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31일 수요일

빅데이터 분석으로 국가현안 해결

빅데이터 분석으로 국가현안 해결

빅데이터 국가전략 포럼 개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회문제의 본질과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고, 객관적 정책 수립과 최적의 현안 해결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저비용 고품질 국정 운영이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 인프라 구축, 전자정부의 구현 등 데이터 분석에 유리한 환경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빅데이터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9일 서울 한국정보화진흥원 대강당에서 ‘대한민국 사회현안과 빅데이터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3차 빅데이터 국가전략 포럼’에서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빅데이터 분석으로 사회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결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 한국정보화진흥원은 29일 서울 한국정보화진흥원 대강당에서 ‘대한민국 사회현안과 빅 데이터 전략’이라는 주제로 ‘제3차 빅 데이터 국가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권시연

이 날 행사에서 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 전략연구센터는 우리 사회 현안으로 손꼽히는 청년 일자리 문제, 청소년 자살·학교 폭력, 영유아 보육정책 등에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김현곤 센터장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면 결과값은 금방 도출되는데 분석설계모델을 만드는 것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만큼 모델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로 사회문제 분석

첫 번째로 ‘빅데이터를 통한 우리나라 청년일자리 문제 심층 분석’을 발표한 구태훈 테라데이타 이사는 개인별 고용정보, 공공기관·기업 데이터, SNS와 주가 등 환경데이터를 원천으로 nPath를 통해 청년일자리 패턴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SQL-MR(Map Reduce) 함수 중 하나인 nPath는 정렬 기준별 경로정보를 도출하는 함수로서, 특정 시간 주기의 상태변화 분석에 유용해 시간대별 직업경로 분석을 통한 청년층의 일자리 현황 및 청년구직에 성공한 집단의 패턴 분석에 적합하다는 것이 구 대표의 설명이다.

두 번째 발표는 SK텔레콤 스마트 인사이트의 김정선 부장이 맡아 ‘소셜 분석으로 살펴본 청소년 위기패턴과 시사점’에 대해 언급했다. 김 부장은 프로젝트 추진 목적을 소셜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청소년 자살의 형태 패턴을 찾고 적시 대응체계 수립 및 정책의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자살하고 싶은 심경에 대한 토로와 자살 방법에 대한 문의를 SNS, 온라인에서 주로 한다. 따라서 자살에 대한 언급이 높은 요일과 시간대 등을 보다 면밀하게 파악해야 하며, 자살과 관련된 정서적 표현 등 자살 징후를 파악하기 위한 심층 연구와 분석 기술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빅 데이터 시대를 맞아 SNS를 통해 유통되는 데이터의 분석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편 LA타임즈는 오스카상 후보 및 작품에 대한 트윗 분석 결과를 공개한 바 있는데, 그 결과는 적중했다. 사진은 LA타임스의 시상식 사이트. ⓒwww.latimes.com

마지막으로 박영일 SM2네트웍스 책임컨설턴트는 ‘영유아 정책에 대한 국민정서 분석과 보육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영유아 보육정책과 관련된 키워드인 영유아 보육료, 양육수당,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지표를 공개하고 결과값이 의미하는 바를 설명했다.

그는 문제점으로 보육정책 관련 정보는 몇 단계를 거쳐야 고급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며 대다수는 광고 상업글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양육수당 확대와 같은 정책의 긍정적인 면과 0~2세 무상교육 폐지와 같은 부정적인 요인이 혼재돼 있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빅데이터 분석에 앞서 데이터 개방 이뤄져야

주제 발표 후 정윤수 명지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빅데이터 분야 전문가 6명이 패널로 참석해 ‘빅데이터를 통한 사회현안 해결과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종합토론을 했다. 또한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에서 참석한 전문가들의 열띤 질문이 이어졌다.

토론자들은 빅데이터 분석에 앞서 다양한 데이터가 확보돼야 하고, 공공기관의 데이터가 지금보다 개방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조용남 한국보육진흥원 국장은 각 부처 간 정보 호환이 원활하지 못한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고, 조인호 한국고용정보원 본부장은 한국고용정보원이 보유한 데이터인 고용보험, 워크넷, 직업능력훈련 등에 대해 소개했다.

청년 일자리, 보육정책 등 해당분야 전문가와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종합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 집단 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박정원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원은 사회 현안을 짚어낼 수 있는 인문·사회과학적 접근과 IT와 통계와 통합해서 볼 수 있는 안목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빅데이터 분석과 기존의 데이터 분석의 차이에 대해 채승병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데이터 활용 주기와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게 전개된다는 점을, 박현순 SK텔레콤 사업팀장은 탐색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공통 의견을 제시했다.


권시연 객원기자 | navirara@naver.com

저작권자 2012.10.31 ⓒ ScienceTimes

뭉치고 합쳐 새로워지는 녹색기술

뭉치고 합쳐 새로워지는 녹색기술

녹색기술 융합 컨퍼런스 개최

 
지난 2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교육과학기술부와 공동으로 대표적인 5개 분야 녹색기술인 그린카와 대체수자원, 그린IT, 이차전지, 태양전지 등의 선진국 기술수준 및 기술개발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녹색기술 지식맵’을 작성하여 사업계획을 수립 중인 중소기업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 녹색기술 5개 분야 ⓒKISTI

완성된 녹색기술 지식맵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녹색기술 5개 분야 중 이차전지 특허 수준이 9개국 중 1위를 차지했고, 그린카 분야는 8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린IT와 태양전지는 각 4위, 대체수자원은 5위 등으로 평가됐는데, 그린카와 대체수자원 분야를 제외하곤 나머지 3개 분야에서 특허수준이 상위권에 위치했다.

당시 녹색기술 지식맵을 작성했던 KISTI 관계자는 "주요 선도국가 및 기업들의 녹색분야 기술개발과 특허보호 활동을 분석한 녹색기술 지식맵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 활동을 지원하여 산업기술 보호는 물론 기술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녹색기술 지식맵 제작의 취지를 밝힌 바 있다.

녹색기술의 융합사업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
이처럼 녹색산업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정보 및 지식을 제공해 온 KISTI가 최근에는 사업 부문간 융합을 통한 신성장 분야 창출 등 녹색기술 간의 융합 방향을 제시하고 융합기술 사업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목을 끌었다.
▲ 녹색기술의 융합사업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ScienceTimes

지난 30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는 녹색 융합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하고 KISTI가 주최하는 ‘2012 녹색기술 융합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오는 31일까지 ‘녹색기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양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주요 선진국들이 산업전반에 걸쳐 융합기술 개발과 육성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녹색기술이야말로 단일 기술개발보다는 서로 다른 기술 간의 융합을 통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산업계의 요청에 의해 열리게 됐다.

대표적 융합사례인 친환경 자동차와 연료전지
첫날 행사에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권영일 책임연구원이 ‘녹색기술 국가연구개발 투자동향 및 녹색기술정보분석 체계 구축사업’에 대한 발표를 시작으로, 녹색기술의 대표적 융합사례라 할 수 있는 친환경 자동차 및 연료전지 등 총 2개 주제에 대한 기술개발 동향, 사업화 방안 발표 및 전문가 토론회가 이어졌다.

권 책임연구원은 먼저 녹색기술 국가연구개발 투자동향에 대해 “그린에너지와 관련한 88개 전략품목 및 288개 핵심기술로 구성된 15대 R&D 분야를 추진하는 전략 로드맵을 통해 기술혁신을 통한 글로벌 그린에너지 강국 실현에 매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KISTI의 권영일 책임연구원 ⓒScienceTimes
그러면서 녹색기술 융합 관련 연구개발비 투자 비중에 대해 “2011년을 기준으로 하여 전체 융합기술 관련 투자액인 1조8천179억원 중 녹색성장 중점 육성 분야는 총 9천271억원으로 51%를 차지한다”면서 “에너지 고효율화 기술과 에너지원 기술, 그리고 무공해산업경제와 사후처리기술 등의 순서”라고 밝혔다.

