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필수품이자 분쟁의 원인 ‘물’
2013년 ‘세계 물 협력의 해’ (1)
2013년은 국제연합(UN)이 지정한 ‘세계 물 협력의 해(International Year of Water Cooperation)’다. 수자원 부족과 수질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되새기고 불평등과 분쟁을 해소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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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총회는 2013년을 '세계 물 협력의 해(International Year of Water Cooperation)'로 지정 선포했다. ⓒUN WATER |
UN은 인류가 직면한 현안을 널리 알리고 국제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비정기적으로 ‘세계의 해(International Year)’를 지정한다. 1959년 ‘세계 난민의 해’부터 지난해 ‘세계 지속가능 에너지의 해’까지 매년 또는 몇 년 간격으로 선포가 이어졌다.
물을 소재로 세계의 해를 지정한 것은 지난 2003년 ‘세계 담수의 해’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 ‘세계 물 협력의 해’ 지정으로 다시 한 번 국제적인 차원에서 수자원 해법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물 개발 보고서’가 경고하는 물의 미래
물은 문명의 필수품이다. 고대 문명은 식수가 풍부한 강가를 중심으로 발달했고 그리스와 로마는 식수의 전달을 위해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물을 장악하기 위한 전쟁이 역사 속에서 되풀이되었고 지금도 대부분의 국가들이 수자원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하천과 호수 등 세계 2억 명이 사용하는 지표수 공급원 중 이웃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이 273개에 달할 정도다.
이에 UN은 수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해 왔다. 1992년에는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로 지정했다. 이후 각국에서는 매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1995년부터 정부 차원의 기념식을 꾸준히 개최했다.
1997년부터는 각국의 지속가능한 수자원 이용을 돕기 위해 3년마다 ‘세계 물 포럼(WWF)’을 개최하고 ‘세계 물 개발 보고서(WWDR)’를 발간한다. 지난해 3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제6차 포럼의 결과물을 네 번째 보고서(WWDR4)에 담아냈다.
보고서는 ‘불확실성과 위험에 놓인 수자원의 관리(Managing Water under Uncertainty and Risk)’라는 제목을 통해 세계 곳곳의 수자원 이용 실태와 관련 정책을 상세히 보고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식량, 에너지, 산업, 거주, 생태계의 5개 범주를 통해 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식량 = 세계 물 이용의 70퍼센트는 농업 분야가 차지하는데 인구가 늘어날수록 식량 생산에 쓰이는 물 소비도 증가한다. 얼마 전 70억 명을 돌파한 세계인구는 2030년이면 83억, 2050년이면 90억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식량 수요도 2030년이면 현재의 1.5배, 2050년에는 1.7배로 높아진다. 물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다툼도 그만큼 치열해진다는 의미다. 가축 사육과 바이오연료 생산도 물 소비를 부추긴다.
식량이 부족하면 국가와 문명의 존립도 위태로워진다. 그러나 최근 주목을 받는 ‘식량 안보’ 개념에서 수자원 확보의 중요성은 누락되기 일쑤다. 게다가 무분별한 화학 비료의 사용과 공격적인 토지 개발로 인해 기존의 수자원 지형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보고서는 수요와 공급의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개선할 것을 제안한다. 수요 부문에서는 ‘물 한 방울 당 수확량(crop per drop)’을 늘리는 농법을 개발해 효율과 생산성을 늘리고, 공급 부문에서는 특정 계절에 집중된 강수를 효과적으로 저장하고 운송하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물을 소재로 세계의 해를 지정한 것은 지난 2003년 ‘세계 담수의 해’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 ‘세계 물 협력의 해’ 지정으로 다시 한 번 국제적인 차원에서 수자원 해법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물 개발 보고서’가 경고하는 물의 미래
물은 문명의 필수품이다. 고대 문명은 식수가 풍부한 강가를 중심으로 발달했고 그리스와 로마는 식수의 전달을 위해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물을 장악하기 위한 전쟁이 역사 속에서 되풀이되었고 지금도 대부분의 국가들이 수자원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하천과 호수 등 세계 2억 명이 사용하는 지표수 공급원 중 이웃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이 273개에 달할 정도다.
이에 UN은 수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해 왔다. 1992년에는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로 지정했다. 이후 각국에서는 매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1995년부터 정부 차원의 기념식을 꾸준히 개최했다.
1997년부터는 각국의 지속가능한 수자원 이용을 돕기 위해 3년마다 ‘세계 물 포럼(WWF)’을 개최하고 ‘세계 물 개발 보고서(WWDR)’를 발간한다. 지난해 3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제6차 포럼의 결과물을 네 번째 보고서(WWDR4)에 담아냈다.
