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7일 수요일

마이스터고와 기업 간 산학협약 활발

마이스터고와 기업 간 산학협약 활발

고졸 취업 활성화를 위한 주춧돌 역할

 
지난 10일 서울시 서초구 KT올레캠퍼스에서는 서울로봇고등학교와 KT 간의 산학협약 체결식이 열렸다. 이 협약을 통해 KT는 서울로봇고에 교육용 스마트 로봇인 키봇2 단말을 실습용으로 제공하고 로봇 오픈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서울로봇고 학생들과 함께 키봇2에서 이용 가능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 서울로봇고와 KT는 로봇인재 양성과 키봇2 오픈에코 활성화를 위한 산학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KT 제공
또 KT가 지닌 로봇산업의 비전과 개발 현장에서의 생생한 스토리를 강연으로 구성해 전달할 계획이다.

협약식에 참석한 노태석 서울로봇고 교장은 “KT와 같은 로봇 선도기업과의 지속적인 상호협력 관계 유지를 통해 서울로봇고는 로봇마이스터 고등학교로 새롭게 태어나 로봇인재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다른 두 곳에서도 마이스터고와 기업 간의 산학협력 MOU가 각각 체결됐다. 삼척마이스터고등학교는 동양시멘트 본관 회의실에서 동양파워(주)와 산학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삼척 지역을 복합에너지 거점도시로 도약시키고 에너지 및 발전 분야의 장기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삼척마이스터고와 산학협력을 맺은 동양파워(주)는 폐석회석 광산부지를 활용해 친환경 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기업이다.

또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는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기업인 놀부와 ‘기업맞춤 인재양성 및 취업약정’을 위한 산학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놀부는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산현장 견학, 인턴십, 현장실습, 산업체 전문 기술강사 특강 등 현장교육을 지원하고, 방과후 특별반 형태의 기업맞춤반을 운영해 학생들의 산업 맞춤형 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특성화고교 중 중점육성 대상학교인 마이스터고교와 기업 간의 산학협력 체결이 부쩍 늘고 있어 주목을 끈다. 21개 제1기 마이스터고교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한 기업체만 해도 70여 개이며, 재학생 중 80% 이상의 학생들이 취업 약정을 맺은 상황에서 교육 받고 있다.

고졸자 취업의 활성화를 위한 첫째 조건이 기업과 학교 간의 산학협력 체계 구축이라는 점에서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해양 공공기관들 해사고와 협약 체결
지난 8월에는 국토해양 관련 공공기관들이 올해부터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지정·운영되고 있는 부산 및 인천 해사고와 취업률 제고를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협약에는 해양환경관리공단,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등이 참여했다.

이에 앞서 작년에는 해사고와 선주협회, 선박관리업협회, 해운조합 등의 사용자단체 간에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CJ제일제당도 지난 8월 수도전기공고, 부산기계공고, 부산자동차고, 울산마이스터고, 동아마이스터고,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등 6개 마이스터고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해당 마이스터고는 졸업 후 학생들이 CJ제일제당 사업장에 안정적으로 고용될 수 있도록 인재를 선발, 추천할 수 있게 됐다.

특히 CJ제일제당의 경우 식품, 소재, 바이오, 제약, 생물자원 등 다양한 사업부문의 신규투자가 이어지고, 해외 생산기지 확장 등에 따른 추가 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 향후 고졸 엔지니어 채용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현장실습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 ⓒ두산중공업 제공
이처럼 기업과 마이스터고 간의 산학협력 체결이 늘어남에 따라 기업에서 현장실습을 하는 고교생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작년 10월 두산과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한 창원기계공고, 수도전기공고, 부산자동차고 등의 고교생 80여 명은 지난 여름방학 동안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합숙하면서 첨단 설비를 직접 조작해보고 이론으로 배운 기술을 실무에 적용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실습에 참가한 학생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것은 대한민국 명장, 품질 명장 등 두산중공업 내 기술의 대가들인 명장 7명이 학생들에게 직접 기술을 전수해준 프로그램이었다. 또한 실습 기간 동안 두산중공업 채용담당자가 멘토로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인성교육을 병행하기도 했다.

역시 작년에 교육과학기술부와 맞춤형 기술인력 육성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이스터고 산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현대자동차는 울산마이스터고 등 전국의 9개 마이스터고를 선정해 ‘HMC 영마이스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해당 마이스터고 2학년생을 대상으로 10년간 1천 명의 우수 인재를 선발, 최고의 자동차 전문기술인으로 육성해 현대자동차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하는 제도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여름방학 때 1기 ‘HMC 영마이스터’로 선정된 1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2주간에 걸쳐 전문교육을 실시했다.

일과 학업 병행할 수 있는 '선취업 후진학' 제도
마이스터고교를 졸업하고 먼저 취업한 후 학업을 지속해 전문성을 더욱 키울 수 있도록 ‘선취업 후진학 교육’ 협약을 맺는 대학들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7월 동명대학교는 대연정보고, 부산공고, 부산기계공고, 부산마케팅고, 부산자동차고, 부산진여상, 부산컴퓨터과학고, 부산항만물류고, 해운동공고, 김해건설공고 등 9개교와 협약을 체결해 기업체 현장적응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협조, 현장실습지원센터 공동운영 등을 통해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선취업 후진학 교육’이란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를 졸업한 후 산업체 근무경력 3년 이상인 재직자가 수능시험 대신 재직경력과 학업 의지만으로 입학함으로써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학업을 계속해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이에 따라 동명대학교는 재직자가 보다 쉽게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주중 온라인 강좌 운영 및 주말수업을 확대 운영하며, 재직자의 근거리 교육을 위해 본교 캠퍼스와 녹산캠퍼스 및 산업체 내의 교육장 등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의 입학에서부터 후진학까지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고졸시대 종합정보시스템인 ‘하이파이브’가 지난 9월 초 개통돼 기업체들의 고졸 사원 선발에 도움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제안으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발한 하이파이브에는 입학정보, 취업정보, 후진학정보뿐만 아니라 진로정보, 수업정보, 각종 대회 정보 등 산업체 및 대학 관계자 등이 궁금해할 만한 직업교육 정보가 모두 담겨 있어 고졸시대 허브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하이파이브의 개통으로 그동안 교과부 및 시·도교육청으로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의 입학 및 취업, 후진학 정보를 질문해야 했던 중학생 및 학부모들의 정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됨으로써 대국민 인식 개선을 통한 고졸 채용문화 정착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10.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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