현재 추진 중인 녹색기술 융합사업과 관련해서도 소개했는데 “대표적인 사업으로 녹색기술 지식맵 가시화 서비스와 녹색인증 제도가 있다”면서 “이 외에도 녹색기술의 모바일 서비스와 녹색 마일리지제도, 녹색기술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우수성과 사례를 발간하는 사업 등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친환경 자동차 연구개발에 따른 융합기술 사업화 방안’이란 주제로 발표한 연세대 설용건 교수는 “자동차의 친환경 패러다임이 가솔린과 디젤 엔진에서 하이브리드로, 또 하이브리드는 연료전지처럼 고효율 무공해 자동차를 지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 교수는 연료전지 자동차의 산업화 전략으로 “2020년까지 수소 인프라 구축과 경제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며 부생수소 이용에 대한 실용화 검증과 하이브리드 연료전지를 통한 저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컨퍼런스 첫째 날의 마지막 순서는 친환경 자동차와 밀접한 융합기술이라 할 수 있는 연료전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연료전지 연구개발에 따른 융합 기술 사업화 방안’에 대해 발표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정두환 그룹장은 “2015년에 연료전지 자동차 산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연료전지용 기계부품과 소재, 그리고 제어기술 등의 국산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에너지하베스팅은 새로운 형태의 재생형 에너지

한편, 행사 둘째 날의 ‘에너지하베스팅(Energy Havesting)’에 대한 발표에 참석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너지하베스팅이란 버려지는 에너지들인 자연의 빛 에너지나 저온 폐열 에너지 등을 수확하여 사용 가능한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고 충전해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재생형 에너지를 의미한다.

에너지하베스팅이 필요한 이유는 배터리 전원의 한계 때문이다. 배터리 전원의 유한한 수명과 유지 보수의 어려움 때문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해 소자에 공급하는 에너지하베스팅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 에너지 하베스팅 활용분야 ⓒ전남대

‘에너지하베스팅 연구개발에 따른 융합 기술 사업화 방안’에 대해 발표할 전남대 전기공학과의 배영철 교수는 배터리 교체가 용이하지 않는 연근해 양식장 등의 센서 네트워크용 전원이나 부표의 전원, 그리고 산간 오지의 센서 네트워크용 전원 등에 기술의 사업화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배 교수는 개발의 불확실성과 개발비의 부담이 있는 사업화의 초기 개발 및 연구 단계에서는 정부의 연구 자금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2.10.31 ⓒ ScienceTimes

소외계층 과학교육, 변화하는 아이들

소외계층 과학교육, 변화하는 아이들

미국 초등 대상 교육실험 ‘키즈저지’

 
소외계층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학교육을 실시하면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언어와 수학 성적까지 더불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는 연간 10시간만으로도 충분했다.
▲ 학교밖 과학교육을 받은 초등학생들은 수학과 언어 과목까지 성적이 오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ScienceTimes
미국 각 지역에서는 대학생들이 과학 멘토가 돼 소외계층, 저소득층, 소수인종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과학자와 전문가 등이 전시 부스를 마련해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면 아이들이 점수를 매기며 평가하는 체험형 과학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의 추적 관찰에 따르면, 프로그램 실시 후 초등학생들의 학습 태도가 달라졌으며 표준학력고사에서는 언어와 수학 점수까지 높아졌다. 게다가 참여 대학생들도 임시 교사 활동 후 과학 개념에 대한 이해도가 향상됐다.

관찰 결과는 최근 열린 미국 신경과학회(Society for Neuroscience) 연례대회에서 ‘초등학생 대상 체험형 과학교육 실시로 인한 수학과 언어 성적의 장기적 상승(Integrating hands-on science education in the K-6 classroom longitudinally improves math and language performance on standardized testing)’이라는 제목의 포스터로 발표됐다.

아이들이 교육자 평가하는 ‘키즈 저지’ 프로그램

교육이라 하면 보통은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평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교사의 설명을 듣고 아이들이 점수를 매긴다면 어떨까. ‘아이들이 평가한다’는 뜻을 가진 ‘키즈 저지(Kids Judge!)’ 프로그램은 역발상을 통해 성공적인 과학교육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미국 신경과학회에 속한 여러 과학단체들은 각 도시의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키즈 저지 페어(Kids Judge Fair)’를 개최해왔다. 의사, 과학자, 대학생 등 전공자들이 부스를 준비해 뇌와 신경계에 대한 독창적인 과학교육을 선보이면 초등학생들이 평가표를 들고 이곳저곳 방문해 점수를 매기는 행사다.
▲ 전문가들이 설명하고 아이들이 평가하는 '키즈 저지 페어'는 학생과 어른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Washington University
정규교육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지만, 이 행사는 ‘학교밖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배우게 한다. 행사 후에는 높은 점수를 받은 교육 프로그램을 인터넷에 올려 타 지역의 교사와 학생들에게 확산시킨다.

행사 전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과학교육을 실시한다. 예를 들어 미국 LA의 찰스드류 의과학대는 지난 5년 동안 인근 초등학교의 4학년 학생들을 실험실로 초대해 매년 10주 가량 과학 과목을 가르쳤다. 수업은 금요일 오후에 1시간 정도 진행됐다.

수업 내용은 전공 대학생들과 초등학교 교사들이 합동으로 준비한다. 실제 실험 기구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커서 과학자가 되고 싶다’거나 ‘뇌를 연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아이들도 늘어났다.

학습 능력을 추적 관찰한 결과 과학뿐만 아니라 기타 과목의 성적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립 표준학력고사(CSET) 결과 3학년 학생들의 수학과목 평균점수는 53.2퍼센타일이었지만 과학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의 점수는 4학년 때 63.4퍼센타일로 높아졌고 5학년 때도 64.6퍼센타일로 상승했다. 언어과목은 3학년 때 42.5퍼센타일이었다가 4학년 60.3퍼센타일, 5학년 58.9퍼센타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워싱턴대 수의·비교해부학과의 사만다 지제리언(Samanth Gizerian) 교수는 포스터에서 “학교밖 과학교육 실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적 상승이 일어난 것은 과학수업에 참여한 덕분에 기초 실력이 튼튼해져 전반적인 학습 능력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학생, 교사, 전문가 모두를 변화시키는 과학교육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대학교에 초대해 과학수업을 실시하고 아이들 스스로 평가하게 하는 참여형 과학교육 프로그램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전국 키즈저지 신경과학 파트너십(National Kids Judge! Neuroscience Partnership)’의 설립자 데보라 콜번(Deborah Colbern) 박사는 “과학 전공자가 교육 전공자가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아이들이 실제 실험기구를 직접 만지고 이용하다 보면 사물의 원리를 밝히는 과학 본연의 목적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고 의의를 밝혔다.

