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7일 월요일

중국, 이제는 경제에서 문화수출로

중국, 이제는 경제에서 문화수출로

문화, 창의성과 혁신 장려에 중요해

 
세계문명의 발상지인 인도의 인더스 문명, 이집트 문명, 이란과 이라크로 대변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그러나 지금 이곳 사람들은 문명의 주인들의 후손이 아니다. 중국의 황허 문명과 다른 점이다.

수 많은 전쟁과 외세의 침입 속에 흥망성쇠라는 부침(浮沈)을 겪어야만 했다. 민족도 수 없이 바뀌었고, 문자도 수 없이 바뀌었다. 원래 문명의 주인공들의 문화는 사라졌다. 다른 이민족들이 지금 이곳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의 경우는 아주 다르다. 그들은 최초의 문자인 한자를 계속해서 사용해 왔다. 문명의 주인공인 한족(漢族)을 중심으로 통합된 같은 문화를 계속 이어왔다. 때로 왕조는 변했지만 문화와 민족은 변하지 않았다.
▲ 최근 중국이 문화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의성과 혁신 장려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사진은 중국 문화의 상징인 경극(京劇) 패왕별희. 1993년 선을 보인 작품으로 장국영이 열연한 작품이다. ⓒ위키피디아

따라서 중국의 문화는 4천년 이상 단절이 없이 이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유구하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과 같은 나라는 세계사에 그 유례를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다. 이러한 중국의 문화라는 소프트 파워가 세계 각처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최대의 무역국가에서 최대의 문화수출 국가로
창의성과 혁신의 장려가 국가에 커다란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새 지도부가 문화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경제성장, 최대의 무역국가라는 사실과 더불어 세계 최고(最古)의 문화국가라는 자긍심을 보여주는 것이 국가이익에 부합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마치 한류(韓流)열풍처럼 말이다.

지난 11월 중국의 모든 것을 이끌고 있는 공산당 정치국의 새로 임명된 상임위원회 위원들은 획일적인 이미지를 보여줘 화젯거리가 되었다. 우선 모두 남자다. 머리를 검게 염색했으며, 검은색 정장을 입었다. 개인주의와 창의성을 억압하는 공산당의 신조를 보여주는 듯한 대목이다.

사실 중국 비판론자들은 종이, 인쇄술, 화약, 나침반과 같은 세계 4대 발명품을 내놓은 중국이 공산당의 통치로 그 마력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력이 풍부했던 국가 중국은 이제 남의 것을 베끼는 모방이 특기인 나라로 전락했다고 꼬집는다.

비판론자들은 미국처럼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회사가 탄생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복종만을 강요하고 규칙에만 얽매이는 공산당 치하에서 창의성과 혁신은 탄생할 수가 없다고 자주 지적한다. 정말 그러한가? 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겉으로 볼 때만의 모습이다.

획일적인 통제사회에서 새로운 창의성이
최근 출범한 새 지도부는 “앞으로 우리는 중국 노래를 부르고, 중국영화를 보고, 중국 춤을 추고, 중국이 개발한 제품과 서비스를 사게 될 것이다”라며 “우리는 중국문화 수출이 우리의 세계적 지위를 굳건히 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정부가 최근 발표한 5개년 계획에는 중국문화 수출과 관련된 장이 있다. 역대에는 없었던 내용이다. 이 계획은 국제대화와 문화교류 및 문화원조를 통한 중국 문화 브랜드의 구축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이 계획에 다르면 세계 각국에 중국의 도서관과 미디어 센터, 정보 서비스 시스템 등이 건립된다. 문화상품의 교역 역시 장려된다. 외국인들에게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가르치는 공자학원(孔子學院, Confucius Institutes)에 대한 투자는 계속 늘어갈 전망이다. 현재 세계 각지에 설립된 공자학원은 858 곳이 넘는다. 미국에만 81곳이 있으며 강의실이 299개에 이를 정도다. 우리나라 서울에도 이미 설립돼 있다.

‘공자학원’ 세계 곳곳에 설립해
중국의 소비자들은 현재 전 세계에서 팔리는 자동차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PC의 19%, 휴대전화의 14%를 사들이는 거대한 시장이다. 만약 중국이 경제의 불균형을 개선해 소비가 늘고, 서양의 기술을 제대로 받아들일 경우 내수시장규모는 어마어마하게 성장할 것이다.

그 거대한 시장 때문에 중국은 창의성과 혁신에서 아주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지금은 정부주도에 의해 다양한 혁신이 진행중이다. 중국정부는 여러 연구기관을 만들었다. 국립과학원이라는 연구단지가 한 예다.

이 연구단지는 법적 지원을 받으면서 생물복제 부분에서 획기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태양력과 풍력, 건전지기술, 전기자동차 부문의 산업기반이 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중국의 고등교육은 질적인 차원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의 대학은 매년 1만 명 이상의 이공계 박사를 배출하고 있다. 물론 서양의 선진국들과 비교하자면 질적으로 떨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해외에서 활동하다 귀국하는 중국과학자들이 늘어간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에서 발견되거나 발명돼 임상실험중인 화학 화합물(chemical compounds)은 20종이 훨씬 넘는다. 앞으로 신약(新藥) 후보로도 사용 가능한 물질이며, 변용하면 의약품으로 쓸 수 있는 물질들이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정부의 5개년 계획에 연구개발(R&D) 비용이 증가하기 전만 하더라도 중국은 세계 R&D 지출의 12%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 세운 1천500개의 R&D 센터들도 커다란 역할을 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지출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의 특허권 신청 건수도 이미 미국을 앞질렀다.

중국의 창의성, 베이징 올림픽에서 나타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우리는 빈틈 없이 연출된 중국의 창의성을 목격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치단결해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대중동원은 권위적인 공산당 치하의 중국이 지닌 인상적인 면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바로 그것이 중국만의 특성이며, 혁신의 비결인지도 모른다.

중국의 미술시장에서는 현대 중국의 독특한 특성을 지닌 창의성을 엿볼 수 있다. 현재 중국 미술시장은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국가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물론 남을 모방하려는 노력도 보인다. 그러나 미술은 100만 명 이상의 노동력을 고용하는 산업이 됐다.

2003년~2010년 사이 정부의 미술부문 투자는 연평균 33% 증가해 총 14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2010년 미술대학 졸업생은 8만 명으로 10년 동안 15배나 증가했다. 또한 현재 대학 수준의 스튜디오나 미술사 및 미술경연 프로그램에 등록한 젊은이 만도 수십만 명에 이른다.

현재 중국에서 현대미술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은 37개, 비영리 미술전시장은 23개, 갤러리는 197개로 지난 10년 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중국은 세계 미술품 매출의 23%를 차지해 세계 최대 미술시장의 하나가 되었다. 2011년 경매를 통해 5억4천만 달러어치의 중국 미술품이 팔렸다. 미국의 3억1천만 달러를 웃돈다.

조만간 중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나 스티브 잡스, 그리고 브르스 스프링스틴이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국은 창조성과 혁신을 장려하는 것이 국가에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화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언제 우리 근처에 들이 닥칠지 모른다. 특히 인터넷 기기를 통해서 말이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3.01.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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