를 만드는 데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펌프나 압축기 등으로 기계로부터 유체로 에너지를 전달해 다양한 실생활에 적용하게 된다.
지난 2011년,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의 수력 설계기법 및 독자모델 개발’로 한국기계연구원 최우수연구상 은상을 수상한 윤의수 박사를 그의 연구실에서 직접 만났다.
펌프분야의 일인자
1983년 기계연구원에 입사한 윤의수 박사는 지금까지 유체기계 분야 연구를 수행해 왔다. 연구원에 입사한 후 1990년까지 열유체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 같은 해 1990년부터 유체기계연구에 본격적으로 가담했다. 동년에 ‘원심압축기 설계기술개발’ 과제를 도출하고 기계연 최초로 터보기계연구 분야를 개척했으며 2000년까지 압축기와 펌프, 가스터빈 등 터보기계분야의 연구에 집중했다.
이후 2000년부터 펌프 분야에서 본격적인 연구에 몰입한 그는 국내에서 수행된 특수용도 펌프 개발과제의 대부분에 참여함으로써, 많은 성과와 업적을 남기며 ‘펌프분야의 국내 일인자’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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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의상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사이언스타임즈 |
현재 국내 전자통신 분야는 세계 수준으로 등극했지만, 기계 분야 중에서도 유체기계는 외국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대형 발전소와 석유화학플랜트 등에 사용되는 핵심 유체기계 장비들은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에 따라 순수 국내기술로 장비를 개발해 국산화 하는 작업들이 매우 시급한 사안으로 거론됐다.
윤의수 박사가 현재까지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이 중에서도 특히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의 수력 설계기법 및 독자모델’은 기업에게 기술이전을 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대표적 연구이기도 하다.
“원자로 냉각재 펌프 연구는 산연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원자로 냉각재 펌프는 원전플랜트에서 심장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입니다. 때문에 값도 비싸고 기술도 어렵습니다. 먼저 국내 대기업에서 개발을 진행하던 초기, 국내 기술 수준이 낮았기 때문에 유럽에서 기술을 도입해 공동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그러한 방법으로 간다면 계속해서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이 내려지더군요. 때문에 별도로 독자기술을 개발하기로 했고, 이는 결국 성공했습니다.
이 연구는 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신형원자로(APR1400) 이후의 차세대원자로에 적용될 원자로 냉각재 펌프를 국내기술로 설계할 것을 목표로 잡고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으며 기술개발 초기와 달리 현재는 선진 외국의 기술 수준과 거의 동등한 상태입니다.”
RCP는 원자로 냉각재를 강제로 순환시켜 핵연료에서 발생한 열을 증기발생기로 전달하는 1차 계통 기계다. 신고리 3, 4호기에 설치될 펌프인 해당 장치는 현재 연구의 막바지에 다다랐으며 국내 산연의 축적된 펌프연구 기술이 적용된 만큼 축적 원자로 냉각재 펌프의 자립 근간이 마련되고 있다.
이외에도 윤의수 박사는 ‘오일이 필요없는 터보 냉매압축기’를 개발했는데, 이는 중형(150~200 RT) 에어컨에 들어가는 압축기로 자기베어링(磁氣 bearing)으로 회전축을 공중에 띄우므로 접촉을 하지 않는 것에 기술의 핵심이 있다. 접촉을 하지 않다보니 윤활이 필요 없어, 윤활에 필요한 오일이 사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증속기어 없이 고속 모터로 압축기를 직결구동하므로 증속기어에 의한 소음이나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점이 기존의 방식과 가장 다른 것으로, 기존의 장치들은 오일윤활 방식으로 구동됐지만 윤의수 박사팀이 개발한 장치는 오일을 사용하지 않는 무급유다.