과학교육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찰스드류대의 마리 테레즈 싱슨(Marie Therese Singson)은 “아이들에게 판단의 권리를 주는 것은 굉장한 경험”이라며 “과학교육 시간만다 다들 행복을 느낄 수 있으니 모두들 참여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생 알프레도 카라스코(Alfredo Carrasco)는 “아이들에게 과학 개념을 가르쳐 이해시키는 과정을 통해 전공자 자신도 정확히 이해하게 된다”며 높은 점수를 주었다.
▲ 소외계층, 저소득층, 소수인종 아이들은 실제 대학교 실험실에서 진행되는 과학교육으로 과학자의 꿈을 키운다. ⓒWashington University
실제 교사와 함께 함으로써 대학생들도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배운다. 대학생 루시 탱(Lucy Tang)은 “교사들에게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고 집중시키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조용히 해’, ‘여길 봐’ 하는 대신에 “하나둘셋! 날 봐요!” “박수를! 짝짝짝!” 하는 구호를 통해 자연스럽게 집중시키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소외계층, 저소득층, 소수인종 학생들 위주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달라졌다. 카버 초등학교의 재클린 샌덜린(Jacqueline Sanderline) 교장은 “대학교의 실험실을 직접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학생, 교사, 전공자 모두에게 자극이 되며 지역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고 평가했다.

추적 관찰을 진행한 지제리언 교수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 가서 엄마 아빠에게 전해주기 때문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과학교육을 실시하면 지역 전체가 건강해지는 효과를 얻는다”고 분석했다.


관련링크 | www.scivee.tv/node/14801

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2.10.31 ⓒ ScienceTimes

유치원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해야

유치원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해야

달레 노르웨이 교육부차관 인터뷰

 
출산율이란 출산가능 여성의 나이인 15세부터 49세까지를 기준으로 한 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를 말한다. 2011년 기준 한국의 출산율은 1.24명. 이와 비교해 2010년 노르웨이의 출산율은 1.95명에 이른다.

노르웨이 출산율 역시 70~80년대 급격히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라 전체가 힘을 합쳐 지금의 높은 출산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출산율이 올라간 근본적인 원인은 여성에 대한 배려다. 학교, 가정에서 임산부 차별을 막는 강력한 정책을 펼쳤다.
▲ 유아교육에 1유로를 투자하면 아이들이 커서 3유로를 벌 수 있다는 노르웨이 교육청의 켐페인 표어. 노르웨이 정부는 인재 육성을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유아교육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노르웨이 교육청

최근 들어서는 또 하나의 강력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0~6세까지의 유아교육을 지원하는 일이다. ‘글로벌인재포럼 2012’ 참석차 최근 내한한 엘리자벳 달레(Elisabet Dahle) 노르웨이 교육부 차관은 여성 장관으로서 이 유아교육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1유로 투자하면 3유로 벌 수 있어
엘리자벳 달레 차관은 최근 노르웨이 유아교육 지원정책과 관련, “지난 2003년부터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올해 3~5세 아동의 유아교육 참여율이 95~97%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 엘리자벳 달레(Elisabet Dahle) 노르웨이 교육부 차관 ⓒSciencedTimes
달레 차관은 또 각 유치원에서는 학생들의 능력을 조기 발굴해 국가 인재로 자라나는 과정의 중심축이 되고 있으며, 그 역할은 향후 노르웨이 교육정책 전반에 있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달레 차관은 노르웨이에서 이처럼 유아교육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데 대해 ‘유아교육 투자가 곧 경제성장’이라는 국민 공감대를 이루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아교육 투자액) 1유로가 3유로’가 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유치원 등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으며, 국민 역시 이 정책에 적극 동조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달레 차관은 유아교육 과정이 지식을 재생산하는 기존 교육과정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유아교육이야말로 ‘전인교육’이 돼야 한다는 것. 이 전인 교육이 한 아이의 인생 100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다음은 엘리자벳 달레 차관과의 일문일답 내용.

- 노르웨이 정부의 유아교육 지원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지난 2007년 유치원법을 개정했다. 골자는 유치원 교육을 기존 의무교육 과정에 포함시켜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법 안에 기본가치를 명시하고 있다. 골자는 어린아이들의 문화를 최대한 존중하자는 것이다.”

- 유치원법에서 파악하고 있는 0~6세 유아들의 문화는.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3C, 즉 호기심(curiosity)과 창의성(creativity), 그리고 공동체의식(community)다. 세 가지로 나타나는 아이들의 관심사를 어른들이 최대한 존중해주어야 한다. 이 문화를 존중해주었을 때 아이들의 남다른 능력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 유아교육이 쉽지 않은 일 같다.
“무엇보다 교사들은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귀중히 여기는 놀이의 가치를 인정해주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놀이를 보장해 주는 것은 커서 적극적인 시민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유아교육이 아이들의 미래 인생을 좌우한다.”

- 질 높은 유아교육을 위해 좋은 교사들을 육성해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 교사들에게 더 많은 학위를 요구해왔다. 유치원 교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학위 문제가 쉽게 해결되고 있다. 기존 교사들은 물론 교사 지망생들 간에 관련 학위를 더 많이 취득하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 유아교육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지식 생산보다는 열린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테면 빵집을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소방수가 돼 볼 수도 있고, 농구선수가 돼 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목표는 전인교육이다. 세계 전체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는 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 노르웨이 출산율이 높아지고 있다. 유아교육 지원을 통해 출산율을 더 높일 계획으로 있는가.
“출산율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다고 본다. 유아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출산율을 넘어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노르웨이는 천연가스 등 많은 자원을 갖고 있는 나라다. 그러나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자원은 인재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10.31 ⓒ ScienceTimes

바보야, 문제는 SNS야!

바보야, 문제는 SNS야!

SNS로 전염병 및 주가 예측

 
“바보야, 문제는 SNS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때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선거구호를 패러디한 이 말은 요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줄 때 흔히 인용되곤 한다.

실제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대선시 SNS를 활용해 선거자금과 지지자 동원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당선되기도 했다. 이제 SNS는 선거전에서 여론을 이끄는 지렛대 역할뿐만 아니라 아무도 모르게 자칫 파묻힐 뻔한 이슈를 찾아내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끌어올리는 시민운동의 새로운 도구로도 진화하고 있다.

그런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관계망을 형성하는 SNS의 이런 특성을 활용해 전염병 발생 및 주식시장을 예측하거나 범죄 추적 및 제품 품질 모니터링 같은 새로운 활용 모델이 개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SNS로 전염병 발생 및 주식시장을 예측하거나 범죄 추적 및 제품 품질 모니터링 같은 새로운 활용 모델이 개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morgueFile free photo
만약 갑작스러운 질병이 확산될 경우 역학자들이 질병의 정체를 알아내고 확인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활용해 질병 발생을 예측하려는 연구가 최근 과학자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면 독감과 연관된 단어가 SNS에서 활발하게 오갈 경우 그 지역에서 독감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식이다. 실제로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팀이 ‘구글독감트렌드(Google Flu Trends)’라고 불리는 웹 플랫폼을 통해 인터넷에서 독감과 관련된 단어를 감시하는 연구를 수행한 결과, 그 같은 단어의 사용 빈도가 높아진 후 병원의 응급실 방문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은 인플루엔자의 진행 단계별로 트위터 상의 데이터베이스에서 발견되는 키워드가 무엇인지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는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트위터 상에서 발생하는 특정 단어들을 통해 인플루엔자가 어떤 방향으로 창궐할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일종의 예측 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공동연구진은 블로그와 트위터, 공식적인 감시 데이터, 뉴스 사이트 등을 추적해 계절성 독감과 신종플루에 대한 인터랙티브 지도를 구성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데이터 사용도구가 지속성과 신뢰성을 갖는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본의 국립인포머틱스연구소의 컴퓨터 언어학자인 나이젤 콜리어(Nigel Collier)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필터링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가 개발하고 있는 도구는 지난 2010년 하이티에서 발생한 콜레라 확산을 추적하기 위해 트위터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활용해 보스턴의 어린이병원 연구팀이 만든 ‘헬스맵(HealthMap)’처럼 군집 형태의 데이터를 다양한 언어에서 찾는 형태의 정보포털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SNS 이용해 범죄 단서 추적하는 모델 연구
트위터에서 발생된 데이터를 사용해 다음날 상장된 주식의 양과 가치를 예측하는 모델도 개발되고 있다. 미국의 번즈공업대학 연구팀은 트위터에서의 활동이 주식 가격 및 거래량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량 상장회사 150개사를 무작위로 선택한 다음 매일의 폐장 가격과 거래량을 분석한 후 이 회사들과 관련 있는 트윗들만을 선택할 수 있는 필터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약 3개월간 시뮬레이션 투자를 진행한 결과 평균 2.4%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무작위로 매일 주식을 사들이고 되파는 랜덤 모델의 시뮬레이션 투자에서는 평균 손실이 5.5%로 기록됐으며, 시가 총액 및 회사 규모, 총부채율 등을 적절히 결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고정 모델의 시뮬레이션 투자에서는 평균 손실이 3.8%로 나타났다.

