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결말을 내가 바꿀 수 있다면?
인터랙티브 영화, '터치 시네마, 리터칭 러브'
그저 방관자였던 영화 관람객의 위치가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인해 변하고 있다. 선택의 순간, 관객이 영상에 간섭할 수 있고 결과도 바꿀 수 있다. 아직은 영화관에서 보는 영상이 아닌 스마트폰을 이용한 작은 영화라고는 하지만 분명 의미 있는 변화이다. 그렇다면 영화관의 영화와 스마트 폰 속의 영화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터치 시네마, 리터칭 러브’ 를 만든 최민혁 감독을 만나 이모저모를 질문했다.
비선형적 스토리텔링 구조로 이루어져
“영상 속 이야기를 인터랙션 할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 폰 영화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터치 시네마, 리터칭 러브’도 인물을 터치하면 나래이션이 나오고 과거 기억 속으로 영화가 되돌아가는 형태라고 할 수 있죠. 사용자가 어떤 지점에서 인터랙티브를 하느냐에 따라 볼 수 있는 기억이 달라지고 내용도 조금은 바뀌게 됩니다.”
비선형적 스토리텔링 구조로 이루어져
“영상 속 이야기를 인터랙션 할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 폰 영화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터치 시네마, 리터칭 러브’도 인물을 터치하면 나래이션이 나오고 과거 기억 속으로 영화가 되돌아가는 형태라고 할 수 있죠. 사용자가 어떤 지점에서 인터랙티브를 하느냐에 따라 볼 수 있는 기억이 달라지고 내용도 조금은 바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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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자는 두 사람의 대화 중 아무 곳에서나 인물을 터치하면 그들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다 ⓒ최민혁 |
‘터치 시네마, 리터칭 러브’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헤어진 연인이 2년 만에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이다. 사용자는 두 사람의 대화 중 아무 곳에서나 인물을 터치하면 그들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과거 회상 장면으로 돌아가 그들의 기억을 볼 수 있다. 어떤 기억을 보느냐에 따라, 즉 사용자가 어떻게 인터랙티브했느냐에 따라 영화의 결말은 달라진다.
“시간을 계속 오가는 비선형적 구조여서 매 씬마다 주인공의 생각과 과거를 볼 수 있어요. 물론 그대로 나두면 다시 현실로 돌아와 지하철 속 현재 이야기가 계속되지요.”
보통 인터랙티브 영화는 이야기 속에 선택지점이 있다. 그곳에서 이야기가 분기된다. 쉽게 말해 선형적인 스토리텔링에 선택을 더하는 형태이다. 그래서 스릴러나 액션 장르가 많이 만들어진다. 선택 지점에서 긴장감도 확실하고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터치 시네마, 리터치 러브’는 이야기가 분기되는 지점이 없다. 대사나 장면이 마치 하이퍼링크처럼 넘어간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플롯이 인과적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야기 분기점이 없다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기억이라는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필연적이면서 우연적인 연결을 가진 알고리즘를 만들 수 있었지요.”
비선형적으로 이야기가 오가는 구조에서 완전한 필연성을 유지하기란 어렵다. 그렇다고 우연성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면 스토리 구조가 무너져 마치 횡설수설 떠드는 것과 같다. 문제를 해결해야 했지만 참고할만한 포맷이 없어서 애를 먹었다. 그래서 최 감독은 씬별 카드를 만들어놓고 다양한 실험을 했다. 각 씬에 주요 감정과 캐릭터 등을 선택하여 연구를 하면서 영상마다 메타 데이터를 부여했다. 우연과 필연이 잘 어우러지도록 만들었다.
스토리텔링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 필요
그래도 여전히 스토리텔링에 대해서는 아쉽다. 영화와 비교했을 때, 영화와 같은 동급의 재미와 감동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너무 부족하다. 보통 영화관에서 경험하는 2시간짜리 고도로 연출된 영화에서는 몰입을 통해 상상력이 극대화되면서 쾌감을 얻게 된다.
반면 스마트폰은 프레임 너머로 일상이 펼쳐져 산만하고 혼합적이어서 인터랙티브는 흥미롭지만 영화에서 얻을 수 있는 깊은 경험과 감동을 일으킬 수 있는 긴장감을 불어넣기가 쉽지 않다. 즉 사용자가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영화관 영화보다 더 만만치 않은 매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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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치 시네마, 리터칭 러브'의 장면들 ⓒ최민혁 |
“비록 영화관의 영화와 비슷한 감성을 전달할 수는 없지만 장점 또한 상당합니다. 특히 뉴미디어들은 상당히 개인화됐다는 특성이 있지요. 매체가 다르다면 그것에 맞는 콘텐츠가 필요한데, 아직 새로운 환경에 적응되는 스토리들이 정착되지 못했을 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영화와 같게 만들기보다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분명 영화관과 뉴미디어는 특성이 아주 다른 매체이다. 따라서 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스마트폰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선 이야기가 분기되는 지점으로 인터랙션 순간을 보기보다는 감정을 동조시키고 경험을 조직하는 시점으로 여길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영화와는 다른 차별적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가 개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개발자들을 위한 환경 조성 시급
“뉴미디어에서는 유저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을 잘 디자인해야 합니다. ‘터치 시네마, 리터칭 러브’도 비교적 쉬운 방법인데도 의외로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뭐든지 접근이 쉬워야 한다. 보통 새로운 문화나 기기 등을 쉽게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낯설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새로운 포맷이 어떻게 작동되고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대중화의 핵심 요소이다. 콘텐츠 개발자들이 사용자의 경험에 대한 깊은 고민이 수행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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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혁 감독 ⓒ최민혁 |
환경조성도 중요한다. 무엇보다 서로 만날 수 있는 ‘장’을 자주 만들어야 한다. 영화감독과 프로그래머는 너무 다른 영역이다 보니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대화의 기회가 드물다. 최 감독은 앱 개발자 생태계를 지원하는 KT 앱 개발자 커뮤니키 아키텍트에 가입해 활동을 했다. 다행히 적극적으로 나선 덕택에 이 커뮤니티를 통해 개발자 세계를 알게 됐고 본인의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는 점도 스마트폰 영화가 발전하는데 한계가 되고 있다. 어쨌든 수익이 있어야 지속적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고 발전이 되기 때문이다.
“감상자의 상황 선택에 따라 작품의 스토리가 변하는 인터랙티브 영화는 21세기의 킬러 콘텐츠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준비가 아직은 부족해 보입니다. 콘텐츠 강국이 되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공감과 더불어 환경 조성이 하루 빨리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감상자의 상황 선택에 따라 작품의 스토리가 변하는 인터랙티브 영화는 21세기의 킬러 콘텐츠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준비가 아직은 부족해 보입니다. 콘텐츠 강국이 되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공감과 더불어 환경 조성이 하루 빨리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저작권자 2013.01.07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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