보고서는 ‘불확실성과 위험에 놓인 수자원의 관리(Managing Water under Uncertainty and Risk)’라는 제목을 통해 세계 곳곳의 수자원 이용 실태와 관련 정책을 상세히 보고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식량, 에너지, 산업, 거주, 생태계의 5개 범주를 통해 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식량 = 세계 물 이용의 70퍼센트는 농업 분야가 차지하는데 인구가 늘어날수록 식량 생산에 쓰이는 물 소비도 증가한다. 얼마 전 70억 명을 돌파한 세계인구는 2030년이면 83억, 2050년이면 90억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식량 수요도 2030년이면 현재의 1.5배, 2050년에는 1.7배로 높아진다. 물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다툼도 그만큼 치열해진다는 의미다. 가축 사육과 바이오연료 생산도 물 소비를 부추긴다.
식량이 부족하면 국가와 문명의 존립도 위태로워진다. 그러나 최근 주목을 받는 ‘식량 안보’ 개념에서 수자원 확보의 중요성은 누락되기 일쑤다. 게다가 무분별한 화학 비료의 사용과 공격적인 토지 개발로 인해 기존의 수자원 지형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보고서는 수요와 공급의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개선할 것을 제안한다. 수요 부문에서는 ‘물 한 방울 당 수확량(crop per drop)’을 늘리는 농법을 개발해 효율과 생산성을 늘리고, 공급 부문에서는 특정 계절에 집중된 강수를 효과적으로 저장하고 운송하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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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기준 각국의 부문별 물 사용 비율. 후진국일수록 농업용수(갈색)의 비율이 높다. ⓒFAO AQUASTAT |
▲ 에너지 =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할 때도 물은 필수다. 원료를 캐내고 순도를 높이며 터빈을 돌리는 모든 과정에서 물은 빠지지 않고 쓰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전망에 따르면 2035년에는 에너지 수요가 2007년에 비해 1.5배나 높아진다. 중국, 인도, 중동의 향후 에너지 수요는 5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며, OECD에 속하지 못한 후진국일수록 증가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한다.
거꾸로 물 생산을 위해서도 많은 에너지가 쓰인다. 바닷물에서 소금기를 제거하는 담수화 과정이 하나의 예다. 그러나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수자원의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고 대비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보고서는 첨단기술을 개발해 에너지 생산을 위한 물 소비를 줄이고 또한 물 생산에 드는 에너지 소모를 낮추는 식으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산업 = 세계 물 소비량 중에서 산업용수로 쓰이는 비율은 20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자원 확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게다가 염색, 도축, 가죽 가공 분야는 독성물질을 배출해 수질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에 수출할 물품을 만들어내는 공장은 대부분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 위치한다. 수질이 악화되면 생태 시스템이 악화되고 국민들의 건강이 나빠져 결국에는 산업 발전에도 저해가 된다. 지구 전체의 산업구조를 유지시키기 위해 환경 파괴의 부담을 짊어지는 셈이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수질 오염 때문에 지불해야 할 경제적 비용은 전체 GDP의 2.5퍼센트에 달한다. 개도국의 효율적인 통합수자원관리(IWRM) 시스템 구축을 위해 선진국의 이해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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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자원을 보호하고 위생적인 물 공급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사회와 생태계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영향을 끼쳐 결국 총체적인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ABMiller Plc & WWF-UK |
▲ 거주 = 유엔경제사회국(UNDESA)에 따르면 2009년에서 2050년까지 세계인구가 23억 명 가까이 늘어나는 동안 도시 거주민의 숫자는 34억에서 63억으로 29억 명이나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식수 수요뿐만 아니라 수질 오염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지금도 전 세계 도시에서 발생하는 하수 중에서 80퍼센트는 별다른 처리 없이 강과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반면에 2000년에서 2008년이 될 때까지 도시민 중 가정 내에 위생적인 수도 시설을 갖추지 못한 비율은 오히려 20퍼센트나 증가했다.
보고서는 현대적인 식수 공급 시설을 짓는 동시에 올바른 물 사용과 관리에 대해 교육이 이루어저야 한다고 권고한다. 특히 저소득 및 취약계층이 오염된 물을 마시지 않도록 국가와 국제적인 차원에서 배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생태계 = 흔히들 자연보호와 경제개발은 대립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깨끗한 물을 지속적으로 보급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수원이 위치한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것이다. 자연이 훼손되면 그만큼 경제적인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자연 생태계의 건강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과학적인 평가방법을 선진국이 개발해 보급한다면 안전한 수자원 유지에 드는 세계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안전한 물의 확보는 이제 국가의 차원을 넘어 인류 공동의 문제로 발전했다. 물 협약이나 물 관련 조약을 발효시켜서 소모적인 분쟁을 예방하되 경제, 에너지, 식량 등 서로 연계된 영역을 함께 고려해야만 불확실성과 위험에 노출된 수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UN이 올해를 ‘세계 물 협력의 해’로 지정하고 각국의 노력을 촉구하는 이유다.
저작권자 2013.01.07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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