또 주식 가격이 지난 며칠 동안의 주식 가격과 관련이 있다는 가정 하에 매일 주식을 사들이는 회귀 모델의 시뮬레이션 투자에서는 무려 8.9~13.1%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 기간 동안 다우존스 평균 주가가 4.2% 하락한 것에 비하면 트위터 데이터를 사용해 연구자들이 개발한 모델의 주식 투자 손실은 매우 양호했던 편이다.

절도와 같은 범죄의 단서를 찾는 데도 SNS가 큰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NS라고 하면 흔히 해커나 이메일 사기 등의 온라인 범죄를 연상하기 쉽지만, 오프라인의 흉악 범죄를 계획할 때도 온라인의 SNS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친구들끼리 주고받는 장난스러운 낙서나 사진들이 범죄 추적의 단서가 될 수 있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Secure Business Austria’사의 연구팀은 자동화된 웹브라우저를 사용해 용의자의 페이스북 프로파일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범죄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수많은 메시지에 따라서 친구들의 목록이나 용의자의 사회적 행동을 보여주는 시간표와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보를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경찰이 증거를 수집할 수 있는 것.

또 영국 존무어 대학의 연구팀은 트위터나 마이스페이스 등과 같이 공개적으로 정보가 보여지는 소셜네트워크를 샅샅이 뒤져 용의자를 찾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품질 관리 및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
이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SNS에 올린 글들을 이용해 자동차의 안전과 성능에 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도 개발되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팀은 소비자들이 자동차의 안전과 신뢰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자동차 소비자 조사결과 및 보험회사 통계자료, 각종 불만신고 접수 등의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수집하는 것에 주목했다.

소비자들은 그런 정보를 찾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새로운 정보를 생성해 SNS에서 공유하기도 하므로, 그것을 잘 이용하면 자동차 품질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소비자가 자동차와 관련해 생성한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더미에서 자동차의 안전과 성능에 대한 내용을 우선적으로 처리해 분석할 수 있는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컴퓨터 기반의 정보 시스템으로서 업무 담당자의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데, 이를 활용함으로써 자동차 품질관리 담당자들이 생산성 향상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10.31 ⓒ ScienceTimes

2012년 10월 30일 화요일

패션디자이너가 밝히는 인재양성 비결

패션디자이너가 밝히는 인재양성 비결

파슨스스쿨, 산학협력으로 기량 높여

 
파슨스디자인스쿨(이하 파슨스)은 세계적인 패션교육 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자기들만의 확고한 색깔을 갖추고 있었다. 사이먼 콜린스 교수(파슨스 스쿨 학장)는 지난 25일 개최됐던 글로벌인재포럼의 한 심포지움에서 ‘나쁜 디자인’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파슨스 디자인 철학을 보여줬다.

탁월함, 이것 하나면 충분

파슨스는 최근 2년 이내에 루이비통, LVMH(Louis Vuitton Moet Hennesy), MCM 등 유명한 패션업계와 협력해 학생들의 기량을 한층 높여 큰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 콜린스 교수(파슨스스쿨 학장)는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디자인 천재를 키우는 파슨스디자인스쿨의 비결을 솔직하게 발표했다. ⓒScienceTimes

특히, LVMH 프로젝트 진행당시 25명의 장인을 초청해 학생들과 함께 작업했으며 이러한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서 상영됐다. 당시 뉴욕타임즈 지면의 8면을 할애할 정도로 파슨스 스쿨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고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콜린스 교수는 ‘탁월함’으로 일궈낸 결과라고 자부했다.

한번은 루이비통에서 함께 프로젝트를 하자는 제안이 들어와 현악 앙상블팀을 초청해 연주를 부탁하고 학생들에게 음악을 들으며 의류를 제작하게 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떠오르는 감상을 따라가며 연주에 어울리는 패션을 만들기 시작했고, 우수한 작품들로 뉴욕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파슨스 학생은 루이비통과 협력해 클래식 연주자의 옷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론 교육에 치우치지 않고 실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늘 새로운 시도를 주도해온 파슨스는 ‘처음’이 아니면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않았다.

환경을 생각하는 파슨스

콜린스 교수는 청중을 향해 나쁜 디자인을 끊임없이 거부하라고 부탁했다.

“나쁜 디자인은 쓰레기입니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구입하지 마세요. 나쁜 디자인과 타협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갖고 있는 펜은 어떤 디자인을 갖고 있나요? 겨우 펜 한 자루 가지고 무슨 디자인을 따지냐구요? 좋은 디자인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모든 것에는 다 디자인이 포함돼 있습니다.”
▲ 룸스테이트와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으며 옷을 만드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프로젝트에서 제작된 의상이다. ⓒEcouterre

콜린스 교수에 따르면 의상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15%는 쓰레기로 버려진다. 파슨스는 유기농 패션브랜드 룸스테이트(LoomState)와 협력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대량생산이 지속가능해야 했기에 파슨스의 단독 운영보다는 공장이 딸린 기업과 협력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제로 웨이스트’는 작년 11월 뉴욕에서 멋진 쇼케이스를 펼쳤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임은혁 교수(성균관대)는 “파슨스 시절에 친구들끼리 늘 그런 넋두리를 했다. 이곳은 자신의 기량에서 120%을 요구한다고. 과제에 파묻혀 입학 후 1년간은 정말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서 그는 “파슨스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설렘을 알게 해 준 곳이다. 항상 ‘최고’라는 마인드를 심어주었기 때문에 파슨스 출신은 어디를 가도 자신감이 충만하다. 이것이 파슨스의 인재양성 비결”이라고 말했다.

디자인천재를 양성하는 비결, 3P
파슨스 출신 김승현 교수(삼성디자인학교)는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서 파슨스가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배출할 수밖에 없는 비결을 3P로 명료하게 정리했다.

- Place 파슨스는 문화예술의 중심지 뉴욕에 있다. 이것은 큰 경쟁력이다. 가장 트렌디하고 뛰어난 예술적 감수성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파슨스가 뉴욕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부러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별도로 디자이너의 자질을 배울 필요가 없다.

- People 파슨스 재학생 중 40~50%가 외국인이다. 인도에 가지 않아도 인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실제로 졸업 후에도 고국으로 흩어진 동기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그 나라 정보를 교류하는 선배들이 많다.

- Process 파슨스의 전통은 100년이 넘는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기본기를 탄탄하게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기초과정이 매우 탄탄하며 사회에 나가서 바로 적응할 수 있도록 산학협력이 잘 돼 있다. 이미 아마추어 디자이너 경험을 학교에서 맛볼 수 있다.