때문에 오일 교환 시 발생하는 냉매 손실비용이나 환경오염이 거의 없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기술의 경제화를 가져온다. 해당 기술 역시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으로 연구가 진행됐으며, 그동안 국산화 하지 못했던 기술을 독자적으로 가질 수 있게 돼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오일이 필요 없는 친환경 터보냉매압축기에는 자기베어링과 고속모터 기술이 들어있습니다. 해당 기술은 1단계 마무리를 짓고 상업화 직전 단계에까지 들어갔습니다. 이 기술 역시 그간 국내에서는 전무 했으며 외국에서도 현재 미국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술수준은 상업화만 남은 단계인 만큼 외국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를 생산해 신뢰성을 확보,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제만 남았습니다.”
오일이 필요 없는 친환경 터보냉매압축기는 효율이 높아 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회전축을 띄워서 작동하는 만큼 소음도 매우 작아 현장의 작업환경 분위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냉매압축기의 크기가 기존에 비해 1/2~1/3 수준으로 작기 때문에 에어컨의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작업 공간 역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접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소모도 덜 되고 제품의 수명이 오래갑니다. 에어컨은 냉동기의 수명이 가장 중요한데, 해당 기기의 수명을 늘린 만큼 에어컨 전체의 내구성도 더욱 좋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기존의 에어컨에 비해 비용도 절약할 수 있어 향후 이것이 본격적으로 상업화 된다면 많은 현장에서 다양한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명품, 마지막 2%가 결정”
윤의수 박사는 펌프와 압축기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산출하며 국내 유체기계 분야의 선구자로 불리고 있다. 그가 이토록 유체기계 분야에 매진하는 이유는 장치의 중요성에 비해 현실적으로 매우 낮았던 국내 기술 수준 때문이었다. 기술을 높여 장비 국산화의 기틀을 마련해야 겠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시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체기계 분야의 국내 기술 수준이 굉장히 낮았습니다. 때문에 이 분야에서 내가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 때 연구 분야를 바꾸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혼자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그야말로 파고들었습니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기계연구원에 입사하였습니다. 연구소 재직 중 다시 박사과정에 들어가면서 유체기계 분야로 논문을 택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윤의수 박사는 "유체기계 연구를 진행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중에서도 낮은 국내 기술 수준으로 연구의 데이터를 얻을 수 없던 점이 가장 높은 벽이었다"고 말했다. 연구 초기, 국내 기술수준이 낮다보니 가용할 수 있는 리소스(resource)가 적어 연구가 진전하는데 난항이 많았던 것이다.
“펌프나 압축기와 같은 기술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기술을 팔지도 않고 외부로 유출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국내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컸습니다. 가까스로 초기 연구 과정을 거쳐 장비를 개발한 후에는 성능 시험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문제가 발생하더군요. 하지만 절박함 때문이었는지 모든 장애를 잘 넘겨 지금의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 홍천 태생인 그는 시골 마을에서 과학자로 자란 케이스다. 주위에 농지와 농기계 밖에 없어 과학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자랐지만 고등학교에서 한 선생님을 만나면서 과학에 소질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고, 기계에 대한 꿈을 계속 키워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 수 있었다.
“당시 선생님이 공학이 나와 잘 어울린다고 말씀해 주셔서 내가 앞으로 가야할 길은 엔지니어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기계공학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기계공학 특성화대학인 부산대에 입학하였고, 학부에서 기계공학에 흥미를 느끼며 공부를 하다 보니 KAIST 기계공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하게 됐싑니다.
그렇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회적·경제적으로 많은 부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과학자가 된 이후, 자신의 연구가 현장에서 직접 사용되는 모습을 볼 때 과학자가 되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가 연구로서 끝나지 않고 기업에서 물건을 만들어 현장에서 사용되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며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을 볼 때마다 과학자가 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 과학자들에게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라고 조언했다. 기초실력이 튼튼해야 더욱 중요한 연구도 잘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박사는 “기계공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물리와 수학 등을 철저하게 파고들어서 원리 이면에 숨은 의미까지 캐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기반이 튼튼해야 창의도 나오고 발상의 전환도 나온다"며, 명품은 결국 마지막 1~2%에 결정되는 것 아닌가. 이러한 생각으로 연구에 임해 많은 젊은 과학자들이 좋은 연구결과는 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2013.01.04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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