강연장에서는 유독 청소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차세대 영재 CEO 과정을 밟고 있는 어떤 학생이 콜린스 교수에게 “패션쇼에 보면 왜 다들 입기 불편한 옷들을 입고 런웨이에 오르는지 모르겠다”며 “교수님은 그런 불편한 옷들이 정말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 청중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콜린스 교수 ⓒScieTimes

이에 대해 콜린스 교수는 “보그(Vogue) 패션은 투머치(Too Much)하다. 그 옷은 보기에도 불편하고 입기에도 불편하다. 패션쇼의 의상들은 일상생활과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보그는 아마 대중의 관심을 끌고 싶었던 것 같다”며 “좋은 디자인은 상대적이다. 내가 누구를 대상으로 만들어 팔려고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분명하면 그건 좋은 디자인이 아닐까”라고 견해를 말했다.

열띤 취재와 포럼 참가자의 질문으로 심포지엄 발표가 끝난 후에도 기념촬영과 인터뷰로 강연장이 북적였다. 콜린스 교수의 ‘우아함(Spezzatura:오스카 와일드 같은 바람둥이를 이르는 옛 말)’을 가지라는 조언은 그가 얼마나 나쁜 디자인을 싫어하는지 알 수 있었다. 좋은 디자인, 자기의 마음에 꼭 드는 디자인을 찾기 전까지 우아하게 기다리라는 충고다.


손은혜 객원기자 | iamseh@naver.com

저작권자 2012.10.30 ⓒ ScienceTimes

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커피

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커피

커피의 카페인 성분과는 관계 없어

 
지난주 미국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에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와 관련된 조사 결과였다. 사실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정청에서는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커피를 하루 세 잔 이상 마시면 인체에 해롭다는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에, 이번 하버드 보건대학원 연구팀의 조사 결과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고카페인 음료는 위험하다
식품의약품안정청이 조사한 결과는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커피가 에너지음료보다 더 많은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1㎖당 카페인이 0.15mg 이상 함유된 음료는 고(高)카페인 음료로 분류된다. 바로 커피전문점의 커피와 캔 커피, 에너지 음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현재 성인 기준 1일 카페인 권장 섭취량은 400mg 이하이다. 커피전문점의 커피가 123mg로 가장 높았는데, 일반적으로 커피전문점 커피를 하루에 세 잔 이상 마실 경우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高)카페인 음료는 카페인 중독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 하버드대학 연구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커피의 카페인 성분보다는 다른 성분이 암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하루 넉잔, 남성의 경우 하루 여섯잔 이상 마실 경우 각각 자궁내막암과 전립선암의 위험을 낮춰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Science Times

가정의학과 김강원 전문의는 "다량의 카페인을 장시간 복용할 경우, 카페인 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카페인 중독은 짜증이나 불안, 신경과민과 불면증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증상을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카페인은 위산*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장시간 다량으로 복용할 경우에는 위궤양이나 미란성식도염*, 위식도역류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가지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커피가 자궁암과 전립선 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그렇다면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조사 결과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연구팀은 남성 5만 명과 여성 6만7천 명을 대상으로, 커피가 자궁암과 전립선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추적조사를 했다.

그 결과, 남성의 경우 하루 6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전립선암의 위험도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8% 낮았다. 특히 공격적인 전립선암의 경우, 그 위험이 60% 더 낮게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하루 4잔 이상의 커피를 마실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궁내막암의 위험도가 25% 낮았다.

커피와 관련된 기존 연구에서는 커피가 인슐린 수치 조절을 통해서 종양 기가 더 커지는 것을 막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단순히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것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자궁내막암과 전립선암의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커피의 카페인 성분과는 관계 없어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카페인이 담긴 일반커피와 카페인이 없는 디카페인 커피의 효과가 모두 같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문제는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아니라 다른 성분이 암 위험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커피 이외에 녹차나 홍차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다른 차 종류에서는 암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를 보지 못핶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설탕과 프림 등을 많이 섞어 마시는 커피가 아니라 오롯이 커피만을 내린 블랙커피를 마실 때 그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이 연구팀은 "(설탕이나 프림 등) 다른 것을 섞어 마실 경우에는 커피의 좋은 점이 반감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순수하게 추출해낸 커피를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불 수 있다.
*위산 : 위액 속에 들어 있는 산성물질로 염산과 뮤신 및 각종 소화효소를 품고 있다. 위산은 펩신의 단백질 소화작용에 관여하고 살균 작용을 한다.
*미란성식도염 : 역류성식도염으로도 알려져 있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발생하는 식도의 염증으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함으로써 가슴 쓰림이나 답답함, 속쓰림과 목에 이물질이 걸린듯한 느낌을 동반한다.
*위식도역류질환 : 식도로 역류된 위의 내용물로 인해 불편한 증상을 느끼거나 합병증이 유발되는 상태로,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쓰림과 산 역류 증상이 있다.

이슬기 객원기자

저작권자 2012.10.30 ⓒ ScienceTimes

혈당조절 안되면 뇌 손상으로 우울증

혈당조절 안되면 뇌 손상으로 우울증

제1형 당뇨병의 우울증 발병 기전 규명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조절이 안 되면 '상측 전전두엽(superior prefrontal cortex)'이 손상돼 우울증이 나타나기 쉽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1세기 프론티어사업의 이화여대 류인균 교수 연구팀이 당뇨병에서 우울증 발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당뇨병 환자가 우울증 발병률이 높다는 사실이 주목받아 왔으나 당뇨병과 우울증간의 공통된 신경생리학적 기전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제1형 당뇨병으로 인한 상측 전전두엽(superior prefrontal cortex)의 구조적 손상, 즉 두께 감소를 우울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제안하고 이를 뇌영상 연구를 통해 성공적으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제1형 당뇨병 환자중에 과거 우울 에피소드가 있었던 우울증군은 우울 에피소드가 없었던 대조군에 비해 상측 전전두엽의 두께가 얇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우울 에피소드를 가진 제1형 당뇨병 환자군에서 생애 혈당 조절이 안 될수록 상측 전전두엽의 두께 감소 정도가 더 큰 것을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상측 전전두엽이 제1형 당뇨병과 우울증의 병태 생리에 모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혈당 조절과 관련된 상측 전전두엽의 구조적 손상이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우울증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 제 1형 당뇨병으로 인한 전전두엽 구조 손상이 우울증을 매개하는 기전 제안.

이번 연구 결과는 제1형 당뇨병의 치료와 유지에 있어서 우울증을 미연에 예방하기 위한 지침이 필요함을 제안해, 향후 당뇨병 및 우울증과 관련된 치료 전략 수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류인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으로 인한 고혈당과 신경 독성의 증가, 우울증 발병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생물학적 기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다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연구팀은 ‘21세기프론티어 뇌프론티어사업단’ 및 ‘글로벌연구 네트워크 사업’의 지원으로 세계적 당뇨병 연구기관인 Joslin 당뇨병 센터의 Alan M Jacobson 교수, 미국 유타대학교 뇌연구소 Perry F Renshaw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및 정신의학 부문 최고 수준의 권위지인 ‘일반정신의학회지(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impact factor=12.016)'에 10월 23일자로 게재(논문명: Prefrontal cortical deficits in type I diabetes mellitus: brain correlates of comorbid depression)됐다.


사이언스타임즈

저작권자 2012.10.30 ⓒ ScienceTimes

2020년, 글로벌 IT 최강국을 노린다

2020년, 글로벌 IT 최강국을 노린다

기가코리아 사업 추진전략 세미나

 
국가 차세대 IT혁신사업인 ‘기가코리아(Giga KOREA)’ 사업이 본격적 활동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기가코리아’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등 6개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대형 국가 R&D 프로젝트로, 사업추진 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오는 2015년까지 총 600억 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선행 연구를 펼치게 된다.
▲ 기가코리아는 6개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대형 국가 R&D 프로젝트다. ⓒScienceTimes

사업명인 '기가코리아'는 데이터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인 기가바이트(1024 메가바이트)에서 이름을 차용했다. 4세대(4G) 이동통신 이후 찾아올 기가급 통신환경에 대비하자는 의미에서 10억 배를 뜻하는 접두어 '기가(giga)'를 사용한 것이다.

기가코리아 사업의 재조명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자리
기가코리아 사업은 지난 8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뒤 본격적인 추진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기가코리아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6개 정부부처가 추진 중인 기가코리아 사업을 재조명하고, 기가코리아 사업을 통해 실현될 미래상을 예측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돼 주목을 끌었다.
▲ 기가코리아 사업의 재조명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ScienceTimes

지난 29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는 IT분야의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범부처 기가코리아 사업 추진전략 세미나’가 개최됐다.

‘2020년 초연결 시대를 대비한 기가코리아의 미래상을 미리 엿본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국가 IT사업의 미래 청사진인 기가코리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키고, IT 강국인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견고히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기가코리아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사업
본격적으로 시작된 행사에서 ‘기가코리아 사업 현황’을 주제로 발표한 ETRI의 김흥남 원장은 “기가코리아 사업은 IT분야에 한정된 혁신사업이 아닌 스마트교육과 스마트의료, 그리고 생활밀착형서비스 등 국민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사업”이라고 정의했다.

김 원장은 우선 스마트혁명으로 불려지는 최근의 IT환경에 대해 언급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상시접속 가능한 다양한 모바일 기기 등장으로 막대한 모바일 데이터 통신량이 급증하고 있고, 모바일 기기를 통해 현실세계를 정확히 분석하고 적절한 답을 찾는 지능형 기술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기가코리아의 5개 분야별 추진과제 ⓒETRI

김 원장은 이처럼 급변하고 있는 IT환경에 비해 국내 IT산업의 어두운 현실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급격한 사용자 증가로 인해 이동통신 품질이 저하되고 있고 모바일 기기의 하드웨어 경쟁력과는 달리 핵심부품과 소프트웨어는 전량 수입되고 있다”면서 “이 외에도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분석 등 미래 IT산업의 핵심처리기술들이 해외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가코리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현재 네트워크(N)와 단말기(T), 그리고 플랫폼(P), 콘텐츠(C), 실증(TB) 등 5개 분야별 과제를 추진 중”이라고 밝히면서 “5개 분야의 과제들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우리나라는 기가코리아를 통해 향후 13년간 약 68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41만 6천명의 고용창출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김 원장은 기가코리아가 만들어갈 미래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개인의 경우 가정에서 3D 대화면으로 실감형 공연관람이나 홀로그램 기반의 가상 스포츠 체험이 가능해질 것이고, 기업은 신제품을 개발할 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다 정확한 개발방향을 도출 하여 실패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특히 국가운영에 있어서는 재난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맞춤형 복지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회 전반의 운영효율이 극대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가코리아 사업은 산업 전반에 영향 미쳐
이어서 진행된 패널토의 시간에는 학계와 산업계, 그리고 의료계 등 사회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석해 기가코리아 사업에 대한 기대효과나 건의사항 등을 논의했다. 의료계를 대표해서 나온 관동의대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의 정지훈 교수는 “기가코리아 사업은 다양한 오감을 지원하면서 의료분야의 최첨단 콘텐츠와 서비스를 총망라하는 대표적인 의료과학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특히, 병원에서는 병실이나 수술방에서 3D 홀로그램이나 프로젝션을이용해서 모니터를 이용하지 않고도 환자의 상태를 잘 알 수 있고, 동작이나 터치, 음성 등을 인식하여 보다 자연스럽게 진료하는 환경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기가코리아 사업에 대한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ScienceTimes

이어서 산업계를 대표해서 참석한 포스코 ICT의 이주연 전무는 ‘산업체가 바라보는 기가코리아’라는 주제를 통해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선결 과제를 건의했다. “국가 정보화와 관련된 범부처가 참여하는 사업인 만큼 정보화 정책 및 법제도 등 IT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수립되어야 하고, 통신규약뿐 아니라 세계화를 위한 국제 표준의 선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이 전무는 “'No Demonstration, No New Business'라는 말처럼 실제 시장이 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상용화의 추구를 바라고, 그 외에도 기가코리아 사업을 통해 핵심부품과 핵심처리 기술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부문의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여 국내 IT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사업이 되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ETRI와 산업체가 공동으로 개발한 인터넷과 방송통신, 그리고 소프트웨어 등 IT융합 분야의 첨단 기술 전시회가 별도로 열려 행사 참석자를 대상으로 차별화되면서도 획기적인 IT기술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관심을 끌었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2.10.30 ⓒ ScienceTimes

인문학이 살아야 과학이 산다

인문학이 살아야 과학이 산다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 ‘2012 인문주간’ 개최

 
과학과 인문학의 차이점을 들라면 과학은 사실(fact)에 기초를 두고 있는 반면, 인문학은 그 사실을 깨는 데 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는 인간의 사고의 틀을 해방시켜, 사고의 지평을 무한대로 뻗치도록 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29일부터 7일간 '인문주간'을 선포하고 다양한 행사들과 함께 전국적인 인문학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사진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뜨락에서 열린 개막식 광경. ⓒScience Times

위대한 철학에서 위대한 과학이 탄생한다.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을 굳이 언급할 필요 없이 인문학은 과학의 근간을 이룬다. 그러나 이러한 인문학이 메말라가고 있다는 우려가 널리 퍼져 있다. 인문학이 살아야 과학이 산다.

“인문학 축제의 장이 될 것”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은 29일부터 11월 4일까지 7일간을 ‘인문주간’으로 선포하고, 제2회 세계인문학 포럼, 인문사회 성과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를 통해 전국적인 인문학의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치유의 인문학(Healing & Humanities)’을 주제로 인간의 고통과 갈등을 치유하는 인문학의 역할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세계 20여 개국 학자들이 참여하는 세계인문학포럼을 비롯하여 전국 32개 기관이 주관하는 다양한 인문학 관련 행사 및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이벤트를 준비해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채워질 예정이다.

‘열림과 소통’이라는 기본정신 아래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인문주간(Humanities Week) 행사는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 펼치고 있는 인문학 대중화 사업 가운데 하나로,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인문학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왔다.

한편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뜨락에서 개최된 ‘2012 인문주간' 개막식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인문학은 삶의 본질과 의미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하면서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삶의 이정표를 보여주고, 가끔 쉬어갈 수 있는 미덕을 알게 해 준다”고 말했다.
▲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인문주간'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Science Times
이 장관은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스티븐 잡스 등 수많은 기업의 CEO와 임원들이 균형 잡힌 인문학적 사고의 필요성을 재조명하며 인문학의 열풍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따라, 정부는 인문학적 가치를 통해 국민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고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인문학 진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특히, 2006년부터 시작된 ‘인문주간’ 행사를 통해 전시, 답사, 문화공연 등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우리 사회가 인문학 정신을 함양하고 국민들이 인문학을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며 "올해는 ‘치유의 인문학’을 테마로 우리가 경험하는 상처를 조망하면서 인문학적 치유의 길을 모색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열림과 소통을 통한 ‘치유의 인문학’
이승종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열림과 소통이라는 기본 정신 아래 진행될 올해 인문주간의 주제는 치유의 인문학”이라고 새삼 강조하면서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아픔들을 치유하는 데 있어, 사람을 탐구하는 인문학으로써 그 방향을 제시하고자 다양한 인문체험 활동들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문화계 유명 인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일상생활 속 ‘인문학적 치유’의 가치를 깨닫고, 개인의 상처를 모두와 함께 공유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보듬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하면서 “사람을 품는 다채로운 인문학 행사들을 통해 사람을 향하고 대중을 품는 인문학의 온기(溫氣)가 온 나라에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 이어 인문사회 기초 학문 육성 성과로 선정된 연구과제에 대한 인증식이 거행됐다. 이번에 선정된 연구 결과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인문사회분야의 학술 진흥을 대표하는 총 150편의 성과들로 2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세종로 공원, 11월 1일부터 3일까지 부산 BEXCO에서 패널 및 멀티미디어 등을 통해 전시될 예정이다.

또한 교과부, 유네스코, 부산광역시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회 한-UNESCO 세계인문학포럼이 11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부산 BEXCO에서 개최된다.

포럼은 세계적 석학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소주제별 전문세션, Call for paper 세션, 주최기관 특별세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부대 행사로서 지역 인문유산 탐방,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리더 워크숍' 등도 진행된다.

인간의 고통과 갈등 해소에 역점을 두어
올해 기조강연으로는, 김여수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장(주제: 인문학과 문명간 치유), 콘라드 야라우쉬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주제: 과거사 직면과 카타르시스), 미셸 마페졸리 파리5대학 교수(주제: 포스트모더니티와 치유)가 ‘치유의 인문학’이란 대주제 아래 인간의 고통과 갈등에 대한 고견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포럼에는 세계 20여 개국 33명의 외국 학자와 한국 학자 28명 등 모두 61명이 참여하여 '고통과 갈등’, ‘자연, 문명, 과학기술’, ‘치유의 인문학 비판과 옹호’, ‘누구의 고통에 귀 기울일 것인가?’, ‘치유의 인문학 실천 사례’ 등을 주제로 논의한다.

특히 주요 국가의 인문학 진흥기관 대표들이 모여 인문학 진흥정책과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라운드테이블도 열려, 이론적 논의와 함께 정책 대안도 제시한다. 포럼 내용은 마지막 날 발표될 ‘부산제언’에 집약되어 전 세계 학계와 정부 및 유네스코에 전달된다.

이번 포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포럼 홈페이지에서 사전 등록이 가능하다. 제2회 세계인문학포럼 세부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worldhumanitiesforum.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국 32개 기관에서 지역별로 다양한 인문학 행사를 진행하며, 일반인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들도 마련된다. 영화감독, 작가 등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기 쉬운 문화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영화와 문학 속 인문학과 치유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 ‘인문학을 품은 콘서트’가 열린다.

11월 3일 부산 BEXCO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소설 ‘덕혜옹주’의 작가 권비영 소설가와 함께 ‘문학에 담긴 치유’의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일반인들의 참여를 통해 이루어진 ‘치유의 길’ 수기 공모작 전시 또한 인문주간 기간 동안 서울과 부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국 32개 인문학 관련 기관을 통해 문화공연, 토론회, 전시, 강연, 답사 등 200여 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다. 특히 ‘Healing 투어’, ‘인문학 movie 투어’, ‘인문학 문화유람’, ‘청소년 인문학 투어’ 등 ‘테마별 인문학 투어’ 프로그램의 경우 시민들의 많은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문주간 기간 동안 한국연구재단에서 선발한 인문학 대학생 탐방단 ‘영 휴머니스트’들의 활동이 두드러질 예정이다. 전국에서 선발된 15명의 대학생들은 전국의 인문학 행사에 참여하고 이와 관련한 정보들을 SNS를 통해 온라인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 행사를 준비한 한국연구재단 측은 “2012년 인문주간 및 제2회 세계인문학포럼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인문학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2.10.30 ⓒ ScienceTimes

국적·배경 안 따져, 중요한 건 창의력

국적·배경 안 따져, 중요한 건 창의력

파슨스디자인스쿨 콜린스 교수 인터뷰

 
파슨스 디자인 스쿨(Parsons The New School of Design)은 세계 3대 패션스쿨 중 하나로 꼽히는 명문이다. 다른 학교들이 좀 더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면 파슨스는 현대적이면서 상업적 디자인에 무게를 둔다.

지난 2008년 8월 뉴욕타임지는 파슨스 디자인 스쿨(Parsons The New School of Design)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패션학과장(Dean of Fashion)을 선출했는데 교육 경험이 전혀 없는 기업인이라는 내용이었다.
▲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진행되는 학생, 기업인 간의 산학협력 장면. 루이비통 등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공동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Parsons The New School of Design

그 주인공 사이몬 콜린스(Simon Collins)는 나이키(Nike), 폴로 랄프로렌(POLO RALPH LAUREN), 휠라(FILA), 막스 앤 스펜스(Marks and Spencer) 등에서 활약한 인물로, 그는 기존 파슨스 교육에 비즈니스를 접목해 지난 4년간 특색 있는 커리큘럼을 만들어냈다.

루이비통 등 유명 브랜드와 공동 작업 중
그리고 지난 주 '글로벌 인재포럼 2012'에 참석, 파슨스 스쿨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책임자로 있는 패션학과 교육과정을 '탁월함(excellence)'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그리고 이 탁월함에 대해 "물건을 팔려고 하는 탁월함이 아니라 디자인을 위한 탁월함"이라고 해석했다.

프로젝트 과정에서 학생들이 "실패를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파슨스 학생들이 디자인 중심의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라는 것. 콜린스 학과장은 삶 속에서 만들어지는 디자인이야말로 아름다운 디자인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세상의 문제들을 풀 수 있는 아름다운 솔루션(solution)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사이몬 콜린스(Simon Collins) 파슨스 디자인 스쿨 패션학과장. ⓒScienceTimes
그는 파슨스의 이런 분위기가 학생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패션업체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 11개의 대형 공장을 갖고 있는 한 신발업체는 파슨스 학생들과 함께 신발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루이비통과도 협력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학생들과 기업인이 클래식 음악연주를 들으면서 함께 의류디자인을 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고 했다.

미셀 오바마가 선택한 디자이너, 이사벨 톨레도(Isabel Toledo) 역시 파슨스 팬 중의 하나다. 수시로 학교에 들러 학생들과 함께 작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유명 기업들 역시 파슨스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적·배경 따지지 않아… 중요한 것은 창의력
콜린스 학과장은 패션 디자이너 분야에서 파슨스 스쿨이 연구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과학기술 분야 등에서 연구소 등에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것처럼 많은 디자이너들이 파슨스 학생들에게 디자이너 실험을 의뢰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산학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의 디자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다음은 콜린스 학과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학생들의 국적, 배경 등을 따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학생의 창의력이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어떤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 동·서양 학생들의 비율은.
"동양에서 온 학생들의 수가 40~50%로 서양보다 그 비율이 더 높다. 여러 지역에서 온 만큼 학교 안에 다양한 문화가 형성돼 있다.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학교에서 인문학 공부를 할 수 있는가.
"파슨스 교육의 특징은 패션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학 등 다방면에 걸쳐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학교가 뉴욕에 있는 만큼 최고의 교수진들이 활동하고 있다. 다른 학교에서 듣지 못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 학생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말은.
"프로의식을 가지라는 것이다. 프로의식은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내가 최고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또한 어떤 힘든 일도 견딜 수 있다."

- 학과장이 말하는 최고의 디자인은 어떤 디자인을 말하는가.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디자인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 그 안에 여러 기능이 들어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보는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 디자인 안에 어떤 기능을 넣을 수 있나.
"현재 한국의 한 기업과 가방을 디자인 하고 있다. 여성가방인데 유사시에는 이를 방독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바깥에 나갈 때는 코트로도 변신이 가능하다. 해수욕장에서는 튜브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가방 스스로 들어 있는 물건의 무게를 잴 수 있는 기능 등을 융합 중이다."

- 가장 한국적인 것이 좋은 디자인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지역에 따라 좋은 디자인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더 좋은 디자인은 세계적인 디자인이다. 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 생각하고 있는 미래의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은 무엇인가.
"성공하는 디자인에 특별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혁신적이면서 개방적인 디자인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고 본다. 디자이너는 개방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세상 사람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항상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있다."

- 소외 계층을 위한 디자인을 한 적이 있는가.
"지난해 한 유대인 여성을 만났다. 팔이 없는 장애인이었는데 많은 고충을 이야기했다. 이후 장애인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패션업체와 함께 가격을 낮추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25~50%까지 가격을 다운시킨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10.30 ⓒ ScienceTimes

‘나트륨 줄이기 운동’ 전국적으로 확산

‘나트륨 줄이기 운동’ 전국적으로 확산

가정식보다 외식 및 단체급식이 더 문제

 
슬로푸드와 발효식품으로 대변되는 우리나라의 음식문화 중 딱 하나 단점은 짠맛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소금은 나트륨(40%)과 염소(60%)로 구성되는데, 바로 나트륨이 문제다.

나트륨은 우리 몸에서 체액의 삼투압을 조절하고, 산과 알칼리의 균형을 이루는 중요한 영양소이다. 그러나 과다 섭취할 경우에는 인체의 순환기와 관련된 고혈압, 당뇨, 심장 및 뇌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에 걸리기 쉽다.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4천878㎎(소금 12.2g)인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대 섭취 권고량인 2천㎎(소금 5g)의 2.4배에 해당한다. 문제는 나트륨이 적은 음식만을 골라서 섭취하기는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 ‘나트륨 섭취 줄이기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대형마트의 행사장에서 저염식을 맛보고 있는 어린이들. ⓒ연합뉴스

그런데 최근 나트륨 줄이기를 개인의 식습관 문제가 아닌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 변화 운동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나트륨 섭취 줄이기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한 끼당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가정식이 1천342㎎, 외식 1천959㎎, 단체급식 2천236㎎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체급식과 핵가족에 따른 외식 비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단체급식 및 음식점에 대한 나트륨 줄이기 운동이 특히 활발하게 일고 있다.

지난 24일 용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는 ‘싱겁게, 맛있게, 건강하게’를 주제로 저염식 공개강좌와 요리시연회가 열렸다. 경기도가 주최한 이 행사는 외식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전국 최초의 저염식 시연회였다.

이날 박종숙 경기도음식연구원장은 외식업체에서 적용 가능한 저염 레시피를 소개하는 등 음식점에서 저염 조리시 실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지도 방법을 공개했다.

이외에도 ▲나트륨 줄이기 결의대회 및 저염식 요리 시연·시식회, ▲저염식 조리기술지도 및 나트륨 섭취 줄이기 인식개선 교육, ▲저염식 미각 체험을 위한 염도 체험 프로그램 운영, ▲경기으뜸맛집 오너셰프 나트륨 줄이기 실천사례 발표, ▲저염식(레시피 포함), 교육자료, 가공식품, 홍보물, 좋은식단 전시, ▲나트륨 섭취 줄이기 홍보물 제작·배부 등의 행사가 이날 개최됐다.

경로당에서부터 어린이집까지 저염식 캠페인
사단법인 대한영양사협회는 하루 1천300만식의 피급식자를 대상으로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학교 및 병원, 산업체 등의 단체급식소를 대상으로 ‘나트륨이 적은 식사, 건강의 첫걸음’이라는 주제로 ‘단체급식소 나트륨 섭취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지역별로 선정된 단체급식소 13개소를 비롯한 전국의 단체급식소에서 10월 한 달간 나트륨 섭취 줄이기 영양교육 실시 및 저나트륨 건강식단이 제공되고 있다.

한편 ‘경로식당 어르신 나트륨 줄이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울산시에서는 반구경로식당 등 8개소를 대상으로 올 12월까지 1천5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선정된 경로식당은 식당 이용 어르신의 설문조사, 혈압, 체중 등 실태를 조사하여 주1회 과일 및 요쿠르트 등 고혈압 차단 식단을 제공하고, 저염 식단 제공을 위한 자원봉사자 교육이 실시된다.

이와 함께 올바른 배식 실천을 위한 모니터링 실시 및 고혈압 등 만성질환 유소견자의 건강 원스톱 등 연계관리도 실시된다. 울산시는 나트륨 줄이기 사업을 내년에는 경로식당 외에 집단급식소인 관공서 및 기업체, 학교 등 30개소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생 이어질 수 있는 식습관 형성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도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17일 어린이김치축제가 열린 광주김치타운에서 나트륨 섭취 줄이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별도 홍보 부스를 설치해 어린이들이 평소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자와 식품 등의 실제 나트륨 함량을 전시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각종 홍보물을 배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캠페인을 전개했다.

저염 김치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먹는 김치를 저염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홍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자체도 있다. 부천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에서는 저염식 김치 레시피, 동영상 등 홍보물을 제작해 관리대상인 급식인원 100인 미만의 어린이집 및 유치원에 보급 중이다.

‘맛있는 싱거운 김치 우리가 만들어요’라는 제목의 이 홍보 교육 프로그램은 어릴 때부터 저염 식단을 선호하도록 교육시킴으로써 건강한 가정음식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은 국그릇 사용으로 나트륨 줄이기
우리나라 국민은 식습관 특성상 국·찌개·면류 등 국물이 많은 음식으로부터 나트륨을 가장 많이 섭취하고 있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물 섭취를 통한 나트륨 함량을 줄이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소용량 국그릇을 제공하는 ‘국그릇 선택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소용량 국그릇이란 기존의 일반 국그릇 내용량인 210㎖(부피 300㎖)보다 작은 내용량 150㎖(부피 200㎖)로 만든 국그릇이다. 일반적인 국 한 그릇의 나트륨 평균 함량은 약 735㎎이지만 이 그릇을 사용할 경우 나트륨 함량이 525㎎밖에 안 돼 약 210㎎의 나트륨 함량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 국그릇 선택제 시범사업에는 아라코, 아워홈, 신세계푸드, 한화호텔&리조트,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등 6개 급식업체가 참여해 총 10개 급식업소에서 약 4천500명의 직장인 및 대학생 등의 급식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나트륨은 조미료 및 베이킹파우더, 간장, 소시지, 햄, 베이컨, 케첩 외에도 육류 및 야채 등의 자연식품에도 함유돼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국민들이 나트륨을 줄인 음식을 가정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저나트륨 요리법을 지난 9월부터 소개하고 있다.

저나트륨 요리법은 EBS에서 방영하는 ‘최고의 요리비결’ 프로그램 중 ‘식습관 개선 프로젝트! 삼삼한 밥상 day!’ 코너를 통해 내년 2월까지 소개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된 저나트륨 요리법은 향후 식약청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식약청은 국민들이 나트륨 함량을 줄인 가공식품을 식품 매장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하기 위해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의 유통업체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저나트륨 식품코너’를 단계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이 코너에서 진열되는 가공식품은 나트륨 함량이 덜 함유된 제품과 나트륨 함량이 줄어든 제품 등으로 구성되는데, 나트륨 함량이 덜 함유된 제품의 경우 타사 제품 대비 나트륨 함량이 적정 수준 이하인 제품으로 간장 및 된장 등 장류 제품이 진열되고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10.3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